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라는 문제 앞에 모순을 느끼나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지난주에 회사에서 교육 프로그램 중 한 코너로 뇌구조 그리기를 (아주 오랜만에) 하게 되었는데요, 그 날 교육에 참석한 인원의 8할이 '오늘 뭐먹지?'를 제법 큰 영역으로 표시했더라고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고민하는 건지, 아니면 '밥 한 번 먹자'가 인삿말인 한국인들이라 그런건지 궁금해졌습니다. 🤔

참고로 저의 뇌에는 이외에도 '오늘은 꼭 운동 해야하는데...'가 있었습니다. 구독자님은 지금 본인의 뇌구조를 그린다면 어떤 요소를 넣을 것 같으신가요? 여기에서 같이 수다 떨어요! 

💫 이번주의 '시소'
작년보다 더 빨리진 것 같은 벚꽃과 벌써 훅 더워진 날씨. 

점점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면서도 배달 음식을 끊지 못하고,
SPA 브랜드 세일은 놓치지 않고 구경을 하게 되죠.

정작 채식도 즐기고 텀블러도 꼭 챙겨 쓰지만,
정말 잘하고 있는지 물으면 한없이 작아져요 😟

이번주는 환경 문제에 있어 모순을 안고사는 우리를 위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1.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 아니야?
재활용 안 되는 종이, 플라스틱 케이스... K팝 앨범을 뜯어봤다
👉 한국일보

서점 가서 음반 코너를 돌아보면, 요샌 앨범이 정말 각양각색이라고 느껴져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에 앞 뒤로 얇은 가사집을 넣어 팔았던 것 같은데, 이젠 클래식 음반조차도 그런 형태는 찾아보기가 어렵더라고요. 특히나 아이돌 음반이라면 코팅된 두꺼운 종이 케이스 속에 두툼한 포토북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포토카드, 책갈피, 엽서 등 팬들의 수집 욕구를 불타오르게 하는 랜덤 구성품까지 동봉되어 출시되니까요. 덕분에 제 K팝 덕질의 재미는 늘었지만, 그로 인한 환경파괴는 점점 심각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돌을 주축으로 K팝 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한 건 20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기획사들은 매 앨범마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종이를 양껏 사용하고, 각종 이벤트로 다량 구매를 부추기기 일쑤거든요.

사실 여기서 정말 아이러니한 건, 최근 데뷔하는 아이돌들의 셀링포인트 중 하나가 환경 보호를 지향하는 모습이라는 겁니다. 일례로 스테이씨(STAYC)는 스케줄 중 늘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관련 자체 콘텐츠를 여러 편 선보였고, 이달의 소녀 멤버 츄는 자신의 이름을 건 친환경 리얼리티 웹 예능 <지구를 지켜츄>를 통해 100만 유튜버가 되었습니다.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세대가 주요 타겟층이라는 점에서 이것이 훌륭한 마케팅 방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왜 이런 전략에 실질적인 행동은 뒷받침되지 못, 아니 안 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2. 위선일까 시도일까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작가 : 타일러 라쉬

환경 이슈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 한번쯤 들어 보셨을 텐데요. 역시 요즘 가장 화제인 그린 워싱*을 다룬 파트가 눈길이 가더라고요. 작가는 환경을 위해 뭐라도 하는 기업을 응원한다고 밝혔는데. 그중에 시즌MD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스타벅스도 포함되어 있어서 좀 새로웠어요. 타일러 같은 활동가가 칭찬한다고?

개인적으로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다 접은 경험이 있어요. 현실적인 이유로 타협한 지점을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척한다'고 비판할까봐 우려가 돼서였어요.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각각  ‘그린 워싱’에 대해 고민해보았지만, 정작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선 답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작가가 언급한 한 가지 방법으론 ‘기업이 명확한 기준을 갖고, 그 성과를 외부에 공유하고 있는지’인데요. 꽤 좋은 기준이 될 것 같아요. 

구독자님은 기업들의 이런 친환경 마케팅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그린 워싱: 기업이 실제론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도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3. 진짜와 가짜 사이
내 행동이 정말 친환경적인지 그린 워싱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할 때
👉 에코팀 ECHO team

혹시 어렸을 때 비 오는 날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빗물을 마셔보려 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몇 번 시도했다가 부모님께 혼이 나기도 했어요. 환경오염으로 그 빗방울에 어떤 유해물질이 섞였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크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됐죠. 그런데, 바로 이 빗물로 무려 맥주가 만들어진 적이 있었대요!

