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덱 톺아보기
자금조달 및 IPO/M&A에 성공한 해외 스타트업의 피치덱을 분석합니다.
SandboxVR - 시리즈A+ 라운드
  
안데르센호로위츠의 전폭 지지를 받던 VR체험 스타트업, 코로나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가 컴백에 성공한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사례

'하드웨어 스타트업' + '다운라운드' + '브릿지' 등 악조건에서도 생명선 연장을 가능하게 한 SandboxVR의 시리즈A+ 라운드 피치덱 분석하기
 
초기 스타트업,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피치덱은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얼하고있고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만 보여주면 충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죠. 마켓컬리의 경우 시리즈 C - D 단계에서 피치덱이 10페이지에 불과한 걸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난이도가 높은건 예전 라운드 대비 기업가치를 낮춰 진행하는 '다운라운드', 대대적으로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기 전 자금보충을 위해 소규모로 진행하는 '브릿지라운드'와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펀드레이징입니다. 투자자들이 기대보다는 의심을 품고 미팅에 임하기 때문이죠. 특히나 요즘처럼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미팅의 첫 관문인 피치덱에서 상대방의 흥미를 이끌어내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SandboxVR은 여러모로 참고할만한 사례입니다. 홍콩 출신의 창업가 Steven Zhao가 2016년 설립한 VR체험 스타트업 SandboxVR은 2019년 안데르센호로위츠(a16z)와 미국 차량공유 기업 Lyft의 초기투자자로 유명한 Floodgate로부터 2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게됩니다.

당시 투자를 리드한 a16z의 게임 및 마켓플레이스 담당 파트너 Andrew Chen은 SandboxVR의 창업스토리와 피치덱 분석 세션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회사 홍보에 나섭니다. 관련 비디오와 자료는 지금도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인 2019년 10월 회사는 윌스미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올랜도블룸, 케이티 페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로 구성된 전략적 투자자 라운드를 통해 150억 원을 추가로 조달하며 최고의 2019년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회사는 위기에 직면합니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강제로 영업을 중단해야했고 직원의 80%를 내보냈으며 미국법인은 파산보호신청을 진행하기에 이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가장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도 유명했었죠.

사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경영진은 위기 모드로 전환한 후 실행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회사는 불가능할것 같았던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습니다. 2021년 11월 또다시 a16z의 리드로 5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조달을 마무리하였고, 전 세계 30개 지점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있는 보기 드문 VR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 분석할 피치덱은 회사가 한창 턴어라운드를 진행하던 2021년 3월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위해 진행한 브릿지 라운드 당시 사용한 자료입니다. 회사는 다음 라운드까지 생존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위해 기업가치를 5분의 1로 낮춰 컨버터블노트를 발행해 생명선을 유지해오고 있었습니다. 
  • 2018년 시리즈A (Post $44Mn): a16z, Floodgate, Alibaba 
  • 2019년 시리즈A (Post $85Mn): a16z, Quiet Capital, DreamersVC
  • 2020년 브릿지 (Cap $20Mn): a16z, Alibaba
  • 2021년 브릿지 (Cap $20Mn): Gobi Partners, Michael Chang
  • 2021년 시리즈B: a16z, Alibaba, Quiet Capital, Craft Ventures, Gobi Partners

SandboxVR의 피치덱은 위기의 스타트업이 어떻게 자료를 구성해야 하는지를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입니다. 물론 피치덱이 펀딩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실제로는 정교한 플랜B와 위기타개책이 있어야 할테고, 피치덱은 이를 잘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한'것이 사라진 스타트업 펀딩 환경에서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어떤 대화가 오고가야 하는지 참고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입니다, 

해당 피치덱의 본문은 아래와 같이 총 3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표지 - 코로나 이후 리테일이란? (The answer to retail in a post-Covid world)
  2. 변화된 환경 - Walk-in 방문자 급감
  3. 변화된 환경 - 폐업 점포 급증
  4. 변화된 환경 - 공실률 급등
  5. 반전 - SandboxVR 서비스 수요 급증
  6. 반전 - 온라인으로 보고 찾아오는 고객 증가
  7. 반전 - 코로나 이전보다 수요가 높아진 상황
  8. 반전 - 코로나로 오히려 거점 확보 비용 획기적으로 낮아짐
  9.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회사는 계획을 가지고 있음
  10.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제품경쟁력 'Full-body VR'
  11.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오프라인 체험공간의 희소성 부각
  12.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팬데믹 동안 AAA급 컨텐츠 및 게임 보강
  13.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앞서가는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VR 기술
  14.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신규 고객 확보
  15.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파산보호를 매개로 기존 점포 리스계약 재조정
  16.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거점 신규 론칭 시간 단축
  17.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매출총이익률 팬데믹 이전 대비 2배 개선(20% > 50%)
  18. 재건 계획 - 리더쉽 및 팀 재정비
  19. 재건 계획 - 코로나 이후의 성장에 대비할 때
  20. 재건 계획 - 2021년 5개 추가지점 오픈 계획
  21. 재건 계획 - 매출 연동 임대료 10년 리스를 적용하여 고정비 제거
  22. 재건 계획 - 중국 진출
  23. 재건 계획 - 해외 프랜차이즈 4곳 오픈
  24. 재건 계획 - 넷플릭스와 컨텐츠 제휴 - '기묘한 이야기' 팝업스토어
  25. 재건 계획 - 코로나가 끝날때쯤 시리즈B를 진행할 계획
  26. 투자 제안 - 현재 계획을 실행하기위해 $1 - 2Mn 추가 자금 조달
  27. Why Invest - SandboxVR에 대한 투자는 VR체험 시장에 대한 베팅
  28. Why Invest - 코로나동안 경쟁사 The Void & Dreamscape 폐업
  29. Why Invest - VR체험업계의 유일한 생존자
  30. 마무리 - 'A Holodeck in Every Neiborhood'

