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함 속에서 찾는 삶의 질과 아름다움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4.04.12 Vol. 161

"먹을 수 있는 만큼만 가져가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1900년대 포스터. 필요이상으로 소비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는 경향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단순하고 본질적인 삶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를 미니멀리즘이라고 부르죠.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정신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재활용, DIY, 유기농 재료로 직접 해먹는 요리 등은 모두 미니멀 라이프를 향한 중요한 노력들입니다.

그렇다면, 왜 기술이 발전해 생활이 이전보다 훨씬 편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수고로웠던 삶을 그리워할까요? 이번 주 아트레터에서는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합니다. 19세기 후반, 산업 혁명 이후 시작된 윌리엄 모리스의 ‘미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이 오늘날 미니멀리즘의 시초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운동은 단순함과 진정성을 추구하며, 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통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오늘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간결하고, 진정성 있는,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인 미니멀리즘의 원칙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모두 실천의 노력도 해보길 권합니다.

1. 고품질의 재료를 사용하라

윌리엄 모리스의 딸, 메이 모리스가 직접 자수를 놓은 침대보. 방에 들어설 때마다 가족들이 이 침대보를 보고 미소 지었을 것을 상상해보라.

“가능한 최고의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라”는 말,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예술, 건축, 인테리어 등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원칙을 갖고 있을 거예요. 즉, 이 말은 필요하지 않은 많은 물건들로 공간을 채우기보다는, 제 기능을 하며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한 두 개의 고품질 아이템을 갖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는 의미입니다.

2. 단순한 디자인에 집중하라

William Arthur Smith Benson, Teapot, 1890s, William Morris Gallery, London, UK.

미술공예운동의 구성원들은 과도한 장식을 불필요하고 나쁜 디자인의 징표로 여겼습니다. 그들은 물건이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기능이 물건의 특성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전적으로 수작업일 필요는 없습니다. 금속공예가 윌리엄 아서 스미스 벤슨은 기계를 이용해 이 티팟을 제작했어요. 그 결과, 선이 매우 간결하고 마감이 깔끔합니다. 🫖

3. 쓸모없거나 아름답지 않은 것은 버려라

윌리엄 하우슨 테일러가 만든 러스킨 도자기. 색상의 대비와 유약 효과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난 장식적 가치를 지녔다.

이 원칙은 곤도 마리에(일본의 정리수납 전문가로, 넷플릭스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기쁨을 주는 것들만 간직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공간이 필요 없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을 때—우리의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죄책감을 유발하는 그런 물건들일 때—우리는 새로운 것들이나 경험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4. 형태는 기능을 따라야 한다

Gustav Stickley, Spindle Morris Chair, Mission Collection, c. 1906.

"Form follows function"

이 말은 미술공예운동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였습니다. 어떤 물체도 그 사용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장식이 없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원칙을 대표하는 예로 모리스 의자를 들 수 있습니다. 모리스 의자는 미술공예운동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이며, 1860년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리클라이너 의자예요!

💺 모리스 의자의 특징:

시트와 등받이에 쿠션이 있으며. 보통 갈색 또는 녹색의 가죽이나 직물로 마감된다.
팔걸이는 비교적 높으며 목재가 노출되었다.
의자의 뒷면에 있는 구멍이나 홈에 막대를 끼워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깔끔한 선과 수동 조절 기능으로 등을 편안하게 지지해주는 모리스 의자는 출시되자마자 영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모리스 의자를 제작하였고, 미국의 구스타브 스틱리가 1900년대에 제작한 견고하고 안정감 있는 버전은 오늘날까지도 모리스 의자의 가장 상징적인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5. 자연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라

포도나무 덩굴에서 영감을 받아 반복되는 패턴의 책 표지로, 기분 좋고 호화로운 느낌이 든다.

자연의 온전한 아름다움은 예술과 공예,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식물, 동물, 꽃 등 자연에서 발견되는 형태와 패턴을 자신의 디자인에 스타일화하여 묘사함으로써, 그래픽적 매력을 높이면서도 아름답고 친숙한 느낌을 유지했어요. 이러한 자연 모티프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사용자에게 친밀감과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

6. 과거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라

윌리엄 모리스의 자택인 레드 하우스의 천장은, 일본의 사시코 자수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술공예운동은 공예적 가치와 전통적 기술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건축에서 강한 영감을 받아, 이 시대의 수공예 기술과 세밀한 장식을 현대 디자인에 접목시켜 영원한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어요. 또한, 윌리엄 모리스는 일본, 이슬람 문화에서도 영감을 받았으며, 그가 제작한 벽지 패턴에서 이러한 영향이 두드러집니다. 💮

7. 천연 재료를 사용하라

윌리엄 모리스와 함께 디자인 회사 'MORRIS & CO.'를 창립한 필립 웹(Pillip Webb)이 제작한 테이블(1870s), 출처: Artsy

산업화로 대량 생산된 제품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천연 재료의 사용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핵심이며,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재료 사용은 오늘날 친환경 디자인 원칙과도 일치합니다. 천연 재료는 내구성이 뛰어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름다움이 향상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

또한 독특한 질감, 색상, 패턴을 지니고 있어 디자인에 깊이와 복잡성을 더합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직물, 벽지, 가구 제작에 천연 염료와 목재, 천연 섬유 등을 사용하여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을 내며 자연스러운 디자인과 환경에 부합하는 생활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꾸안꾸는 실제로 패션 고수들이 소화할 수 있듯이,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미니멀한 삶 역시 아름다움의 본질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간소화할 수 있는 미감과 삶에 대한 통찰이 필요합니다.

기계화와 자동화로 전통적인 기술을 배울 필요성이 줄어든 요즘의 우리는, 일과 목적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느끼지 못하는 연결의 부재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장인정신’과 같은 단순한 노동과 그것을 향한 목적이 하나가 되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상태, 이른바 '몰입(Flow)'을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헌신해야 합니다.

미니멀리즘의 원칙을 적용해 우리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면, 진정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들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을 거예요. 오늘 아트레터를 통해 보다 단순하고, 충족되며, 아름다운 삶을 설계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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