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ear's Special🎄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하는 '순살 Intelligence'
비정기 특집 발행, 첫 번째 에피소드 

순살 Intelligence 
Episode 1
2020년 1월 1일 (수)

매일 아침 3분 '순살브리핑'은 내일 (2일) 재개!  
🎄Happy New Year 2020🎄

100년 전 오늘, 미국 금주령 시행

술의 두 가지 얼굴: 천사와 악마 

by 카일 x Team 순살
Together with Dancing Cider 🍺
오늘의 한마디 💭
"I think this would be a good time for a beer."
- Franklin D. Roosevelt
개츠비, 밀주 판매로 부자 등극
미국의 금주령, 술을 악으로 규정하다
1919년 미국의 금주법안 (Volstead Act, 수정 헌법 18조) 비준, 1920년 1월 1일부터 미연방 내 0.5% 도수 이상의 주류 제조, 판매, 운송을 금지하는 법안 발효. 그러나 밀주 제작, 갱들의 난립, 마약 소비 증가로 고귀한 경험 (The Noble Experiment) 이라는 (웃픈) 평가와 함께 13년만에 폐지, 20세기 음주 산업에 짧고 굵은 한 획을 남김

금주령 배경: Trouble was brewing 🍺
  • 미국은 유럽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답게 술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국가였음.  흔히 건국의 아버지 (Founding Fathers) 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또한 합리적이고 온건하게 헌법을 만드는 이상적인 모습과 달리 어마어마한 주당이었다고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존 애덤스 등)
  • 당시 개인들의 알코올 섭취량도 어마어마했음. 1800년 대 미국인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오늘날 평균의 3배 수준. 대부분 ‘살롱 (Saloon)’에서 섭취, 살롱은 국민 150~200명당 한 개꼴로 번성,  켄터키 주에만 증류소가 3,000곳 등 알코올 과다 공급 & 과음 문화 흥행
  • 이러한 과음 문화는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 유발. 급증하던 인종문제, 종교/윤리적문제, 가정 폭력, 이민자들의 범죄율 증가 등 사회적 만병의 근원으로 술이 지목됨
  •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가 금주령 옹호 시작. '알코올은 사탄의 음료'라고 외치며  1892년 Anti-Saloon League (ASL) 라는 반 주류판매 연맹으로 이어짐. 페미니스트인 '캐리 네이션'은 한손에는 도끼, 한손에는 성경을 들고 30군데 술집의 술독을 도끼로(!) 처단 
  • 당시 미국 맥주산업을 이끌던 독일계 기업들에 대한 반감도 한 몫. 미국의 1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적국이 되며  반발 거세짐. 당시 미국 주류 소비량 중 맥주 비중은 10% (vs 위스키,진, 와인이 80%) 이하의 수준, but 당시 사회 분위기상 금주령 촉진제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임
  •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미국의 자본가들도 금주령에 열띤 찬성. 포드 자동차의 헨리 포드는, 금주령 시행 후 (1920년 5월) 자동차 공장 결근율이, 금주령 시행 이전 (1918년 4월)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고 증언

