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는 썼어도, 오래도록 이어진 맑은 하늘 덕분에 마음은 뻥 뚫린 듯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죠. 그런데 최근, 이 맑은 하늘을 위협하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어요.

바로 요즘 뉴스만 틀면 난리인 ‘요소수 대란’ 소식인데요. ‘나는 디젤차를 몰지 않으니까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오산이에요!

현재 시중에 요소수가 부족해져, 서울 시내의 버스와 쓰레기차, 택배 운송차량 등 우리 사회 곳곳의 유통 시스템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거든요. 다행히 급한 불은 껐지만, 요소수가 뭔지, 왜 난리가 났는지  오늘 지구엽서에서 함께 자세히 알아보아요!🧐

요소수는 말 그대로 요소+물로, 화물트럭처럼 경유를 넣는 자동차에 필수로 들어가는 물질이에요. 경유차가 뿜어내는 대기 오염의 주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죠.

경유차는 힘이 좋은 대신, 환경 오염물질도 많이 배출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질소산화물이죠. 질소산화물은 발암물질이기도 하고,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으로 꼽혀요☠️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를 규제하기 시작했어요. 한국도 2015년부터 기준이 강화된 유로6*를 적용해, 경유차는 SCR이라는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했고요.

그리고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요소수를 필수로 주입해야 하죠.  

이 요소수를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장치가 열에 노출되어 변형이 되거나, 출력 제한이 생겨 자동차 속도가 줄고,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어요.

원료인 요소 수입에 차질이 생긴 탓이에요. 중국은 전 세계 요소 생산량의 1/3을 차지하고 있죠. 중국산 요소의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10년 전부터 한국 기업들은 국내 생산을 멈추고, 97%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중국은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 갈등을 빚어왔고, 호주를 향한 보복으로,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멈췄어요. 그러다 올가을 중국 내에 심각한 수급난이 발생했고요. 이로 인해 석탄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전력까지 부족해진 거죠. 석탄에서 요소를 추출하려면 상당한 전력이 필요한데 석탄·전기가 동시에 부족해져버린 거예요💦

따라서 중국은 자국의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할 수 있었던 요소를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어요.

사실상 위 4가지가 마비되면 사회 전체가 마비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어요.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경유 차량 불법 개조 문제가 더욱 불거졌어요. 당장 이번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차주들이 유혹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불법 개조를 통해 SCR을 작동하지 않게 하여 요소수가 필요 없게 만들려는 거죠. 

SCR 조작은 최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불법행위지만, 차주들은 당장에 차량을 몰지 못해 일을 멈추면, 밥줄이 끊길 처지에 놓인다며 차라리 벌금을 내는 게 낫다는 생각이에요. 게다가 요소수 대신 증류수를 넣거나 소변(?)을 활용한다거나 산업용이라도 구해서 쓰면 된다는 등 잘못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기도 하고요😓

또한 정부가 요소수 수급대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8일 실시 예정이었던 ‘불법 자동차 일제단속과 민간 자동차 검사소 특별점검’을 잠정 연기했어요. 이번 대란을 우선적으로 잠재우고자 내린 결정이지만, 사실상 불법 개조를 허용하는 꼴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어요.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막은 뒤, 정부는 발 빠르게 호주, 베트남 등 중국 외의 다른 수입선을 찾아왔어요. 호주에서 20만 7000ℓ, 베트남에서 200t, 멕시코에서 1200t의 요소수를 수입하기로 했죠. 한국이 다른 나라의 요소수를 수입하자, 10일 중국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계약한 요소에 대한 수출 절차는 진행하기로 했어요.

이렇게 해서 정부는 호주와 멕시코 수입 물량, 중국과 베트남 수입 예정 물량, 현장점검을 통해 파악한 국내 보유 물량, 군부대 예비분 등을 합치면 2.5개월치의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해요. 

하지만 중국 전력난 등 상황이 여전한 데다 수출제한 조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추가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요. 거기다 이제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고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가 다가오면서 일부 지역에서 환경 보호 압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사실상 요소에 관한 생산 제한 및 중단은 불가피한 상황인 거죠.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과도하게 집중된 요소 수입 물량을 다른 국가로 분산시키는 대책을 강구중이에요. 이미 많은 나라와 대화를 했고, 분산화가 어려워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요소가 석탄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 이상 이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거예요! 

콜로라도 대학교는 전 세계 발전소의 단 5%(모두 석탄 화력발전소)가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의 73%를 차지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요.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67%를 중국과 인도가 차지하고 있고요. 거기다 상위 10개 탄소 배출 화력발전소 보유국 상황을 보면 한국도 포함되어 있죠.

지금 이대로면, 2030년까지 석탄에 의한 탄소 배출량을 79%까지 줄여야 한다는 파리협약의 목표를 지키는 건 불가능해요.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정부와 세계적인 흐름인 '탄소중립'을 늦추자며, ‘환경을 챙기다 경제를 망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하지만, 당장 EU가 탄소 국경세 도입 일정을 2023년으로 잡은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해요. 

한국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나라로, 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죠. 분석에 따르면 탄소 국경세로 인해 연간 8조 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해요.

이렇듯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실질적인 경제와 직결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를 넘어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홍수, 대형 산불 등 지구인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이죠. 

한편,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최근 경유차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흐름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지난 몇 년간 친환경 바람으로 인해, 꾸준히 디젤차의 판매량은 감소해왔어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신차들도 단종 수순을 밟고 있고요 🚗💨

에너지 전환 시대인 지금, 이번 요소수 사태가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더욱 힘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