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26 I 2021.07.29.
5G급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어🌎뜨거워지는 지구🚑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숨지는 노동자들, 🌃떨어지지 않는 집값, 👭학연·지연·혈연,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차별, 🤙‘나는 다르다는 정치인들의 약속.

이중에서도 정말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것, ‘군 내 성폭력인 것 같아. 팀휘클리 2호는 이번주 최근 군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하다, 2008년 기사를 읽게 됐어. 기사 제목은 2001년 ‘사단장 성추행 사건’ 이후로도 끊이지 않는 여군 대상 성폭력…“신고하면 피해자만 더 당한다”.  지난달에 보도된 기사 제목도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8년새 여성 군인 3명 잃었지만…성폭력 신고율 32%뿐

2015 3 국방부는 전쟁을 선포했어상대는 ‘성범죄’. -아웃제 등 성폭력을 끊어내려는 강력한 종합대책도 만들었어. 이후 대책은 개선되고 촘촘해졌지만, 2017년과 2021년 성범죄로 여성 군인들은 또 세상을 떠났어. 문제가 터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기만 하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 h_weekly, quickly 

  1. 한 번 물어봤다: 6번 고개 숙인 국방부 장관
  2. 안 읽으면 손해다: 내 유니폼을 결정할 권리 外

'6번' 고개 숙인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 줄거리

북한 귀순자 경계 실패(2월17일), 부실급식 논란(4월28일), 공군 부사관 사망(6월 9·10일, 7월7일), 청해부대 집단감염(7월20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와 날짜야. 총 6번. 서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했으니까, 두 달에 한 번꼴로 사과를 한 거지. 사과를 너무 많이 해서 ‘사과 전문 장관’이란 별명까지 얻었지 뭐야. (⊙_⊙;)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 사건과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잘못된 국방부의 대처 방식이 비판을 키우고 있어. 국방부는 왜 ‘어쩌다 이지경’, ‘나사풀린’, ‘흔들리는’, 같은 평가를 받게 된 걸까?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 사건
군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한 공군(제20비행단) 부사관이 수차례 신고했지만, 보호를 받기는커녕 2차 가해가 지속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야. 지난 3월2일 숨진 피해자 ㄱ중사는 음주 회식을 한 뒤 복귀하는 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중사 ㄴ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어. ㄱ씨는 3개월간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피해를 입었어. ㄴ씨는 차에서 내린 ㄱ씨를 쫓아와 “너 신고할거지? 신고해봐”라며 ㄱ씨를 압박했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았어. 합동수사 과정에서 2019년과 2020년 회식자리에서도 ㄱ씨가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어. 

🙋휘클리 주: 군대 계급은 크게 장교와 준사관(준위) 부사관 병사로 나뉘어. ㄱ씨와 같은 부사관은 하사→중사→상사→원사 순으로 계급이 올라가. 

🛫협박과 회유, 계속된 2차가해 
ㄱ씨의 상관인 ㄷ준위33일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았지만, 묵인하고 덮었어. 사건 당일 회식에서 ‘5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라는 코로나 방역지침을 위반했거든. 관리자로서 책임 추궁이 두려웠던 거지. ㄱ씨에게 너도 다칠 수 있다며 협박도 했고 말야. 더 이상 은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ㄷ씨는 밤 10시가 돼서야 부대 대대장에게 성추행 사실을 보고했어회식을 주도했던 상사씨는 물론 씨의 당시 남자친구(현 남편)에게까지 합의와 선처를 강요하기도 했어. 두 사람보다 높은 직급이라는 위력을 행사한 거지이후 씨는 2달간 청원휴가를 다녀온 뒤 새로운 부대로 옮겼지만, 부대원들이 씨의 피해 사실을 유포하는 등 다시 2차 가해에 시달렸어

🛫총체적 부실수사
초동 수사를 맡은 군사 경찰과 검찰은 물론, 사건을 조사했던 합동조사본부까지 총체적 부실수사가 드러났어. 먼저 초동수사를 담당했던 제20비행단 군 경찰이 가해자 ㄴ씨를 조사한 건 3월17일. ㄱ씨가 피해를 당한 지 보름 만이야. 그리고 ㄴ씨는 6월2일 구속됐어. ㄱ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열흘 후야. 군 경찰은 ㄱ씨가 숨진 다음날 국방부 조사본부에 ㄱ씨의 사망 사건을 ‘성추행’은 빼고 ‘단순 사망’ 사건으로 보고하기도 했어.👉더보기

논란이 커지자 결국 국방부는 6월3일 합동수사단을 꾸려서 대대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미온적인 반응에 제식구 감싸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았어. 가해자의 협박성 메시지를 사과로 인식했다는 군 경찰들의 진술에도 관련자들을 입건하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거든.

