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유유에서는 보름에 한 번,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유에서 맥집자로 일하는 사공영이라고 합니다. 편집자지만 책 사진은 올리지 않는 sns를 1년쯤 열어 두었더니, 지나가던 편집자님이 ‘맥집자’란 이름을 지어 주셨어요. 낮에는 책을 만들고 밤에는 맥주를 만납니다. 보름유유 구독자님 중에는 혹시,, 맥주 애호가 없으신가요? 있다면 언젠가 다같이 맥주 드는 날이 오길(ㅠㅠ) 기다려 보아요. 
당분간 저는, 편집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일하지만 편집자는 아닌 분들, 저조차 몰랐던 곳에서 책 만드는 일에 시간과 마음을 쏟는 맥주 중독자들, 맥주와는 무관하더라도 서울 밖 책의 공간,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멋진 분들을 찾아 숨은 이야기를 끄집어내 보려 합니다. (이럴 때도 맥주가 정말 유용+유익하겠죠?ㅋㅋ)
첫 인터뷰는 ‘맥주 마시러 나간 자리에서 만난 작가’입니다. 어느 날 선배 편집자님이 “맥주나 마시자”고 부른 자리에서 작가님을 처음 만났지요. 그렇게 5년, 앞으로도 쭉 맥주만 같이 마시게 될 줄 알았는데, 6년째 되던 해 맥주 대신 계약서를 앞에 두고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왜 그동안 그 많은 술자리에서 한 번도 안 들려주신 건지,, 저만 듣기 아까운 이 이야기를 보름유유 구독자님들께 처음 공개합니다.
고양이 집사, 베테랑 번역가, 신인 작가의 일상
20년 넘게 ‘옮긴이’로 살다가 『하루 영어교양』으로 ‘지은이’가 되었다.
무엇보다 매일 ‘냥이 돌보는 이’ 🐈
→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시죠?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얼마 전 유유에서 출간한 『하루 영어교양』을 쓴 서미석입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영미권의 신화와 민화, 역사 관련 인문서와 역사 소설을 번역했어요. 첫 번역서가 나온 것이 1998년이었으니 번역은 20년 넘게 해 왔고, 번역을 하다 보니 책 만드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편집 일을 시작한 지도 6년 정도 되었네요.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재작년에는 종종 뵈었는데 못 뵌 지 한참 지났어요. 생각해 보면 저도 선생님 일상은 잘 모르잖아요? 하루하루 어떻게 보내시는지 브이로그를 말로 한다- 생각하시고 살짝 보여 주세요! 
← 생활 패턴은 어찌 보면 굉장히 단조로워요. 그동안은 다섯 식구가 북적댔지만 재작년에 시어머니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두 아들도 직장 때문에 분가해서 작년부터는 단출하게 남편이랑 둘이 살고 있어요. 일하기에 최적화되었다고나 할까요? 오전에 남편이 출근하면 영양제부터 챙겨 먹고 9시쯤 저도 서재로 ‘출근’합니다. (근데 제가 저녁형 인간이라 오전에는 능률이 잘 안 올라요ㅠㅠ) 1시쯤 간단하게 점심 차려 먹고 라디오나 음악 들으면서 커피를 마셔요. 집 앞이 바로 숲이라 거실 창으로 우거진 녹음 보면서 한 시간 가량 멍 때리거나 라디오 들으면서 키득대기도 하는데, 이 시간이 제일 좋아요. 
오후에는 다시 서재로 올라가서 작업하거나 한가할 때는 노닥거리면서 웹 서핑하고 책 봐요. 독서모임에 꾸준히 나가고 있는데, 일과 관련 없는 책을 다른 사람과 함께 보고 나누는 게 좋더라고요. 일하는 중간 중간 고양이 밥 주고 응가 치워 주고 놀아 주는 집사 노릇도 합니다! 
6시쯤 남편이 퇴근하면 그날 있었던 일들 이야기하면서 저녁 먹고, 나가서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산책해요. 오래 앉아 있는 일을 하다 보니 무리하면 허리도 안 좋아지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재작년부터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고 있어요. 사실 밤에 집중이 잘 되는 편이라 예전에는 새벽까지 일할 때가 많았는데, 그러면 어느새 밤낮이 확 바뀌어 버려서 되도록 1시 이전에 자려고 애쓰고 있어요. 무리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생활해 보려고요. 지금은 1년 넘게 꾸준히 만보걷기를 하고 있어요.
 
