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학년 반항아 vs 담임교사,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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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1일

Today's Linky Letter

오늘의 링키

1. 6학년 반항아 vs 담임교사

2. 너는 나처럼 되지 말라고

3. 웹툰 : 새싹

4. 링키PICK : 이번 주 활동 정보

# 교육 현장 이야기

6학년 반항아

vs 담임교사

글 : 다이앤선생님

6학년 담임이 된다는 것은 왕좌의 게임에 참여하는 것과 비슷해요. 수업과 학급 규칙 운영의 주도권을 두고 담임교사와 학생은 끊임없이 치열한 게임을 벌이죠. 만일 담임교사의 권한이 너무 강하면 독재 정권과 비슷해지고, 학생들에 주도권을 빼앗기면 무정부 상태에 빠지게 돼요. 그래서 담임교사는 학기 초에 학급 규칙을 세우고, 모둠을 만들고, 역할 분담하는 방법을 익힐 때까지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해요. 이후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아이들이 자치적으로 학급을 운영하도록 돕고요.

6학년 담임교사가 학기 초에 주도권을 가져오려면 반드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해요. 가만히 앉아있어도 포스가 느껴질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죠. 또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결단력도 보여야 해요. 하지만 이런 왕좌의 게임에 도전장을 내미는 반항아가 등장하는 순간, 담임교사는 눈썹을 위로 올리고 미간에 주름을 잡을 수밖에 없어요.

반항아의 등장

"연수야, 학교 수업 시간엔 교과서를 풀어야지. 학원 문제집은 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연수는 몸집이 크고 공부를 꽤 잘하는 여학생이었어요. 하지만 성적과는 별개로 학교 수업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죠. 수업 시간에 몰래 학원 수학 문제집을 풀기도 했고요. 날이 갈수록 연수는 제 신경을 거스르는 행동을 더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수업 시간에 졸기도 하고, 하기 싫다고 크게 말하기도 했죠. 저는 참다못해 연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연수 어머니는 연수가 요즘 짜증이 늘었고 학원 가기 싫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고 전하셨어요. 논술, 수학, 영어, 종합 과외를 하고 있다는 연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반항적인 태도가 학원 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어머님은 제 생각을 완강히 부인하셨어요. 6학년이 되면 다들 이 정도는 하고, 친구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학원이라도 보내 강제적으로 공부를 하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전화를 끊었지만 연수와의 갈등은 해결되지 못한 채 점점 깊어져만 갔어요.

기나긴 대결의 결말

어느 날 아침 자습 시간, 전날에 이야기한 대로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장에 나가 커플 줄넘기를 할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연수는 줄넘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교실에 있겠다고 했죠. 저는 일단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내보내고, 연수를 붙잡고 설득했어요. 연수는 끝까지 반항했고 그런 연수의 책상 서랍에는 학원 문제집이 가득했어요. 저는 결국 "그럼 선생님 입장이 뭐가 되겠니? 도대체 왜 싫다고 하는 거야? 혼자 교실에서 학원 문제집을 풀면 선생님이 얼마나 속상하겠어!"라고 화를 냈어요.

그런데 그때 연수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어요.

"커플 줄넘기를 하면 가슴하고 뱃살이 출렁거려 창피하단 말이에요. 게다가 전 줄넘기를 잘하지 못해요. 안 그래도 애들이 저랑 잘 안 놀아주는데 누가 저랑 커플 줄넘기를 하고 싶겠어요. 그래서 하기 싫어요."

저는 예상치 못한 답변에 당황했어요. 늘 강하게만 보였던 연수가 자존심이 상해 말할 수 없었다며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훔쳐냈어요. 그날 저는 처음으로 연수와 가까이 앉아 연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선생님, 학원 숙제가 많아서 힘들어요. 집에 가면 숙제하느라 애들하고 놀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얼른 숙제해놓고 친구들하고 놀아요. 만약 애들이 저만 빼고 놀았다는 말을 들으면 왕따가 될까 봐 너무 불안해요."

