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컬리 카테고리 확장 2.월마트 광고 사업
 2024.02.21 24-008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최근 컬리의 변화가 그리 달갑지 않은 건
  02 월마트가 TV제조사를 탐내는 진짜 이유
  03 뉴스 TOP5 - '백화점 업의 본질이 바뀌었습니다'

   

최근 컬리의 변화가 그리 달갑지 않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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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막 섞으면...

얼마 전 창업 9년 만에 첫 월간 EBITDA 흑자 소식을 알렸던 컬리는 최근 다시 공격적으로 카테고리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선 뷰티컬리에서는 올리브영을 겨냥한 최저가 챌린지를 시작하며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구호 등의 브랜드를 정식으로 입점시키며 패션 분야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분명 컬리가 공들여 가져온 만큼, 이들 상품의 구색과 가격 조건은 매력적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근 이러한 컬리의 변화들이 '컬리답지' 못하다는 건데요. 그간의 기조와는 너무 상이하여 낯설기까지 한 최저가 보상 정책부터 여전히 왜 컬리에서 사야 하는지 불분명한 패션 브랜드 입점까지, 지금의 컬리를 만든 여러 차별점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컬리의 노림수대로 이러한 카테고리 확장이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 들고요.

큐레이션, 샛별배송, 그리고 프리미엄

사실 지금까지 컬리의 성장을 이끈 3가지 무기는 큐레이션과 샛별배송,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였습니다. 특히 이는 컬리의 전공이기도 한 온라인 장보기에서 빛이 났는데요. 좋은 상품을 추천해 주고, 이를 새벽에 신선하게 바로 배송해 주었는데,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더해져 신뢰도마저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컬리는 '장 보러 꼭 마트에 가야 되던 고객들의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었고요.

그러나 뷰티컬리에선 이러한 차별화 경쟁력이 반감되기 시작합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올리브영은 다양한 인디 브랜드를 기반으로 강력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도 가능했고요. 더욱이 오늘드림 기반의 배송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만 성분 등이 중요한 뷰티 상품 특성상 여전히 기존 큐레이션 역량을 발휘될 여지가 존재했고요.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하여 이른바 백화점 1층의 럭셔리 뷰티를 빠르게 데려오는 데 성공하면서, 컬리는 어느 정도 입지를 구축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패션 카테고리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큐레이션이라 할 것이 특별히 없고, 그러다 보니, 컬리의 최대 강점이던 상세 페이지도 평이합니다. 심지어 배송도 판매자가 직접 하기에 상품을 받기까지 최대 5일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이제 막 최초로 패션 브랜드가 정식 입점한 거라,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요. 문제는 앞으로도 기존의 인력이나 인프라 등을 활용하여 경쟁 우위를 갖추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패션 전문성을 가진 MD 인력을 새로 뽑아야 하고, 화장품과 달리 의류는 기존 물류센터에서 취급할 수도 없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갖춘다고 해도, 패션 버티컬 영역에는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W컨셉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컬리답지 못한 무분별한 카테고리 확장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평적보단 수직적 확장으로

그렇다면 컬리답게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컬리에게는 카테고리를 늘려가는 수평적 확장보다는, 아예 상품 제조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수직적 확장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특히 컬리의 자체 브랜드(PB, Private Brand) 상품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PB 상품 기획이야 말로, 컬리의 축적된 큐레이션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컬리가 PB를 만들 때의 모토가, "최선의 가격으로 대체 불가능하게"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통사가 PB를 가성비 상품으로 내세우는 반면, 컬리는 8만 원 대의 고가 올리브유 상품을 만들어 완판 시킬 정도로 고급 PB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컬리 만의 색채는 더욱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거고요.

물론 수직적 확장은 수평적 확장 대비 당장의 외형 규모를 키우기엔 불리합니다. 더욱이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대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정말 컬리가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본연의 색깔을 지키는 성장 전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장 이슈 때문에 내부적으로 분명 조급하겠지만, 그럴수록 '컬리다움'을 잘 지키며 건강한 성장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월마트가 TV제조사를 탐내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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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보단 광고를 팔고 싶습니다

월마트가 가전제품 제조사 비지오(VIZIO)를 23억 달러(약 3조 원)에 인수한다고 합니다. 비지오는 매출기준으로 월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TV 브랜드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이번 딜을 통해, 역대 최고로 저렴한 TV가 월마트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오히려 월마트의 진짜 목적은 TV 판매 증대가 아닌 광고 사업 성장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지오는 TV를 만들기도 하지만, 최근 광고 및 스트리밍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고요. 커넥티드 TV 운영체제 시장에서 로쿠(25%), 아마존(17%)에 이은 3위 사업자(8%)이기도 한데요. 앞으로 월마트는 광고주들에게 이러한 비지오 TV에 광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이처럼 최근 월마트, 아마존 등은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물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여기서 리테일 미디어란 판매자 및 브랜드가 광고주가 되어,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진행하는 광고를 뜻합니다. 월마트는 자체 미디어 그룹 '월마트 커넥트'를 통해 광고 사업을 운영 중인데요. 최근 수년간 소매 사업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 마진도 더 높다고 합니다. 다만 그러다 보니 리테일 미디어 사업자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매장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 시점에 월마트는 비지오를 노리고 있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리테일 미디어가 최근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글로벌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채널 비중이 계속 우상향 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리테일 미디어의 성장세가 제일 무서운데요. 개인 정보 보호 강화 흐름으로 인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광고는 줄어들고, 그 대안으로 구매 데이터 기반 타깃 광고가 가능한 리테일 미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월마트는 데이터에선 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매력적인 광고 채널이라 하기엔 여전히 트래픽이 부족합니다. 구글이나 메타는 물론 아마존 대비해서도 열위에 있는데요. 그래서 월마트는 '월마트 커넥트'라는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를 선보였습니다. 더 많은 광고 지면을 확보하기 위해 틱톡, 스냅챗, 로쿠, 파이어워크 등과 협업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여전히 제휴 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아예 새로운 디지털 지면 확보를 위해, 커넥티드 TV를 보유한 비지오를 거금을 들여 인수를 했으니 말입니다.

이와 같이 리테일 미디어 사업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월마트를 비롯한 여러 유통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매장 밖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매장 내에서 하는 광고가 전환 효율은 좋지만, 노출량에선 한계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이번 비지오 인수를 통해 월마트는 하드웨어 제조부터 판매, 그리고 이후 콘텐츠 구독까지 연결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를 추가하며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경쟁자 아마존을 견제할 수도 있고요.

결국 고객의 시간을 점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더 많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려는 건, 리테일 기업들만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고객이 우리 플랫폼과 서비스에 머무르게 한다면, 누구나 여기에 커머스와 광고를 붙여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유튜브와 틱톡 등은 자체적인 커머스 기능을 구현하여, 아예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쇼핑까지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지 전통적인 소매 기능에만 집중하는 리테일러들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월마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일들에 대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비록 성사되지 못했지만, 한때 틱톡 인수를 추진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 접점 확보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고요. 이번 비지오 인수 역시 궁극적으로는 결국 고객이 더 월마트 서비스에 머무르게 하려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에 월마트의 한 고위 임원은 "두 사업의 결합이 소매업과 엔터테인먼트의 교차점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는데요. 이를 보면 우리는 정말 나이키가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당분간은 유통 기업의 미디어, 콘텐츠 투자나 인수 소식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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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무의 대항마로 보기엔, 너무 많이 추락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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