→ 와아- 일단 번역가(+편집자)에 엄마랑 며느리, 집사 역할까지 하시다가 이제 좀 여유가 생긴 거네요.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왠지 축하할 일인 것 같고요. 사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요, 직업으로 번역가를 선택하는 게 흔치는 않잖아요. 선생님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삶을 사시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쓰는 삶! 예전부터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나 어렸을 때 쓰기의 즐거움을 크게 느낀 경험이 혹시 있으세요?
← 초등학교 3학년 땐가 4학년 땐가 특별활동 같은 걸 하면서 독후감 쓰기 반에 들어갔어요. 애들이 대충 막 적어 냈는데 전 어쨌든 열심히 쓴 것 같아요. 그걸 선생님이 되게 칭찬해 주셨고요. 크게 존재감이 없는 조용한 아이였는데, 애들 앞에서 칭찬받으니까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겨서 더 열심히 했죠.
그리고 일기를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꾸준히 썼어요. 힘든 날이나 사춘기 때 감정들을, 외향적이지 않아서 어디다가 표현하지 않고 일기에다 풀었어요. 지금 보면 너무 유치하고 창피한데 진짜 심각하게 썼거든요. 잘 쓰지는 않았어도 어쨌든 매일 뭔가 쓰는 행위를 했다는 게 번역하고 글 쓰는 데 밑바탕?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근데 20대 때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하셨잖아요. 대우에 입사하셨다니 무역 일을 하시면서 ‘글로벌한 삶’을 살고 싶으셨던 건,,아니죠?
← 아니죠. 그렇게 거창한 꿈이 아니었고 집안 배경이나 인맥 없이 제 능력으로만 입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았던 거예요. 그때 여성 대졸 공채를 하는 회사가 대우밖에 없었거든요. 대우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졸 공채를 시작했어요. 제가 3기고 그전에는 아예 여성 대졸 공채라는 게 없었어요.

→ 엥? 그럼 일자리를 어떻게? 아니, 일단 채용 성비가 어땠어요?
← 아예 남성 공채랑 여성 공채를 따로 진행했어요. 같은 신입 사원이라도 호봉이 완전히 다르게 책정되고요. 남자 신입이 4호갑이면 여자 신입은 4호을로 시작하죠. 연차가 지난다고 저절로 갑으로 올라가지는 않아요. 승급이 되어야 가능한데, 빠르면 1년, 보통은 2년, 늦으면 3년 만에 되기도 했어요.

→ 그런데 아무도 문제제기 안 해요?
← 시대가 너~어~무 달랐어요. 이유가 뭐였냐면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와서라는데, 군대 안 갔다 온 남자들도 같은 남성 직급, 호봉 체계를 따랐고……

→ 하ㅠㅠ 그럼 그런 회사 어렵게 들어가서 쉽지 않게 일하셨을 텐데, 퇴사할 때 아깝거나 싫지 않으셨어요?
← 아니요. 정말 환멸감 때문에 그만뒀거든요. 첫 아이 출산하고 부서를 옮겨서 밤늦게까지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근무도 잦았어요. 아기 얼굴 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했죠. 그래도 기혼 여직원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싶어서 담당 업무는 물론 직무교육, 어학시험까지 전부 챙기면서 그야말로 영혼을 갈아 넣으며 일했어요. 승진 점수가 이미 차고도 넘쳤고요. 그러다 둘째 아이를 가졌는데, 혹시라도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6개월이 될 때까지도 임신 사실을 숨겼어요. 근데 유니폼을 입으니까,
 
→ 유니폼? 무슨 일을 하는데 유니폼을 입어요? 남자 여자 다?
← 아니 여자만. 그러니까 대졸 여직원들이 왜 우리가 유니폼을 입어야 하냐고 불만을 제기하면, 슬프지만 같이 유니폼 입던 고졸 여직원이 왜 같은 여잔데 대졸은 안 입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대졸 직원 한 명이랑 고졸 직원 한 명이 팀이 되어서 일했는데, 대졸 여직원이랑 팀이 된 고졸 여직원은 “왜 같은 여직원인데, 나는 이 언니의 명령을 따라야 하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정말 힘들었던 게 대졸 여직원들 위치가 너무 애매했어요. 