    * 독일인 특유의 근면함으로 미국 맥주시장을 평정, 독일계 이민자 아돌프스 부시(Adolphus Busch)가 설립한 Anheuser-Busch의 버드와이저 & 프레데릭 밀러(Frederick Miller)의 밀러가 대표적
    * 미국 이민자 집단 중 가장 큰 비중이 독일계 (17%), 1차 세계 대전 중 반독일주의는 실로 매우 팽배. 독일계 이민 3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부도 미국으로 이민와 독일식 성인 Trumpf에서 미국식 표기인 Trump로 바꿨을 정도
금주령 시행: BAAM! 💥
  • 이름 그대로 음료로써의 알코올 제조, 유통, 수입, 수출, 판매 등을 금지하는 법안.  단, 0.5% 이하의 술이나 (술인가 그게), 종교/의료용은 제외
  • 정부는 세금까지 재편. 당시 세금의 30%가 주류세였는데, 소득세 인상안 법안까지 통과시키며 주요 세금 유입원을 주류세에서 소득세로 옮기면서 금주령 법안 초석 마련
  • 그 결과, 1915년까지 1,300여개 있던 미국의 맥주 양조장은 100개도 남지 않게 됨 (vs 한국 맥주 양조장 개수가 현재 100개 이상). 그때 살아남아 현재까지 성장해온 대표적인 회사들이 Anheuser-Busch, Coors, Miller, Pabst, Yuengling 등
금주령 영향 1: 폭력이 꽃 피다 🧨
  • 밀주 성행 . 술을 비주류용 알코올로 몰래 만들어 먹거나 밀수 시작. 식품안전에 무방비해진 상태에서 유해물질 (메탄올) 사용으로 3만명 사망했다는 썰도. 가정 지하실 or 욕조에서 술 제조가 유행하기도. 몰래 술 마시기 위해 힙 플라스크 같은 술병 디자인 생겨남
  • 무서운 핵인싸들 등장. 밀수꾼 및 비밀증류소들은 배의 선주들이나 폭력조직들이 대부분. 자연스레 그 시대의 인플루언서 집단이 되어버림. William McCoy는 물을 안 탄 진짜배기 술만 취급한 고퀄 술 밀수꾼으로 (고급일수록 고마진), real McCoy라는 별명은 "진짜"를 상징하는 단어가 됨. 그가 주로 밀수했던 위스키는 '커티 삭 (Cutty Sark)'
  • 갱들의 난입. 알 카포네 (Al Capone)성 발렌타인 학살사건 (St. Valentine's Day Massacre) 발발. 밀수업을 하는 폭력세력들의 범죄는, 1929년 2월 14일 알 카포네의 반대파 갱단 학살로 피크 찍음. 지금 우리가 아는 마피아의 이미지가 이 때 생김
  • 이 시기, 밀수/밀조주의 90%가 위스키 밀조주인 문샤인. 금주법 시기, 문샤인 제조업자 3형제의 이야기인 영화 Lawless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에 당시 시대상이 나옴
  • 가짜 교인들이 생겨남. 종교적으로는 허용된 포도주를 얻기위한 목적 (Fake Rabbis 등장) 
  • 와인산업의 암흑기. 캘리포니아의 주정 면허 박탈, 와이너리 줄줄이 도산. 그러나 소량의 가내 생산 허가에 캘리포니아 포도가 와인 인구 밀집된 동부로 보내지기 시작. 기차로 장기 운반을 위해, 껍질 두꺼운 튼튼한 포도 (=저품질) 품종 생산. 그렇게 질적으로 허약해진 미국의 와인산업,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잃고 70년 대 초까지 고전

