1.네이버 소송 패소 2.오늘의집 성장 전략
 2022.12.21 22-051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플랫폼 규제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02 오늘의집이 내일도 안녕하려면
  03 뉴스 TOP5 -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인터뷰'

   

플랫폼 규제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design by 슝슝
   
네이버 쇼핑 알고리즘, 너 유죄!

지난 12월 15일, 법원은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불복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1월 공정위는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정이 자사의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한 것이고, 이로 인해 스마트스토어가 성장한 것으로 판단하여 26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는데요. 네이버는 단지 정기적인 알고리즘 개선이었으며, 스마트스토어의 성장 또한 자체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법원이 결국 공정위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이와 같은 판결 결과가, 현재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흐름에 더 힘을 더해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 소송의 또 다른 주인공인 공정위가 이달 말 제정하는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심사지침이 향후 네이버 사례처럼 제재를 받을 대상을 선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1월에 공정위는 심사지침 마련을 행정 예고하며, 경쟁제한행위의 대표적인 유형 4가지를 제시한 바 있는데요.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방해하는 멀티호밍 제한, 타 채널 대비 유리한 거래조건을 요규하는 최혜대우 요구, 자사 상품을 직/간접적으로 우대하는 자사 우대, 다른 상품을 함께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끼워팔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자사 우대 조항에 대해선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사우대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의 PB상품 판매가 문제가 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까지 규제의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은 글로벌 트렌드의 영향도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아마존의 사업 확장에 태클을 걸고 있는데, 중심 논제 중 하나가 바로 PB 상품이고요. 이로 인해 한때 아마존의 PB 사업 철수설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근데 규제하는 게 정말 옳은 걸까요?

그런데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나선다고 이를 수용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가부터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플랫폼 규제의 목적과 주어진 환경적인 상황이 미국, 유럽과 국내 실정은 차이가 크기 때문인데요. 우선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은 매출 규모나 시장 지배력 등에서 정말 차원이 다릅니다. 규제 대상 조건부터가 최소 5천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 시가 총액 또는 매출액이 6,000억 달러 초과 등이니까요. 심지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이들과 직접적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데, 같은 잣대로 보는 것이 맞느냐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또한 가장 적극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 유럽 역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하여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규제는 국내 기업 죽이기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데이터 출처 : 모바일인덱스HD

이에 더해 온오프라인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마련되는 지침은 오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미 오프라인에서는 PB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하는 등의 행위까지 크게 문제 되지 않고 있는데, 유사한 행위가 온라인에서 벌어지면 규제된다는 건 불공평하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실효성 측면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규제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지 않냐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이러한 정책들이 의도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선 독점 플랫폼의 지위가 영속될 거라는 보장이 없기도 한데요. 일례로 국내에선 한때 시장의 압도적인 1위이던 이베이코리아가 현재는 3위 사업자로 밀리기도 했고, 중국의 알리바바를 핀둬둬가 위협한다던가, 메타가 틱톡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등 단기간 내 시장 지위가 뒤집힌 사례가 매우 많으니 말입니다. 

원칙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이와 같은 비판적 의견을 의식했는지, 연초에 행정 예고했던 초안에 비해 이번에 제정될 심사지침은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적용 범위가 상당히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경쟁제한에 따른 폐해보다 시장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지침에 위반되는 행위를 했어도 소비자 편익이 크다면 위법하지 않은 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원칙을 세웠다고도 하는데요. 결국 소비자 후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걸 선언한 셈입니다.

사실 이미 예전부터 빅테크 규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러한 대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은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규제를 마련하기 이전에 소비자 후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던 기존의 원칙을 폐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국내의 경우, 많은 고민과 논의 없이, 정치적 사유나 일시적 여론에 의해 좌지우지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규제 지침 역시 소비자 후생 만을 고려했다면 사실 제정될 필요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르고요. 아직은 국내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사회적 공론의 장이 열리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정말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제일 중요한 가치로 삼을지 합의가 이루어진 건 아니지만요. 확실한 건, 국내에서도 ESG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새로운 흐름이 확실히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앞으로 곧 주주나 최종 소비자뿐 아니라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이익, 더 나아가 지구의 환경까지 고려하는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될 거라는 걸 뜻합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조금 더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규제의 강도가 완화되었지만, 아마 앞으로는 조금씩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주주 혹은 고객 우선주의는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최고의 방법론 중 하나였는데요. 앞으로는 바뀌어 나갈 사회적 원칙에 발맞춰 기업들의 전략도 수정되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집이 내일도 안녕하려면