🛫수감 중 목숨 끊은 피의자 
725일 국방부 영내 수감시설에서 공군 성폭력 사건의 주요 피고인 극단적 선택을 했어. 씨는 씨가 성추행을 당했던 32일 저녁 회식을 주도한 인물이자 씨에게 피해를 없던 일로 해달라고 회유한 사람이야. 사망한 곳은 미결수 수용시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구금 중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야. 씨는 오후 255분쯤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어👉더보기

ⓒ구글맵
🚢군 최대·최악의 집단감염
아프리카 부근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가 탄 문무대왕함에서 승조원 301명 가운데 27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어. 승조원 10명 중 9명이 감염된 거지. 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야. 승조원 전원은 7월20일 군 수송기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격리 중이야. 272명 가운데 25명은 국내에 도착한 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어. 

🙋휘클리주: 해부대는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을 중심으로 해적을 퇴치하고, 선박을 호송하고 안전항해를 지원하는 임무를 하는 부대로 특수전(UDT·SEAL)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으로 구성돼 있어. 코로나에 집단감염된 청해부대 34진은 2월 초 아덴만 지역에 파병돼 8월 중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대.

🚢집단감염 왜?
배는 대표적인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을 갖춘 곳이야. 그래서 더더욱 철저히 대비책을 세우고 의심 증상자가 나왔을 때 격리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청해부대에선 7월2일 최초 감기 증상자가 나온 뒤 계속 증상자가 나오자, 10일 의심증상이 있는 장병 40명을 대상으로 처음 코로나 19 검사를 진행했고 전원 ‘음성’이 나왔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이때 청해부대에서 사용한 검사는 ‘신속항체검사 키트’ 검사야. 이 키트는 감염 여부를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와 달리 초기 감염 판별에는 부적합해. 부적합한 키트를 가져가 초기 대응을 놓친 거지.👉항체키트 vs 항원키트

🚢변명하고 책임 떠넘기고
군의 ‘은폐본성’은 청해부대 사태에서도 드러났어.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단 변명하는 태도로 일관했고, 사태 원인과 책임을 아래로 떠넘기기 바빴어. ‘신속항체검사’ 키트 문제가 나오자 “청해부대가 나갈 때(2월) 항원키트가 개발이 안 돼 있었고, 항체키트도 막 개발이 된 상태”라고 해명했어. 하지만 식약처는 이미 지난해 11월 전문가용 항원키트와 항체키트를 허가한 상태였어. 국방부와 합참은 항원키트를 사용하라는 공문을 함정에 전달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어. 국방부는 8월6일까지 ‘자체 감사’를 시행해 청해부대 집단감염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야. 

ⓒ문무대왕함. 해군제공
💬 한번 물어봤다

군에서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국방부 취재를 맡고 있는 길윤형 요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피해를 신고하고 숨지기까지 4개월여 동안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을 것 같아. 신고했는데 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거야?   
윤형 요원: 군 조직이 폐쇄적이란 건 익히 알려진 거잖아. 특히 이번 피해자가 있던 제20비행단을 보면 폐쇄성이 더 드러나는 것 같아. 이 비행단 구성원들은 경남 사천의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부분이야. 피해자와 가해자, 피해자의 남편 모두 학교 선후배 사이인 거지. 서로 가까운 사이니 더욱 사건 은폐나 회유가 심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ㄱ씨가 얼마나 외롭고 억울했으면 세상 떠나기 전 마지막 영상까지 찍어서 남겼겠어. 

휘클리: 국방부에서 2015년 성폭력 근절대책 발표하고, 2018년엔 성범죄 특별대책팀까지 만들었잖아. 매뉴얼은 잘 갖춰져 있는 거야? 
윤형 요원: 응. 사실 군 내 성폭력 피해와 관련해서 매뉴얼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잘 갖춰져 있어.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을 보면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회식 시 의도적으로 선임자 옆에 이성을 착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또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비밀유지를 지키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우선 분리하는 등의 내용도 명시돼 있어. 성폭력근절 종합대책에선 성폭력을 묵인하거나 방관하고 고의로 지연할 경우 원아웃(one-out)제로 행위자와 동일한 처벌을 하도록 징계를 강화했어.  