위기 상황에서는 미사여구와 장밋빛 미래를 빼고 투자자가 궁금해할 내용으로 자료를 채워야 합니다. SandboxVR이 사용한 방식은 전형적인 '위기가 기회다'라는 내러티브입니다. 생각을 바꾸니 오히려 회사에게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고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획득할것이며, 더 강하게 반등할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는 정공법인 것이죠.

그럼 지금부터 SandboxVR의 브릿지라운드 피치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페이지: 표지
  • 표지는 단순히 넘어가는 장표가 아닌, 회사의 키워드를 한 줄로 각인시키는 자리
  • '광고카피'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 '직관성' + '참신성' + '혁신성'
  • '지금 현재'와 가장 연관된 키워드가 관심을 끌 수 있음
2 - 5페이지: 변화된 환경
  •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는 모든 투자자들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음
  • 호황기에는 모든 것이 우상향할 수 있지만 불황기에는 보다 정교하게 사업과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전달하는 것이 주의를 환기하기에 적합함
5 - 8페이지: 반전
  •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있음을 제시하는 영역
  • '그럴 것이다'란 가정에 의존한 계획이 아닌, 실제로 경험하고있는 데이터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음을 간결하게 제시 
  • SandboxVR은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수요와 부동산 확보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게임체인저'로 제시
9 - 17페이지: 팬데믹 이후 생존 전략
  •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다시 한 번 소개하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모습을 제시
  • 팬데믹에 맞춰 온라인을 통한 '고객 확보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였는지 설명
  • 피치덱을 관통하는 투자포인트는 '팬데믹으로 인해 공실률이 높아져 거점을 싸게 변동비 형태로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점포당 수익성이 오히려 좋아졌다'임
  • 설명을 하는 입장에서는 '왜 팬데믹에도 투자해야하나'를 '팬데믹이기 때문에 투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바뀌었다'라는 방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여 관심을 이끌어내고고자 함
  •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왜'라는 질문에 답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짜임새있게 잘 구성된 자료
18 - 25페이지: 재건 계획
  • 앞으로의 사업계획 뿐 아니라 펀드레이징 계획까지 제시하며 '계획이 다 있음'을 강조
  • 사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신속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제시하여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전략으로 투자자 설득
  • 팬데믹 당시 가장 영향이 컸던 '임대료'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임차인에 유리한 변동비 조건으로 변경 👉 2020년 말 기준으로 코로나 유행이 반복되며 일상 회복이 늦어지면 어떻게 할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많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제시한 전략
26페이지: 투자 제안
  • 브릿지 라운드를 진행할때는 다음 정식 라운드에 대한 계획도 함께 제시
  • 다운라운드의 경우 과거 펀드레이징 데이터가 필요하며, 기존 투자 규모 및 밸류에이션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여 불필요한 Q&A 방지
  •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 👉 과거 천억 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업이 280억 원 밸류에 20억 내외 소규모로 진행하는 라운드 
27 - 29페이지: Why Invest
  • 시장의 방향에 동의한다면 팬데믹을 거치며 경쟁사들이 사라져 SandboxVR에 대한 투자가 회사 뿐 아니라 섹터 전체에 대한 베팅임을 강조함
  • 피치덱의 목적은 투자의 논거를 투자자의 손에 쥐어주는 것 
30페이지: 비전
  • 자료의 마지막은 제일 처음 제시했던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끝맺음
15페이지: 지표
이상으로 VR체험 경험을 제공하는 SandboxVR의 2021년 3월 당시 브릿지라운드의 피치덱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30페이지면 실리콘밸리의 일반적인 피치덱보다 긴 구성입니다. 특히 조달하는 자금이 20억 원 내외의 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상세하고 짜임새있게 구성된 자료를 준비하여 자금조달에 나선 것입니다.

물론 당시 펀드레이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기존 리드투자자인 알리바바와 a16z는 지난 2020년 이미 브릿지라운드에 참여한 바 있어 추가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에 모집하는 금액에 관계없이 신규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죠. 결국 엔젤투자자들에게까지 모아 십시일반 진행했었던 라운드였습는다. 물론 회사는 자료에 제시한대로 2021년 4분기 시리즈B 펀드레이징에 성공하여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습니다.
SandboxVR 피치덱의 하이라이트
  • 팬데믹이 가져온 '반전'을 매개로 설득력있게 스토리라인 구성
  • 팬데믹 당시 회사의 위기를 가져온 '임대차 계약'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 이제는 위기에 관계없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음을 강조
  • '명확하고' '실행가능한' 계획이 수립된 단계에서 밸류에이션까지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안

마지막으로 SandboxVR 창업자의 턴어라운드 스토리는 아래 링크를 통해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피치덱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 재미난 피치덱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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