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컬리멤버스 출시 2.퀸잇 투자 유치
 2023.08.02 23-030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컬리멤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02 퀸잇이 투자 유치 이후 증명해야 할 것은 
  03 뉴스 TOP5 - '퍼렐과 위켄드의 결정적 차이는'

   

컬리멤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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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컬리멤버스

지난 8월 1일, 베일에 쌓여있던 컬리의 새로운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출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실 컬리는 이미 올해 초에 '베네핏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관련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었는데요. 여기에는 기존 유료 멤버십이었던 컬리 패스가 지닌 본질적인 한계, 즉 고객 외연 확장에 취약하다는 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번에 정식으로 공개된, 컬리멤버스는 일단 기본적인 틀 자체는, 컬리 베네핏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요.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월 구독료였습니다. 기존에는 3,000원이었는데, 정식 출시 때는 업계 최저 수준인 1,900원으로 책정되었거든요. 그렇다면 왜 컬리는 안 그래도 저렴했던 구독료를 더 저렴하게 조정했던 걸까요? 과연 컬리멤버스는 쿠팡 로켓와우의 대항마이자, 컬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파격적인 가격과 애매한 혜택

우선 컬리멤버스의 구독료 가격 조정은 정말 적절했던 의사결정이라고 봅니다. 이전에 최근 등장한 또 다른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놓친 디테일 중 하나가 3만 원이라는 연회비 방식을 고수한 점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유료 멤버십의 경우, 빠른 안착을 위해 가입 허들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3만 원 결제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컸습니다. 반면에 쿠팡 로켓와우는 최초 론칭 시, 2,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컬리멤버스는 이보다도 저렴합니다. 더욱이 가입하면 바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적립금 2,000원을 주니까요. 고객 입장에선 가입을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는 겁니다.

더욱이 멤버십의 목표 역시 보다 확고해졌습니다. 구독료가 낮은 대신, 쿠폰으로 혜택을 제공하여 비용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묶어 두었고요. 컬리를 띄엄띄엄 사용하던 고객들을, 최소 월 15만 원 정도는 정기적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과거 컬리 패스가 1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손익에 도움이 안 되는 구매 전환을 유도하던 헛발질을 하던 거에 비하면 이는 정말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컬리 핵심 고객들을 배려한 점도 돋보였는데요. 컬리 러버스 제도는 유지하면서, 월간 결제 금액이 50만 원 이상되는 고객들은 굳이 유료 멤버십을 가입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동일한 혜택을 누리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동시에 컬리멤버스 가입 고객도 실적이 쌓이면 러버스 기준에 부합하는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고요. 고객의 외연은 확실히 확장하면서, 기존 핵심 고객 유지도 놓치지 않겠다는 컬리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애매한 혜택은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이긴 합니다. 1,900원이라는 구독료를 받으면서, 최소한 공헌이익 플러스를 유지하려면, 당연히 혜택 퍼주기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컬리멤버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최소 수백만 명의 가입자를 모아, 개별 마진은 낮더라도 총수익은 늘어나야 하는데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월 4,990원이라는 구독료에, 무제한 무료 배송, 쿠팡플레이 시청, 거기에 최근 쿠팡이츠 할인까지 더해진 쿠팡 로켓와우의 존재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게 쳐줘도, 컬리멤버스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CU와 커피빈, 그리고 또?

그래서 의외로 컬리멤버스의 흥행 여부는 제휴 혜택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독료 허들은 낮지만 정작 가입까지 이끌 결정적 트리거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용한 제휴 혜택이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CU 혜택은 상당히 영리하게 잘 가져왔다고 보는데요. 최근 컬리와 CU가 온오프라인 공동 사업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기에, 이는 멤버십 체감 혜택을 늘리는 건 물론, 매장 방문을 유도하여 경험의 확장까지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CU는 컬리의 핵심 타깃과는 약간 거리가 있고요. 여기에 매우 어울리는 커피빈 혜택의 경우, 적은 매장 수로 인해 파급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제휴 혜택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고요. 예를 들어 올리브영과 같은, 강력하면서도 컬리의 타깃과도 어울리는 제휴처를 추가로 확보한다면, 컬리멤버스의 빠른 안착 가능성도 훨씬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퀸잇이 투자 유치 이후 증명해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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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집은 역시 달랐습니다

퀸잇이 3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2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작년 2월 360억 원을 공모한 데 이어, 약 1년 6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자본을 수혈한 것인데요. 이로써 퀸잇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855억 원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퀸잇의 기업 가치가 4,000억 원 이상으로 인정받았다고 추정하고 있고요. 아무리 투자 혹한기라도, 퀸잇이 그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데다가, 올 3월과 5월 월간 흑자를 2차례나 달성하는 등 수익성까지 일부 증명했으니, 투자자들이 이를 외면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알토스벤처스가 2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약정하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을 성공적으로 엑싯한 걸로 유명한 알토스벤처스가 픽한 만큼, 퀸잇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연 퀸잇은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앞선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플랫폼 만으로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번 성공적인 투자 유치가 보여주듯, 퀸잇의 앞날은 적어도 당분간은 매우 창창해 보입니다. 우선 월평균 거래액이 작년 100억 원을 넘긴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200억 원 수준까지 넘보고 있고요. 패션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충분히 그 이상을 기대할만합니다. 또한 4050 여성 패션이라는 시장 내 지배력도 탄탄한데요. 카카오스타일이 포스티를 무신사가 레이지나잇을 론칭하며, 이를 공략하려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등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앱 기준으로 2위 사업자인 포스티의 4배 수준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거든요. 퀸잇이 이러한 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정도면 연간 흑자 전환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 신호 역시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선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후발주자인 퀸잇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 추정 거래액 기준으로 1분기는 전년 대비 75% 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43%로 하락했습니다. 일단 플랫폼으로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W컨셉 등과 경쟁하려면, 빠르게 거래액 5천억 원 이상으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선 월 기준으로는 400억 원 이상으로 거래액을 키워야 하는데, 벌써부터 속도가 더뎌지면 향후 이들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퀸잇의 운영사 라포랩스는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핵심 고객인 4050 여성을 노린 장보기 플랫폼 팔도감을 선보이긴 했는데요. 산지직송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이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긴 하지만, 컬리 등 기존 경쟁자들을 따라잡는 건 패션 카테고리보다 더 험난할 전망입니다. 이는 결국 거래액 및 트래픽 규모를 키우는 플랫폼 비즈니스 만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사업으로 성장하기가 어렵다는 걸 뜻하고요.

브랜드 빌더가 대안 아닐까요?

그래서 오히려 라포랩스라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퀸잇이나 팔도감 같은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이나 PB 브랜드 육성 등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퀸잇은 사업 초기부터 빠르게 PB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퀸즈셀렉션 같은 서비스를 통해 중소 제조업체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 활용 계획에도 이러한 브랜드 생태계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한 비중으로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 라포랩스라는 기업의 가치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다면, 높은 이익률의 사업 구조를 만들면 됩니다. 최근 조금 더 젊은 고객들에게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는 이미 무신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트렌드는 4050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에도 옮겨올 가능성이 큽니다. 보다 더 조기에 라포랩스가 이를 선점한다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퀸잇이라는 플랫폼도 더 확고한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거고요. 과연 예측대로 퀸잇의 다음 행보가 이어질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앞으로도 쭉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재고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목적형 관람 문화가 양극화 현상을 불러왔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세계를 향할지도 모릅니다

팝업스토어로 신선함을 유지하며, 힙함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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