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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오랜

금 주의 지구엽서
  •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 매 주 식탁에 오르는 돌고래
  • 차와 함께 마시는 미세 플라스틱 116억 개
  • 헌 가구는 가고, 새 가구 나와라 얍 🧞‍♂️
첫 번째 엽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지난 8월 31일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공론화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의하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약 2만 명이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제품 출시 후 27년 동안 정부기관과 기업 누구도 제대로 책임 지거나 처벌받지 않았어요.

2만 명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있었던 거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는 894만 명, 피해자는 95만 명, 사망자는 2만 명으로 추산돼요. 그중 피해 신고자는 7535명으로 추산 규모의 0.8%밖에 되지 않죠.

또한 7535명의 피해 신고자 중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4120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1016명이에요. 기업들은 이들 중 오직 700여 명에게만 배상한 상태예요.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물가물하다. 정확히 무슨 었지?🧐
우선,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총 48종의 제품이 출시됐어요. 특히 2000년 이후 가습기의 사용이 늘면서 위생관리에 걱정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그때부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우후죽순 출시되기 시작했죠. 

판매가 확인된 제품의 수만 980만 개이며, 한 해에 20억 원 정도가 팔릴 정도로 많은 이들의 일상에 깊숙이 사용되었어요. 그런데 이들 제품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 판매가 시작되었고, 일부는 KC 마크까지 받았다고 해요.

그러던 2011년 8월 31일, 정부가 당시 여러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산모들의 폐 손상의 위험요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런데도 가습기 살균제의 생산과 사용 중단 조치는 11월이 되어서야 이루어졌죠.

말도 .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있었던 거야?
기업들은 독성이 문제가 될 것을 알고도 과장광고를 하며 계속해서 판매했고, 거기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더해져 17년 동안 살인 무기가 판매될 수 있었어요. 자세히 살펴보면:

  • 이미 알고 있었다 😈 :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옥시는 오래전부터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독성이 문제가 될 것을 알고도 계속해서 판매했어요.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받아왔죠. 게다가 옥시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2001부터 2011년까지 총 11년 치의 MSDS를 통째로 폐기하기도 했어요.

  • 법이 없다 🙅🏻‍♀️: 1996년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독성물질 PHMG를 개발해 카펫 세척 용도로 신청했어요. 그러던 2001년 옥시 등은 이 물질을 가습기 살균제로 바꿔서 판매하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공산품으로 팔아도 이를 제재할 법규정이 없었어요.

    사실 가습기 살균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판매됐어요. 미국과 유럽의 경우에는 살균 기능이 있다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죠. 2011년에도 환경부는 "이 물질의 용도를 변경할 때 유해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이 없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했어요. 

  • 정부 위원회에 옥시 개발자가 😱: 가습기 살균제 인체 유해성을 심의했던 정부 측 심사위원으로 옥시의 연구소장이 들어갔던 것도 사실로 드러났어요.

런데 어떻게 지금까지 제대로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은 사람이 없는 거야?
먼저, 주요 원료 물질로 쓰인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의 인체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에요.

  • 이러한 이유로 올해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 관계자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어요. 하지만,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CMIT/MIT 성분이 폐 질환 혹은 천식 등을 유발한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판결이라 의아하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한 사람이라면 독성 노출과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아니하는 이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다수 있는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게다가 2011년 공론화가 되고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도 한몫 했어요. 사법부와 기업의 비리를 비롯해 여러 방해가 있었고, 밝혀지는데 만 수년이 걸렸어요. 그중에서도 충격적인 일화를 소개하자면 :

  • 유해성 연구 윤리 의혹  ☠️ : 2011년에 가습기 살균제 관련 제품 수거 명령이 내려지자, 옥시는 이듬해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진에게 '살균제 유해성 여부'에 대한 실험을 의뢰했어요. 그런데 옥시가 당시 서울대에 지급한 연구 용역비 외에 수천만 원을 책임연구원이었던 한 교수의 개인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어요. 검찰은 이와 관련해 옥시가 실험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자사 제품에서 독성이 낮게 나오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다 초기에 피해자 가족들이 낸 민사소송에서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문제일 뿐, 정부에게는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어요.

그럼 지금은 어떤 상황인 거야?
앞서 말했던 것처럼, 지난 1월 무죄 판결이 나오고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어요. 또한 지난 8월 31일 정부는 피해자와 기업 측 의견을 수렴해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고요.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 보상 신청은 진행 중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이에 관한 내용 자체를 잘 모르거나 피해 입증을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더 많은 시민들이 신고하고 나서준다면 기업의 처벌과 배·보상,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데 큰 힘이 될 거예요!

