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와 아프리카의 반응>
No.38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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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와 아프리카의 반응>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8(목) 타계했다. 전 세계인들이 앞 다투어 추모하는 가운데, 솔직한 애도의 마음만을 보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국의 전 피식민지 출신 시민들이다. 이번 위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아프리카 국가, 특히 前 식민지 국가들의 반응을 조명했다.

+ 제국주의 영국의 상징?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는 광대했다. 영국령서아프리카(British West Africa)는 현 가나,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감비아, 카메룬 북부로 이루어져있었다. 영국령 동아프리카(British East Africa)는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로, 영국령 남아프리카(British South Africa) 남아공, 잠비아, 짐바브웨, 말라위, 레소토,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등이 포함되었다. 북아프리카에는 이집트가 있었으며 수단은 영국과 이집트의 지배를 받았다. 이외에도 리비아, 세이셸, 모리셔스 역시 영국의 식민지였다. 이 아프리카 국가들은 1922~1980년에 걸쳐 독립하였으며, 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임 기간(1952~2022)년과 대부분 겹친다.
이후 영국은 영연방(Commonwealth)을 통해 前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재 56개 국가가 가입되어 있으며, 피식민지 국가였던 가나, 감비아, 나이지리아, 남아공, 레소토, 말리위, 모리셔스, 보츠와나, 세이셸, 시에라리온, 에스와티니, 우간다, 잠비아, 카메룬, 케냐, 탄자니아 등을 포함한 아프리카 21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식민 지배를 받은 국가들이 과거를 뒤로 하고 영연방에 가입했던 것은 일견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독립 직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피식민지 국가들이 관세 인하를 포함한 무역, 군사, 정치적 혜택 등을 위해 다시 영국의 손을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 아프리카 국가 정상 일부 장례식 참석해 추모
9.19(월)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는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 ▲카카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 ▲루토(William Ruto) 케냐 대통령, ▲하산(Samia Suluhu Hassan) 탄자니아 대통령, ▲아쿠포아도(Nana Akufo-Addo) 가나 대통령, ▲온딤바(Ali Bongo Ondimba) 가봉 대통령, ▲살(Macky Sall) 세네갈 대통령, ▲아수마니(Azali Assoumani) 코모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하리(Muhammadu Buhari)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현대 나이지리아라는 이야기는 세계적 지도자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챕터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며 여왕을 추모하였다. 케냐타(Uhuru Kenyatta) 케냐 전 대통령(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당시 대통령 재임)은 여왕을 “이타적으로 인류에 봉사한 아이콘”이라고 칭하며 나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였다. 카마(Ian Khama) 보츠와나 前 대통령 역시 “여왕은 식민주의의 유산을 물려받은 것이지 직접 건설한 이가 아니었다. 여왕은 영국이 식민지 국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에 참여하고 국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역시 SNS를 통해 “재위 70년간 여왕의 헌신은 전 세계에 고귀하고 고결한 본보기로 남았다”고 발표했으나, 야당인 경제자유전사당(Economic Freedom Fighters, EFF)은 성명읕 통해 “여왕은 제국의 잔혹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후에 정말 삶과 정의가 있다면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조상들이 마땅한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 식민지배의 상흔, 여전히 남아있어
언론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관련해 케냐,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 과거 피식민지 국민들이 제국주의 군주이기도 했던 여왕의 죽음에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특히 1884년부터 영국령 동아프리카에 속했던 케냐의 경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 1952년 영국 정부에 의해 마우마우(Mau Mau) 독립운동*이 잔인하게 진압당했다. 이때 약 9만 명의 케냐인들이 살해, 고문, 강간, 거세 등의 인권유린을 당했으며, 이후 10만 명 이상의 케냐인들이 열악한 환경의 강제수용소에서 육체노동과 폭행에 시달려야했다. 

 

* 마우마우 운동은 식민정부의 인종차별 정책과 토지몰수 등에 항거하며 케냐 최대 민족인 키쿠유(Kikuyu) 소작농을 중심으로 결성된 무장독립투쟁단체로, 1952년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함. 마우마우 봉기가 가장 격렬했던 1952~1954년 케냐 총독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케냐인들을 학살하였으며, 케냐정부 발표에 따르면 약 9만 명이 살해되었고 마우마우 동참자 색출 과정에서 고문과 폭력이 난무함. 마우마우 진압작전은 1960년 끝났는데 이때까지 케냐인들은 계속 수용소에 갇혀있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짐