휘클리: 그러니까 매뉴얼은 갖춰져 있는데, 작동이 제대로 안됐다는 거네?
윤형 요원: 그렇지. 매뉴얼이 갖춰져 있으면 뭐해. 남성 중심적인 군대 문화는 그대로인데. 지난해 여군 비율은 7.4%야. 여성비율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가 남성인 조직에서 ‘성 인지 감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진급 경쟁이 심한 것도 성폭력 문제가 터졌을 때 수면위로 드러나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고 말야. 

휘클리: 진급경쟁?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어? 
윤형 요원: 서열이 전부라고 해도 무방한 군 조직에서 진급은 목숨과도 같아. 특히 장교들 간 진급경쟁은 더 치열한데, 문제가 생기면 문책 인사를 당하지 않을까 몸을 사리는 거지. 군대는 작은 문제로도 온갖 투서가 들어오는 조직이거든. 외부 평가나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봐야지. 이번 사건의 경우도 국방부는 사건을 은폐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처리하면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로 가능할까? 원아웃제도 오히려 한번 걸리면 끝장이란 인식 때문에 은폐를 키울 수 있단 지적도 있어. 

휘클리: 장기복무심사제가 성폭력의 원인이 된다는 데 그게 뭐야? 
윤형 요원: ㄱ씨와 같이 항공기 분야 종사자나 특수장비 정비기술자와 같이 필수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군인은 의무복무 기간이 정해져 있거든. 장기복무 부사관들 가운데 전역하지 않고 군대에 더 남아있고 싶을 경우 봐야 하는 심사야. 이 심사를 부대 지휘관들이 해. 요즘 취업도 어렵고 부사관되기도 쉽지 않으니까 심사 권한이 있는 지휘관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높지. 과거엔 장기복무 심사를 매개로 성상납을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어. 2017년 인권위 조사를 보면 2014년∼2017년 6월 피해자 부사관 가운데 하사가 80%인데, 이들의 장기복무심사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 발생 빈도가 높았어

휘클리: 군 내에서 성폭력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는 거야?
윤형 요원: 군대는 수사과 기소, 재판과 같은 사법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어. 군검찰과 군사법원 모두 지휘관이 결정을 내리다 보니, ‘인맥 재판’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꾸준히 있었어. 전시에 지휘관의 명령에 불이행하면 바로 처벌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거든. 군사 기밀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 근데 그건 엄연히 전시 상황이고, 지금은 평시잖아. 

휘클리: 군 내 형사사건 중에서, ‘군 특수성’ 때문에 그나마 군사법원에서 처리할 필요가 있는 범죄의 비중은 어떻게 돼?
윤형 요원: 20% 정도야. 2017년 이후 군형사사건 처리현황을 보면 10건 중 8건 이상이 교통이나 폭력, 성범죄와 같은 일반 범죄야. 군 내에서 형사사건을 처리할 명분이 거의 없다고 봐야지. 군사 법원이 독립성을 위해 지휘관의 재량권을 줄이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야. 

휘클리: 군에서 반복되는 성폭력과 2차 가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할까? 
윤형 요원: 정답은 없지만, 사건이 벌어진 후 처벌보단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 같아. 지금도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은 하고 있잖아. 형식적인 교육보단 성범죄를 저지르면 정말 큰일난다는 분위기를 군 내부에 만드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아. 가볍게 넘겨서도 안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지. 또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양성평등센터가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한계도 드러났거든. 센터에서 근무하는 성고충전문상담관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보완도 필요해 보여.👉군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이중고

휘클리: 스스로 목숨을 끊은 ㄹ상사 이야기로 넘어갈게. 영내 미결수 수용시설은 어떤 구조야?
윤형 요원: 경찰소 유치장처럼 쇠창살이 쳐져 있는 개방된 공간이야. 4∼5개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대. 미결수 인권 보호를 위해 화장실만 반투명 유리로 돼있는데, 실루엣이 보이고 밀폐되지 않았어. 미결수 수용시설은 국방부 청사가 있는 곳에 있거든. 직접 가본 사람 이야기론 서울 장관 집무실과 거리가 불과 2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대. 