+아직 끝나지 않은 화학물질과의 전쟁 👾
참사 이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아직도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 공개와 호흡 독성 안전 확인은 의무사항이 아니에요. 

여전히 수백, 수천 개의 스프레이 제품들은 호흡 독성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화학제품으로부터 스스로와 이웃의 건강을 지키려면 예방이 중요하겠죠. 안전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전 성분을 공개한 제품을 우선순위로 구매해야 해요.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전성분을 공개한 제품이 많지 않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전 성분을 분석해 안전한 제품만을 판매하는 브랜드와 그러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가 안전한 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부터 교훈을 얻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 능동적으로 성분을 살펴 소비하는 지구인들이 되길 응원해요 😊
두 번째 엽서
매 주 식탁에 오르는 돌고래
단 8마리의 참치를 잡기 위해 45마리의 돌고래가 잡혀 죽는 현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참치캔과 참치 회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차와 함께 마시는 미세플라스틱
뜨뜻한 차 한 잔 생각나는 가을이 왔어요🍵 
그런데 실크처럼 생긴 삼각 티백이 플라스틱이었다는 사실! 충격적인 미세플라스틱 개수를 확인하세요.
아직 못다 한 이야기들
헌 가구는 가고, 새 가구 나와라 얍 🧞‍♂️

지구인들! 혹시 집에 오래되어 망가지거나 이상 쓸모 없어진 가구 있으신가요? 

손때묻어 추억이 담긴 가구를 버리지도 못하고, 혹은 환경 문제 때문에 새로운 가구를 구매하기에도 망설이셨다면, 여기 <랜덤 가구 자판기>를 주목해 주세요🤗

처음 들어보신다구요? 그래서 <지구엽서>가 인터뷰를 준비했어요.

Q1. 랜덤 가구 자판기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20년에 배우고 이용하던 목공방의 갑작스러운 이사가 있었어요. 이사를 할 때 누군가 만들어 놓고 그냥 가 버린 가구와, 버려지는 목재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것이 아까웠습니다. 

저희는 가구들을 해체해서 버리는 대신에 다듬고 새롭게 만들어서 팔기로 했습니다. 비싸게 판 것은 아니었고요, 그냥 그 공간을 정리하면서 밥을 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해 보았어요. 그때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저희가 하는 일을 그냥 중고 가구 판매로 알곤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웠어요. 

버려진 가구들, 사용할 수 없는 가구들을 새롭게 고치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새롭게 쓸모를 열어 주는 것이 생각보다 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청년팝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저희의 아이디어를 조금 다듬어 봤습니다. 이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Q2. 랜덤 가구 자판기를 짧게 설명해 주신다면?
 쓸모를 다한 가구를 새롭게 다른 가구로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짐만 되지만 조금 아깝거나 오래된 가구들의 쓸모를 함께 찾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3. 이전에 가구를 업사이클링 했던 재미난 스토리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지금 했던 업사이클링은 아니지만 위에 말씀드렸던 가구들의 사진을 몇 개 보여드립니다. 

첫 번째 사진은 반으로 쪼개져 있던 커피 테이블에 새로운 상판을 붙여준 것이고요, 두 번째  사진은 어디선가 용도를 모르고 굴러다니던 사다리 모양을 두 개 붙여서 색을 칠해 
옷걸이나 식물 걸이로 만든 것이에요.

첫 번째는 용도를 그대로 살렸고, 두 번째는 용도를 새로 만들어 냈습니다. 두 개의 업사이클링이 조금 다른 듯 보이지만 저희는 항상 비슷한 과정을 거쳐요. 버려진 가구를 보고 그 속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업사이클링 가구들도 앞으로 천천히 소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가구들의 상태에 따라 원하는 모습을 항상 만들 수는 없지만 모두 흥미롭고 재밌는 과정입니다. 

Q4. 랜덤 가구 자판기 예비 신청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안녕하세요. 가구들은 직접 손이 닿고 사용하기 때문에 애착을 주기가 쉬운 것 같아요.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면 더욱 버리기 힘들고요. 그런 가구들이 있으시다면 짧은 글이라도 편하게 보내 주세요. 저희가 읽고 문자드릴게요. 혹시 어려우시면 디엠이나 직접 말씀 주셔도 좋고요. 오프라인 만남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시국이라 아쉽습니다.
추석 명절로 인해 다음 주 <지구엽서>는 한 주 쉬어갑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10/1 에 다시 만나요! 

Sincerely,
지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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