마우마우 운동의 지도자였던 키마티(Dedan Kimathi) 역시 이때 처형되었다. 키마티의 가족들은 처형 이후 키마티의 장례를 치러주고자 여왕에게 여러 번 편지를 보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60년이 지난 2019년에서야 카미티(Kamiti) 교도소에서 시신을 매장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키마티의 딸은 “여왕은 여성이자 엄마였고, 아내이기도 했다. 동년배 여성이자 아내에게 자비를 베풀 수도 있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아공 작가인 흘롱과네(Sipho Hlongwane)는 과거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의 상당수가 영국에서 유래했다고 지적하며 “서방에게 제국주의는 과거의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현존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인 및 후손이 여전히 남아공 광산 업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우간다의 전직 정보국장이자 현 정치분석가인 로무샤나(Charles Rwomushana) 역시  “여왕은 前 영국 식민지들의 통합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우간다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에서 자행된 불의에 대해 적절히 다루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SNS에서도 여왕 서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Qban_Linx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왕홀과 왕관에 박힌 보석은 “아프리카의 별(Star of Africa) 다이아몬드”*의 조각으로 1905년 남아공에서 훔친 것이며, 4억 달러에 달한다. 이 보석들만으로도 남아공 학생 7만 5천 명의 고등교육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해 1만 9천회가 넘는 지지(Retweet)를 받았다.
CNN에 따르면 이 다이아몬드를 남아공으로 환수해야한다는 청원에 이미 6천 여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컬리넌 다이아몬드(Cullinan Diamond)라고 불리며, 3,106캐럿에 달함. 1905년 이를 채굴한 남아공 정부는 1907년 당시 영국 에드워드 7세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하였으며, 이후 다이아몬드는 9개의 큰 덩어리와 96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져 엘리자베스 여왕의 홀과 왕관에 장식됨. 영국 왕실은 당시 남아공 정부의 선물이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남아공 시민들은 제국주의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인식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인 아냐(Uju Anya) 카네기 멜런대 부교수는 SNS를 통해 “내 가족의 절반을 학살하고 추방했으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살아있는 사람들까지 고통 받게 한 제노사이드*를 지원한 정부의 군주에게는 경멸밖에 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1967~1970년 간 벌어진 비아프라(Biafra) 내전을 의미함. 영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은 나이지리아 정부는 분리 독립을 선언한 비아프라공화국 분리주의자들을 고립시킨 후 진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25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

이외에도 19세기 말 케냐 난디 항쟁(Nandi Resistance)*을 이끌다 암살당한 지도자 사모에이(Koitalel Arap Samoei)의 가족들은 여전히 영국군이 가져간 시신의 머리 부분의 반환과 공식적인 사과 및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남아공 코사(Xhosa) 왕실 역시 1835년 9차 코사전쟁(Xhosa Wars)*에서 살해되어 전리품으로 영국에 보내진 남아공 콰우타(Hintsa ka Khawuta) 왕의 머리와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사모에이는 케냐 몸바사(Mombasa)에서 시작, 케냐 난디(Nandi) 지역을 관통하여 우간다로 가는 우간다 철도 건설에 항의하여 11년간 대영국식민정부 항쟁을 진행하였으며, 1905년 결국 영국 정보부 요원에게 암살당함 
* 영국 정부의 케이프 식민지 확대 과정에서 1779년~1879년 간 ‘백년 전쟁’으로 알려진 코사인들과의 국경 전쟁이 발발, 총 9차례 전투가 발생
[참고자료]

*김지연. 옛 영국 식민지 국민들, 여왕 서거로 상기된 과거 역사에 '씁쓸'. (연합뉴스, 2022-09-13)

*김정호. 금세기 최대의 장례식, 그 뒤편의 그림자: 엘리자베스 2세를 뒤돌아보며. (ㅍㅍㅅㅅ, 2022-09-21)

*김혜리. “우리에겐 축제”…여왕 애도 거부하는 옛 영국 식민지들. (경향신문, 2022-09-12)

*서유근. 프랑스 식민지였던 가봉·토고, 英연방 가입했다... 이유는?. (조선일보, 2022-06-27)

*염운옥. 마우마우를 기억하라. (민족문화연구원, 2016-02)

*오진송. [英여왕 서거] 애도 뒤 한편에선 '피비린내 식민주의' 비판. (연합뉴스, 2022-09-11)

*외교부. 2019 나이지리아 개황.

*외교부. 2019 남아공 개황.

*외교부. 2021 케냐 개황.

*이가영. 선물인가, 도둑맞았나…여왕 서거 후 논란된 심장 크기 다이아몬드. (조선일보, 2022-09-17)

*이승민. 여왕 서거로 구심점 약해진 영연방…불투명해진 미래. (연합뉴스, 2022-09-19)

*최서윤. "사과도 배상도 없었다"…英여왕 애도 못하는 아프리카 식민지 국가들. (뉴스1, 2022-09-13)

*BBC.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를 둘러싼 아프리카 내 엇갈린 반응. (BBC, 2022-09-12)

*BBC.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여왕의 장례식엔 누가 참석하고 불참하나?. (BBC. 2022-09-14)


*AFP. Queen Elizabeth II's death ignites sensitive debate over Africa's colonial past. (2022-09-12, France24)

*Edwin Nyarangi. President Ruto: We will miss the cordial ties Queen Elizabeth II had with Kenya. (The Standard, 2022-09-20)

*Encyclopedia. Africa: British Colonies.

*Eniola Akinkuotu, Julian Pecquet. Queen Elizabeth’s death elicits duelling emotions in many African countries. (The Africa Report, 2022-09-09)

*Jeune Afrique. Funeral Elizabeth II: Ramaphosa, Kagame, Akufo-Addo… Who will attend the funeral of the Queen?. (2022-09-19)

*PSCU. President Kenyatta mourns Queen Elizabeth II (The Standard, 2022-09-09)

*Rael Ombuor, Rachel Chason and Meena Venkataramanan. In former British colonies, ghosts of past haunt mourning for queen. (The Washington Post, 2022-09-12)

*Redaction Africanews and Kwabena Adu-Gyamfi with Agencies. Why African leaders were bussed to Queen Elizabeth II funeral. (africanews, 2022-09-19)

*Rfi. Timeline: African independence. (Rfi, 20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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