        
design by 슝슝
      
슈퍼앱이라서 더욱 문제입니다 

지난 8월 오늘의집이 생활 수리 및 설치 등 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집다를 흡수 합병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후 11월에는 아예 집다의 서비스를 '오늘의집 설치수리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등록하고 플랫폼 안에서 직접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올해 1월 이사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홈 서비스까지 분야를 확장하면서, 결국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이라는 오늘의집의 비전을 향해 한 발자국 더 전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의집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카테고리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 중에 있는데요. 그 덕에 이제 인테리어 플랫폼 시장 내에서 오늘의집을 위협할 상대는 더 이상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아마 내부적으론 이 정도면 쿠팡, 네이버 등 종합 플랫폼과도 적어도 가구나 리빙 카테고리에서 만큼은 싸워볼만하다고 자신하고 있지 않을까 싶고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늘의집이 그렇게 공을 들인 인테리어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초 리오프닝 때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는데요. 외출이 다시 잦아지면서 집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의 경기침체는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전방산업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인테리어 시장도 덩달아 타격을 받게 된 겁니다. 이제 오늘의집이라는 서비스는 인테리어 시장 그 자체일 정도인데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오늘의집은 시장 침체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험신호들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오늘의집은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일까요? 혁신의 숲이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하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오늘의집의 거래액 성장률은 45.4%에 달합니다.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해 보이는데요. 문제는 오늘의집의 성장 속도가 근래 들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82.2%나 증가했던 거래액이, 9~11월 기준으로는 오히려 -0.2% 감소했을 정도니까요. 이처럼 아직 적자인 상황에서, 거래액 성장마저 꺾인다면, 상장을 노리고 있는 오늘의집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

데이터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 모바일인덱스HD

그리고 이러한 거래액 성장 둔화의 원인은 앞서 언급한, 인테리어 시장의 침체입니다. 우선 네이버 검색량 변동 추이를 보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곧 오늘의집 앱을 방문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일단 방문한 고객들의 관심도는 오히려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데요. 방문 빈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DAU/MAU 지표나, 인당 사용시간 지표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오히려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일단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지만요. 일단 필요를 느낀 고객들의 관여도 자체는 이전 수준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이제 오늘의집은 어느 정도 전략 선회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간 오늘의집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인테리어가 필요한 모든 순간, 오늘의집에 찾아오게 한다'였습니다. 인테리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일상적으로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탐색을 한다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택한 전략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강력한 온드 미디어를 구축하여 고객에게 노출시키고, 수요 트렌드가 나타나는 시점에 최대한 다양한 채널을 모두 공략하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수요의 자연 발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고요. 따라서 오히려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액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몰두하지만요. 시장 1위는 오히려 다른 경쟁자를 신경 쓰기보다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1위 사업자에겐 시장의 성장이 곧 본인의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집 역시 이번 위기를 타파하려면, 대대적으로 인테리어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요? 올초 2,350억 원을 투자받아, 가진 실탄은 충분하니까요. 내년 상반기엔 오늘의집이 재밌는 무언가를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창업 스토리부터, 흑자 전환 전략, 해외진출 포부까지

무엇보다 고객이 재구매할 명분이 분명해야 합니다

하이퍼 리얼리즘, 셀럽의 재발견, 하이브리드

브랜드 정체성의 공간화와 적절한 컬래버레이션 활용

알고 보면 '무리수'가 아닌 '신의 한 수'일지도요


📣 알려드립니다!
       
      • 오늘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어떤 점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아래 버튼을 누르고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의 <TREND LITE> 어떠셨나요?

      산뜻하게 즐기는 트렌드 - TREND LITE
      엄선한 트렌드에 인사이트를 얹어 보내 드립니다!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