2019년 초록공작소라는 소셜벤처 팀에서 만든 ‘헬레스라거’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눈치채셨겠지만) 이 맥주는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있어요. 그 이유는 바로 이 맥주를 만든 당사자가 이 사업이 ‘그린워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맥주의 내용물 자체는 빗물을 정제해서 기존의 맥주보다는 조금 더 친환경적임은 분명했습니다. 세계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을 예방하는 큰 흐름에 기여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사업이 시작된 거였죠. 하지만 그 맥주를 생산하고, 또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환경오염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지속적으로 만들 만큼 사회적 가치가 있는가는 확신이 없었다고 해요.

이 콘텐츠를 보고 나니 우리가 특정 상품 혹은 서비스를 ‘친환경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게 환경에 도움이 될 텐데, 그건 쉽지 않으니 그렇게 이름 붙은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니까요.

4. 모순을 딛고 낙천주의자가 되려면
빨주노초파남보
👉 노래 : 옥상달빛

언젠가 키오스크로 주문하려고 하는데, 친구가 익숙하게 일회용 숟가락 버튼을 클릭하더라고요. (먹고 가는 상황이라) 다회용도 괜찮지 않냐 했지만 결국 친구를 설득하진 못했어요. 원래도 촉박하게 느껴지는 키오스크 앞이라 그랬을까요. 더 길게 말하지 못한 그때의 제가 가끔 부끄럽게 느껴져요.


어느 사회적인 이슈도 마찬가지겠지만 반대인 사람 앞에서 의견을 피력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걸 해서 뭐가 바뀌냐는 면박을 받을 때, 상대를 설득하는 일은 정말이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오늘의 시소 때 얘기한 것처럼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건지 자책이 들기도 하고요. 


이런 매일의 상황 속에서도 내일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주문이라도 걸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계속 반복되는 이 노래의 후렴처럼요. 이 세상이 아름답다 느낄 수 있도록 내가 그들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을”  용기 있는 낙관주의자가 되어, 아무것도 안 하는 비관주의자들을 물리칠 수 있도록요.


💭 흥선&리코의 콘텐츠 영수증
🥨 리코'S PICK <세븐틴 컴백기념 대표곡 돌아보기! 김가네 K-POP w.김윤하 평론가>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K팝덕후라면_무조건입니다

이번 주 제가 가져온 콘텐츠는 구독자님이 K팝을 즐겨 들으신다면, 아마 높은 확률로 흥미를 가지게 되실 거예요. 아니, 사실 이미 보고 계실지도?😉

이 ‘김가네 K-POP’은 EBS에서 펜타콘 신원이 진행하는 <펜타곤의 밤의 라디오> 코너 중 하나인데요, 평론가와 함께 한 아티스트의 곡들을 톺아보는 콘텐츠입니다. K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김윤하, 김영대 평론가가 번갈아 출연하고 있어요. 이제는 K팝 팬들이 작곡가, 안무가는 물론이고 컨셉 촬영을 한 사진작가, 뮤직비디오 감독까지도 알고 좋아하잖아요. 이렇게까지 팬들이 심도 있게 K팝을 소비하고 있다 보니, 이런 류의 콘텐츠가 생겨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수많은 결과물들을 볼 평론가가 보는 내 가수는 어떤지,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은 어떤 건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진 거죠. 

이번주는 이 코너 자체에 꽂혀서 여러 편을 들어봤는데요, 위에 첨부한 세븐틴은 이 그룹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색깔이 뚜렷하고 또 그걸 자체 제작으로 만들고 있어서 그런지 그중에 가장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참고로 김윤하 평론가는 아티스트의 데뷔부터 컨셉, 곡의 서사에 좀 집중해서, 반대로 김영대 평론가는 곡의 장르, 전개 방식 등 음악적 지식들을 엮어서 말씀하시는 편입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 흥선'S PICK <Come From Away>
구매처 : 애플TV+
가격 :  ₩ 6,500
#애플TV+에서_파친코밖에_안본다면

평범한 우리가 평범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도 어찌할 수 없는 큰 사건을 마주한 때라면요. 9.11 테러가 벌어지던 그날. 미 영공을 날던 모든 비행기는 운행을 멈춰요. 그리고 하룻밤 사이 목적지와 전혀 다른 캐나다의 작은 공항에 불시착하죠. 평생 조용히 살던 마을 주민들은 전 세계 사람들을 이웃으로 갑작스레 맞이해요. 

9.11 사건을 다루는데도 <Come From Away>가 낯설지 않은 건 우리가 재난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건 누군가에겐 😷팬데믹, 누군가에겐 🌲기후변화겠죠. 큰 사건 앞에 우리는 서로 다투고 싸우는 동시에 낯선 이에게 어깨를 빌려주는 법도 배워요. 마을 사람들이 말도 통하지 않은 이웃을 위해 음식을 내오고, 술을 꺼내 걱정 어린 밤을 함께하는 것처럼요. 평범한 사람들이 재난 앞에서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 비밀을 <Come From Away>는 나누기 위해 지금까지 극을 올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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