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뿌까🐹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기운에 몸이 나른해지는 날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유독 빨리 피고 진 듯한 4월의 벚꽃을, 구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잠깐이라도 여유를 내어 만끽하셨나요?

(그리고 지난달 첫 발행된 <당신의 안녕>의 첫 편지 또한 어떻게 보셨을지도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일상 속 잘 사용하던 단어가 갑자기 이질적으로 느껴지실 때 있나요? 저는 문득 <당신의 안녕> 뉴스레터를 발간하던 중, ‘안녕’이라는 단어는 왜 ‘안녕’이 되었을까 궁금해져 어원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안녕’은 편안할 안(安), 편안할 영(寧)으로 

“당신은 편안하신가요? 걱정 없이 무탈하고 건강하신가요?”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르게는, 편안할 안(安), 영혼 영(靈)을 사용해서, 

“당신의 영혼은 편안하고 온전하신가요?” 라는 뜻도 있다고 해요.

가벼운 인사말로만 생각하던 두 글자가, 상대의 영혼까지 아끼고 존중하는 깊은 생각이 담긴 단어임을 알게 되니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당신의 안녕> 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의 뉴스레터에, 더욱 예쁘고 책임감 있는 마음을 담아야겠다고 느낀 순간이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구독자 한분 한분의 하루가 평안하고 온전하게 ‘안녕’하신지를 여쭙는 마음으로, 다양하고 좋은 이야기와 정보들을 모아 매달 찾아뵙도록 할게요. 💌

외톨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는 만남과 접촉입니다

글쓴이. 이아당(이미 아름다운 당신) 심리상담센터 박대령 센터장

저는 남들 앞에 설 때 두려움이 많던 아이였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도 내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다리가 굳어진 적도 있었고, 도서관에서 남들을 방해할까봐 침을 삼키거나 볼펜을 누르지 못한 적도 있었죠. 이런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이미 아름다운 당신' 이라는 사회공포증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는 집에서 나오지 못했고, 어떤 이는 직장생활은 하지만 주변 사람과는 이야기할 수 없기도 했습니다.🗣

카페 정기모임에 처음 나온 분들은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는 게 큰 안심과 위로가 돼요!” 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외톨이 생활 초기에는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만, 점점 마음이 회복될수록 환경적 요인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책감이나 수치심이 줄어듭니다. 나와 비슷한 타인을 보며 "그 사람이 괜찮은 것처럼 나도 이상한 게 아니지 않을까?" 하며 어렴풋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죠. 이를 심리학적 전문용어로 정상화, 타당화 과정이라고 합니다. 추울 때 몸이 떨리면 나를 탓하지 않고 바로 옷을 입는 것처럼, 마음도 악화된 인간관계라는 환경 때문에 당연히 불안할 수 있다고 올바르게 보는 것입니다.

외톨이들의 마음 회복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존재는 누구였을까요? 그것은 의사, 상담사, 연인, 친구도 아닌 반려동물이었습니다. 이들은 같이 있는 이를 순수하게 존재 자체로 사랑해줍니다. 서로 어루만지고 기대며 어떤 조건 없이도 다른 존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죠. 🐶

자조 모임을 통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활동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기가 더 쉽죠. 이렇게 무엇이든 좋은 것과 자주 접촉하다 보면 저절로 문제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말을 잘 하지 못했던 사람도 단지 긴장해서 능력 발휘를 못 했을 뿐임을 깨닫고 잘 말하게 되죠.

어떤 분은 하고 싶은 게 없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좋은 출발점입니다. 이럴 때는 아주 작은 것부터 연습하면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앉아 있다면 계속 앉고 싶은지, 눕고 싶은지, 또는 일어나고 싶은지만 살펴보세요. 이렇게 순간마다 작은 욕구들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점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더 잘 알게 되고, 그 가운데 의욕이 더 솟아오르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나의 '시나브로' 봉사 일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이라는 뜻의 단어 시나브로를 아시나요?🌱 순 우리말인 이 단어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어수선하고 차갑고 모든것이 급변하는 시대 속, '조금씩, 천천히' 이런 단어들을 마주하게 되면 왜인지 편안해져요. 저도 이 예쁜 단어처럼 조금씩 성장하며 단단해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아주 작지만 새로운 도전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샛숲을 가꾸고, 건강도 챙기고,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는 일석 삼조의 활동이 아닐까 싶었어요. 간편한 복장을 하고 여의샛강생태공원에 도착했을 때 아름다운 풍경에 한 번 놀랐고, 이미 많은 생태공원 지킴이 분들이 다녀간 듯 잘 관리된 모습에 두 번 놀랐습니다. 

과연 줍깅 활동을 할 만큼의 쓰레기가 있을까 싶었지만, 보물찾기처럼 숨어있었어요. 작은 동물들이 쓰레기를 먹을 것으로 착각할 걱정에, 더욱 열심히 자루와 집게를 손에 꼭 쥐고 쓰레기를 주웠답니다. 줍깅의 과정도 참 따뜻했는데요, 지나가던 시민들께서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봐 주시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날 위한 작은 도전이라 생각한 활동인데, 오히려 위로가 되더라구요. 평화로운 샛숲 풍경도 보고, 운동으로 활기차지고, 따듯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어 큰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일상 속 작은 낭만을 찾을 수 있는 ‘줍깅’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