알고 보니 연수는 친구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아이였어요. 그래서 방과 후 친구들이 모여 놀 때 무조건 같이 놀았다 밀린 학원 숙제를 밤늦게, 혹은 학교에서 하는 거였죠. 숙제하느라 늦게 잔 날에는 학교에서 꾸벅꾸벅 졸 수밖에 없었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어쩌면 진도를 나가야 한다는 핑계로, 주도권을 뺏겨서 휘둘리면 안 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놀 시간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연수와 든든한 동맹군이 되었답니다. 연수는 가끔 쉬는 시간마다 제 자리에 와서 이런저런 말을 걸기 시작했고, 한결 더 가까워졌어요.

귀 기울여 보기

# 부모 성장 프로젝트

너는 나처럼

되지 말라고

글 : 초등교사 문일애

최근에 '금쪽 수업',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일명 '금쪽 시리즈'를 만들어 내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 모두 알고 계시죠? 재미있는 것은 육아법 코칭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없는 2030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김승훈 PD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폭력적으로만 느껴졌던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는 젊은 세대 시청자들의 반응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어요. 누구보다 자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인데, 자녀들은 부모의 어떤 마음이 그렇게도 폭력적으로 느껴졌던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내면에 상처받은 아이를 만드는 부모의 잘못된 사랑 방식과 그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캐나다에서 경험을 떠올려보면, 한국(혹은 아시아계) 부모들이 유럽이나 북미권 부모보다 자신과 자녀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자식 농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자식의 사회적 성공이 부모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까지 하죠. 그래서인지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인생을 분리하여 생각하기보다 '나의 소유' 혹은 '내가 책임지고 이루어야 할 과제'로 바라보는 부모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러한 자녀관이 부모가 폭력적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예를 들어볼까요? 저의 첫째 아이가 캐나다에서 첫돌을 맞이했을 때 이야기예요. 캐나다인 친구들을 모아 돌잔치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왕이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아이에게 한복도 입히고 돌잡이도 준비했어요. 그리고 캐네디언 친구들에게 아이가 고르는 물건으로 아이의 장래를 점치는 첫 번째 생일의 풍속이라는 것과 물건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 주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 설명을 듣고 있던 한 친구가 반문하며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이의 행복이 없잖아!”

저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듣고 보니 아이의 생일상 위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이로 자라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와 소망만 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의 행복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반대로 캐나다 부모들이 자녀의 사회적 성공을 바라지 않는 것도 아닐 거고요. 저는 이것이 자녀의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모의 자녀관에 따라 사랑을 추구하는 방식과 자녀에게 소망하는 바가 완전히 달라지는 겁니다.

다 너 잘 되라고 이러는 거야

앞서 현 2030세대가 부모의 마음이 폭력적이었다고 느꼈던 이유는 자신의 결정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 머리나 패션 스타일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장래 희망, 진로, 취업, 결혼 같은 인생의 중차대한 문제까지요.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 속에서 부모의 뜻을 따르지 않았던 아이는 반항하는 아이로, 따르고 싶어도 능력이 되지 않아 따를 수 없었던 아이들은 실패한 아이가 되어야 했을 거고요.

여러분에게 자녀는 어떤 존재인가요? 이제 부모의 품을 떠나려고만 하는 십 대 자녀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계시나요? 자녀는 지붕을 공유하며 마음을 주고받아야 할 존재라 해요. 스스로 자신만의 기둥을 세우려 하면 기꺼이 지켜보다가 드디어 새로운 지붕을 올리려 할 때쯤에는 기꺼이 현관문을 열고 안녕을 외쳐주어야 하고요. 바로 지금 우리 자녀들이 지나고 있는 '십 대'라는 시기가 나만의 기둥을 세우는 때라 생각해요. 십 대는 원래 소란스러운 시기죠. 그런데 부모는 그 소란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아요. 성적표를 마주하는 십 대를 기점으로 인생의 성패가 갈리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어쩌면 '너 잘 되라고,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말은 부모의 비겁한 방패일지도 몰라요. 육아의 최종 목적은 독립이라고 하죠. 부모가 자녀를 내가 책임져야 할 인생의 과제로 생각하고 이리저리 휘두르려 한다면 자녀는 그것을 사랑이 아니라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불행의 시작일 수 있어요. 내 부모는 나를 잃어버리게 만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마치 손에 꽉 쥐고만 있느라 먹지도 못하고 다 녹아버린 초콜릿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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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 선생님도 잘 부탁해

새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