휘클리: 미결수 수용시설에서 숨진 건 처음이라는 보도가 있던데, 이번 사건 원인이 뭘까?
윤형 요원: 컴컴한 밤도 아니고, 대낮에 뚫려있는 공간에서 목숨을 끊었다는 건, 미결수들을 감시하는 군사경찰들의 감시 소홀이라고 봐야지. 지금 미결수 수용시설엔 이달 초에 성추행으로 잡혀 온 원스타도 있고, 나머지도 이번 공군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거든. 중요한 사람들이 많고, 더구나 ㄹ상사는 다음달 6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었잖아. 좀 더 철저하게 감시했어야 하지 않을까? 

휘클리: ㄹ상사의 죽음이 공군 성폭력 사건 향후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윤형 요원: 글쎄, 크지는 않을 것 같아. 합동조사본부 중간조사 결과로 어느정도 피해 사실은 입증이 됐잖아. 그리고 성폭력 가해자와 이전에 ㄱ씨를 성추행하고 2차 가해를 한 가해자들도 남아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앞으로 조사에서 밝혀질 부분은 사실, 가해 여부보단 부실수사가 중요한 부분이라서.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아. 

ⓒ게티이미지뱅크
‘은폐·변명·떠넘기기...청해부대 사태의 민낯’

휘클리: 청해부대 사건으로 넘어가 볼게. 근데 ‘병참실패’라는 게 무슨 말이야? 
윤형 요원: 작전을 짜서 전투할 경우엔 상황에 따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잖아. 병참은 군대 물자를 관리하고 보급하는 걸 말하거든. 올림픽으로 예를 들면, 유도 경기를 하러 왔는데 도복을 안 챙겨온 셈이지. 

휘클리: 초기에 감기 증상자들을 빨리 일선에 보고하고 격리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거 아냐? 
윤형 요원: 공군 성폭력 사건과 마찬가지로 인사 불이익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고 봐. 처음에 감기 증상자가 나왔을 때, 이제 귀국할 날도 얼마 안 남았고 ‘그냥 별일 아니겠지’ 하고 안일하게 넘기지 않았을까 싶어. 감기 증상인데 괜히 보고했다가 일만 커지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까. 알아서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겠지. 보통 파병갈 때 배에 외과·마취과 의사가 한 명씩 탄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과 의사가 필요하단 이야기도 있는데, 과연 내과의사가 없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난 걸까? 

휘클리: 장관은 대국민 사과했는데, 국방부에서 청해부대 장병들을 후송하는 오아시스 작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국회엔 자화자찬 보고서까지 제출했다고? 
윤형 요원: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와 대책을 국회에 보고하는 국방부 문서의 4분의 1을 오아시스 작전 자화자찬에 썼어. 최단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 대규모 해외의무 수송 사례‘최정예 임무단 편성’, ‘짧은 준비 기간에 불구하고 대규모 인원 급파 가능’ 등 보기 낯 뜨거울 정도야. 잘한 부분은 물론 칭찬받아야겠지만, 시기가 문제지. 장관이 대국민 사과하고 고개숙이고 있는데, 뒤에선 우리 잘했다고 칭찬한 거니까. 

휘클리: 야당에선 청해부대 34진 1척이 아프리카 전 해역을 맡도록 한 무리한 요구가 집단감염 사태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던데, 이건 무슨 말이야?
윤형 요원: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난 청해부대 34진의 작전 지역은 아프리카 아덴만이었거든.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안 한 상태에서 작전변경으로 34진의 임무 지역이 아닌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무리하게 이동했다는 지적이야. 참고로 아덴만에서 서아프리카까지는 25일 정도 걸려. 아직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새로운 작전 지역에서 물자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커서 일리 있는 지적인 것 같아.

휘클리: 청해부대, 자체 감사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선 국정조사 요구서도 국회에 제출했잖아.
윤형 요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거지. 그동안 청해부대 사태와 관련해서 국방부가 보였던 변명이나 떠넘기기 등 태도를 보면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야.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선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겠지만, 조사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민간에서 참여 조사하는 건 필요할 것 같아. 다만, 청해부대 사건은 공군 사건과 다르게 좀 명확한 부분이 있거든. 왜 항체 키트를 가지고 갔는지, 중간에라도 백신 접종이 왜 안된 건지, 초기 증상자 보고가 늦은 이유는 무엇인지. 결국 현장에서 지휘관이 제대로 판단을 못한 거니까. 백신접종 실패나 부적합한 키트 사용 등 문제의 원인이 어느정도 드러났기도 했고 말야. 