어쨌든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대리 승진에서 또 누락되더라고요. 여자들은 보통 단번에 승진시켜 주지는 않아서 전해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에는 부장님도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부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뒷얘기를 들어보니 결정적인 이유가 임신이었대요. 그 말을 들으니 배신감과 환멸이 느껴졌죠. 같은 부서 사람들도 모르고 있던 저의 임신 사실을 알아본 인사부의 촉에 소름이 돋았어요. 왜 축복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내가 정말 이런 회사에 시간과 젊음을 바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 회사 망해라!’ 하고 악담을 하고 나왔어요.

 
→ 근데 정말 망했네요. 얼마 만에 망한 거예요?
← 1년? 악담하면서도 ‘설마 이 큰 회사가…?’ 했었는데 IMF가 터지면서 그런 일이 일어났죠. 그래서 어느 날은 ‘악담 함부로 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하고 또 어떤 날은 ‘아니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못 알아봤으면 망할 만도 하지’ 생각하기도 하고.

→ 그리고 얼마나 쉬셨어요?
← 2년이요. 그제야 작은애도 보고 큰애 가르치면서 뭘 할까 진지하게 생각해 봤죠. 그때 불현 듯 대학 다닐 때 안정효님이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막연히 동경했던 번역가의 꿈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제가 일한 부서가 외환기획부였거든요. 업무가 영자 경제지를 읽고 요약, 발췌해서 보고서 작성하는 일이었어요. 그러다가 IBRD, IMF, 월드뱅크 같은 데서 발행한 브로슈어랑 매뉴얼을 번역해서 다른 부서에 배포하는 일을 맡았어요. 팀원 전부가 MBA 출신인데 저만 학부 출신에 전공도 경제랑은 무관하잖아요? 경제학 지식이라고는 경제학개론 수업에서 들은 게 전부였는데, 생소한 경제·금융 용어로 가득한 원서를 읽으면서 모르는 것은 묻고 공부해 가며 결과물을 가져갔죠. 그랬더니 부장님이 “어떻게 된 게 비전공자가 번역한 게 제일 낫냐?” 하시면서 칭찬해 주셨고, 이후로는 번역하여 책자로 제작하는 것까지 혼자 도맡아서 하게 됐어요. 그때 조금 느꼈죠. ‘읽고 번역하는 일은, 전문지식이나 실용지식도 중요하지만 텍스트와 친한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거구나’, ‘인문학을 공부하고, 읽고 쓰는 걸 꾸준히 한 사람이 잘 할 수 있구나’ 

그래서 번역이라면 해 볼 만하다고 결론을 내렸죠. 번역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 좋을지 몰라서 무작정 강남에 있는 학원으로 갔어요. 번역학원! 운이 좋았어요. 보통은 상업 번역이나 기술 번역부터 시작하는데, 저는 바라던 대로 출판 번역 일을 덥석 맡게 됐으니까.

 
→ 그럼 번역하시면서는 회의감 들거나 지친 적 없으세요?
← 네! 이런 거 보면 번역 일은 제 적성에 잘 맞아요. 제가 같은 일 반복하는 걸 정말 싫어해요. 같은 말 여러 번 하는 것도 싫어하고요. 번역은 절묘한 게, 어쨌거나 일의 과정은 동일하지만 콘텐츠는 계속 바뀌잖아요. 새로운 힘을 계속 주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20년 동안이나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 오, 맞아요. 편집도 그래요. 똑같은 거 계속하는 거 같은데 계속 어려워. 완전 힘든데 재밌고. 
← 번역 일을 오래 하면서 제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새로운 걸 알아가고,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다양한 것을 알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 그 지식을 써먹으면서 느끼는 기쁨보다 그냥 아는 것 자체를 제가 정말 기뻐한다는 걸 알았어요.
어렸을 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어린 내가 유일하게 내 힘으로 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게 학교 공부였고, 지금을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도 공부여서 정말 죽기 살기로 했어요. 이제 와서 그걸 돌아보니, 제가 한 공부야말로 자기 주도 학습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한 번도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한 적이 없었거든요. 학교 수업 끝나면 아무것도 할 게 없으니 공부할 시간도 충분하고, 내 성향과 능력에 맞게 공부하는 나만의 공부법도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원 가서 공부 좀 더 할 걸 그랬어요.