휘클리: 서욱 장관 벌써 대국민 사과만 6번이나 했는데, 유독 서 장관 때 사건·사고가 터지는 건 왜 그런거야? 군 안팎에선 서 장관 지시가 군 조직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던데. 
윤형 요원: 실제 군 관계자들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특히 공군 성폭력 사건 조사 중에 육군 현역 원스타인 ㄱ준장이 노래방에서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해 구속된 건 심각하다고 봐. ㄱ준장은 서 장관이 직접 지휘하는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이거든. 미결수용시설에서 자살 사건이 일어난 것도 장관이 머무는 국방부 청사가 있는 곳에서 발생했잖아. 두 사건 모두 서 장관의 지휘 책임이 있다고 봐. 

휘클리: 장관 경질 목소리 커지고 있는데, 가능성은 어느 정도야? 
윤형 요원: 장관 교체는 쉽지 않을 것 같아. 공군 성폭력, 청해부대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려면 다음 달은 돼야 하는데, 문재인 정권 임기가 얼마 안 남았잖아. 장관이니까 청문회도 해야 하는데, 또 부동산 문제라도 있으면 두어 달 걸릴 테고. 6∼7개월 장관을 누가하려고 하겠어. 다만 야당 입장에선 장관을 넘어 정부를 질책하기 위해 계속 장관 경질을 주장할 수 있겠지. 
기사 읽다가 기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을 때, 있다? 없다? 포털에 기사는 수백 갠데 정작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던 순간들, 있지? 답답할 땐 연락줘. 우리가 대신 물어볼게. 한겨레 편집국에서 250명의 요원이 대기중이야. 활용해보라구. 💌휘클리에 질문하기

ⓒ연합뉴스
💎 내 유니폼을 결정할 권리 국가대표 운동 선수가 입는 유니폼의 첫번째 조건은 뭘까? 조국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야할까? 기록 향상에 도움이 돼야할까? 입기 편해야 할까? 도쿄올림픽에 나선 독일 여자 체조팀이 자신들의 ‘기준’을 밝혔어.  
💎 2.3m 아파트 천장은 어디서 왔을까? 아파트 천장 높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좀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 있다? 없다? 높이가 정해진 과정을 알게 되면 다행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 “태권도는 가장 관대한 종목” 32개 메달을 21개 나라가 나눠 가진 도쿄올림픽 태권도 얘기야. “소외된 국가들에게 희망을 줬다”(뉴욕타임스)고 평가할 만하지? 종주국 한국은 금메달이 없지만, 마냥 서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 소의 하품까지…메탄 흡수장치 소 한마리가 한 해 평균 100kg의 메탄을 방출한다고 해. 메탄은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지. 그래서 소가 배출하는 메탄을 직접 분해하는 마스크를 개발중이라는데… 이게 최선은 아닐 거야. 대량 소비와 공장식 축산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지.  
💎 세계가 도넛 모양이라면? 20세기까지의 경제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일직선. 그 다음은?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는 '도넛형' 경제! 도넛 경제학을 제안하는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 교수 인터뷰, 이거 읽으면 괜히 유식해지는 너낌.
💎 퇴행적인 ‘적자’ 논쟁 민주당 대선 경선이 종친회 대표 뽑는 자리였을까? 하나 낳아 잘 기르는 시대에 웬 맏아들, 맏며느리 타령인지. 왜 이 논쟁이 문제인지 짚어봤어. 
벗, 오늘 휘클리 레터는 어땠어?
지난주 휘클러들에게선 이런 피드백이 들어왔어.

😁"서두에 고독과 고립에 대한 글을 인용해준 게 너무 와 닿았어혼자 있는 동안 종종 고립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자발적 고독상태를 즐겨봐야겠어.(ง •_)"
😌"코로나 이야기 너무 잘 읽었어. (정부 대처와 관련) 최근 여러 문제점이 보였는데, 정리해주니 속이 다 시원해."
😀"첫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하면서 여러가지 걱정되고 궁금하고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휘클리에서 꼼꼼하게 하나하나 짚어줘서 좋았어! 고마워."
😣"꽂혀있다코너에서는 휘클리 팀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느낌이 들어 친근감이 들었어 :)
😉"소개받아 휘클리를 만나봤는데 소통 감성이 너무 좋아~"
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벗도 아쉬운 점, 반가운 점
언제든 아래 링크로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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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를 읽다가 질문해오신 부분들에 대한 답은 오른쪽 링크를 누르면 보실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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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레터는 2명의 팀 휘클리 기자들이 제작했습니다. 엄지원(1호) I 권지담(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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