→ 선생님 문학 전공이시죠? 서어서문학과! 스페인어!  
← 네. 대학에 입학했더니 저희 과가 1기였어요. 학교에 처음 생긴 학과. 그래서 서클 활동도 안 하고 과 친구들끼리 친하게 지냈어요. 

→ 와- 선생님, 이 멋진 이야기들을 왜 여태껏 한 번도 안 해 주셨어요! 전 매번 술자리에서만 만나니까 선생님도 저처럼 새로운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 좋아해요! 새로운 사람 만나고 새로운 거 배우고 경험하는 거 정말 좋아요. 언니랑 여행 가면 언니는 뭐든 귀찮아하는데 저는 눈에 보이는 건 뭐든 한 번은 꼭 해 보려고 해요. 무서운 길도 어쨌든 가 보고 해 보기는 해야 하고.
 
→ 돌다리 보이면 건너는 건 당연한 거고 미리 두드려 보지도 않는 성격? 제가 딱 그렇잖아요! 뭐든 해 봐야 직성이 풀리지.
← 네네! 일도 뭐든 해 봐야 좋더라고요. 아들들한테도 얘기해요. “쓸 데 없는 일인 것 같아도 나중에 살아 보면 그게 언젠가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당장은 나쁜 경험도 나중까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효용 없고 쓸모없고 오랫동안 쓰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단 한 번 해 봐라. 실패의 경험이 그만큼 쌓이는 것일 테니까. 되도록이면 해 봐라. 이불 밖은 절대 위험하지 않다. 해 봐!”
 
→ 우와아- 멋진 엄마다아-!
← 사실 번역 일만 꾸준히 하다가 처음 제 글을 써 보게 됐잖아요? 계약은 했는데 쓰려니 처음엔 정말 힘들더라고요. 머리를 막 쥐뜯었어요. 이거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근데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는데 어떤 작가가 나와서, 일단 그냥 써 보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도 그런다고. 일단 쓰기 시작하면 써지고, 자기도 처음에 쓴 글은 거의 다 갖다 버린다고. “각자 자기에게 맞는 글이 있고 자기한테 맞는 걸 쓰면 된다.” 그 이야기가 많이 공감이 됐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순수 창작을 하겠다는 마음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글을 쓰자! 새로운 뭔가를 만들려고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건 번역가나 편집자로 일하면서 이미 해 왔던 일이고 새로운 걸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은 원래부터 많으니까 어렵더라도 방향만 잡으면 된다.’ 쓰고 보니 제 글은 창작보다는 편집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 이렇게 작가가 되어 본 소감까지 들었네요. 왜인지 『작은 아씨들』 조금,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조금, 『미생』 조금…… 같은 식으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선생님 삶에 빽빽하게 들어 차 있는 것 같아요. 『하루 영어공부』 쓰시면서 ‘쓰는 삶’까지 더해졌고. 논픽션 쓰기는 이제 쭉 계속 하시는 건가요? 
← 근데 예전에는 저도 문학소녀였거든요.
 
→ 헐, 설마 에세이도 쓰고 싶어지신 거예요?
← 그런 마음이 없진 않죠. 요즘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느끼는 것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들고 있어요. 예를 들면 레비! 예전엔 제가 고양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저희 집 고양이가 저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고양이랑 소통해 보려고 꾸준히 관찰하고 공부하니까 고양이가 저를 싫어한 게 아니라 제가 제 언어법으로만 얘를 이해하려고 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얘는 그 시간 동안 자기 언어법으로 저와 소통하려고 했고 애정을 표현했는데 못 알아들었던 거죠. 
그걸 느끼면서 사람들과의 소통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됐어요. 저는 늘 제 언어법으로 타인에게 마음이나 애정을 표현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닿지 않을 수 있겠구나. 이런 일상의 생각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 흐흐 기대해 볼게요. 우리 또 해요, 그럼! 일단 책거리하면서 맥주부터 한 잔 마시고🍺🍺

다음 보름유유 예고🌓

"책을 골라서 판다는 것도 기본적으로 제 가치관이 바로서야 가능하단 생각을 하다 보니

어제보다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해요.

좋은 사람이 실은 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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