    * 알 카포네 (Al Capone): 20세부터 시카고 갱단 중심 세력, 당시 시카고의 일인자. 매춘, 밀주, 도박장 등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1억 달러 이상 재산 축적. 그 일대기는 영화 Untouchable에서 확인
    * 알 카포네 said: "내가 만든 술을 밀주라고 부르던 인간들이 그걸 은쟁반에 담아서 내놓으니까 '접대'라고 부르면서 기뻐한다. 내가 이 사업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정치인들처럼 비싼 옷을 입고 개소리를 지껄이는 한심한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금주령 영향 2: 문화도 같이 꽃 피우다 🍸
  • 재즈의 발달. 음지에서 몰래 영업하는 speakeasy bar들이 흥행, 손님 유치를 위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라이브 뮤직을 필두로 한 음악문화 발전. 불법 속에 피어난 문화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즉흥적이고 불규칙한 재즈가 인기, 20세기 초중반 재즈가 미국의 대중문화로 성장하는 발판 마련
  • 칵테일의 발전. 밀주는 제대로 된 숙성도, 발효도 없이 만들어져 퀘퀘한 냄새는 물론, 디자인도 빈약. 여기에 향기로운 과실 향과 멋진 장식을 더해 칵테일로 개발
  • 캔맥주 출시 촉진. 금주령 시대에 무알코올 맥주를 위한 캔맥주에 도전. 몇 번의 실패 후 1935년도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캔맥주 개발
  • 이웃국가 술 발전 계기. 멕시코의 테킬라, 쿠바의 럼, 캐나다의 위스키가 그 예. 미국 인접국가의 술들이 암암리에 유통
  • 탄산음료의 발전. 19세기부터 소화제, 두통약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던 탄산수 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마약류 첨가물이 더해지며 부작용. 1914년 미국 약사법 개정, 처방전 없는 탄산수 판매에 제약. 금주령 시행되며, 술의 대체제로 톡 쏘는 느낌의 시원하고 달콤한 탄산음료로서의 기능이 어필. 엉뚱하게 약국이 술집 대신 성인 남자들의 사교 장소로 발전
  • 미국의 대표 카레이싱 대회 나스카(NASCAR)의 탄생. 경찰의 추격을 따돌려야 했던 밀주운반차를 가볍고 빠른 배달용 차량으로 개조. 이 개조차량으로 밤에 마피아들끼리 시합을 했던 것이 나스카 대회의 모태. 세계 3대 자동차 경주 대회로 발전 
금주령의 쇠퇴 🥂
  • 부작용도 많았고, 어떻게든 마실 사람들은 마시던 상황에서 분위기 쇠퇴 시작
  • 대통령도 음주욕구를 참지 못함. 주법을 만든 하딩 대통령은 취미가 백악관에서 술+포커, 영부인이 폭탄주 말아줬다는 썰. 그 다음 대통령인 후버는 금주령을 신성한 의무라 평했지만, 당선 후 미국 법이 적용되지 않는 벨기에 대사관에 자주 찾아가 술 한잔 
  • 금주령에서 파생된 범죄 급증 -> 미국 전역에서 금주령 반대운동 발발. 그 중심에는 AAPA (Association Against the Prohibition Amendment, 반금주법협회)가 있었고, GE듀폰처럼 1차대전으로 성장한 거대기업이 법인세를 주류세로 대체하고자 적극 가담 
  • 1929년 대공황 발생, 혼돈 속에 사람들이 대놓고 술을 찾음. 세금 확보를 위해서도 술의 양지화가 필요했던 상황
  • 루스벨트는 금주령 폐지를 제 1공약 제시, 1932년 선거 승리 후 1933년 폐지안 서명. 1933년 3월, 3.2% 이하의 도수를 허용하는 Cullen Harrison Act 통과하며 분위기 반전, 12월 철폐 통과 
  • 다만 연방국가인 만큼 각 주마다 의견차이로 전역에서의 완전 철폐는 1966년에서야. 아직도 특정 지역에서는 부분 금주가 시행된다고 함
  • 주수입원을 잃은 마피아들은 마약밀수로 눈을 돌리며 마약밀매로 악의 고리는 이어짐 
1933년, 금주령 폐지 후 환호하는 시카고 음주인들 (Chicago Sun-Times/Chicago Daily News collection/Chicago History Museum/Getty Images)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자들 👑
1) Anheuser-Busch (이하 'AB')
미국 국민 맥주 버드와이저 제조사. 수많은 M&A를 거치며 현재
 공식 명칭은 AB InBev SA/NV. 2008년 벨기에 InBev사가 AB 인수
(이제 벨기에 회사), 2016년에는 SAB Miller 인수로 맥주 업체 중 세계 최대 (코로나,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 오비맥주 등 소유). AB는 1890년부터 금주령 시행가능성 예상하고 이미 사업 다각화 준비. 1916년 무알코올 맥주 출시 후 대박, but 금주령 시행 후 경쟁 심화 & 도수 높은 맥주에 비해 인기 저조. 그리하여 소유 부동산 절반 처분하며, 당시 커피와 차 쪽으로 상품 타겟 재정비

2) Coors 
현재 세계 3대 맥주 회사 중 하나인 Molson Coors 산하. 
Coors 브랜드 역시 수많은 M&A를 거치며 주인이 바뀌어옴. 소재지인 콜로라도는 다른 주 대비 4년 먼저 금주령 시행, 상대적으로 준비가 더 된 편. 금주령 시절 소다수, 캔디, 맥아유 사업 다각화 등 시도, but 한동안 Coors 집안의 다른 사업인 시멘트, 부동산, 세라믹 도자기 사업 등이 먹여살림. 세라믹 도자기 사업부는 현재 Coorstek으로 발전 (반도체 및 산업용장비 세라믹정밀부품 생산)

3) Miller
역시 많은 손바뀜 후, 현재 Molson Coors 산하. 금주령 보릿고개에 매물로 나왔었으나 매수자가 없어 버티다가 살아남은 기적의 회사. 소프트드링크, 저알코올맥주, 몰트시럽 등으로 근근히 버팀. 그들을 살린 건, 바로 부동산! 
도시 노른자에 소유했던 부동산 (예전 살롱 자리) 수익과 채권 등 금융 자산으로 암흑기 존버. 본사인 밀워키는 미국 최대 양조 도시 중 하나로, 연고 MLB 야구팀 이름도 밀워키 브루어스 (Brewers)

4) Pabst
힙스터들이 마신다는 Blue ribbon. 밀러와 여러 가지로 비슷. 위스컨신 밀워키 소재 브루어리로 시작, 금주령 기간에는 맥주 생산 중지하고 치즈 공장으로 탈바꿈. 금주령 폐지 후 맥주 회사로 복귀, 후에 
치즈 부문 Kraft에 매도

5) Yuengling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Samuel Adams 로 유명한 
Boston Beer Company와 함께, 미국 소유 맥주 기업 중 생산량 선두 업체아이스크림으로 사업 다각화 후, 유제품으로 한 때 가장 두각을 나타냈었음

6) Heineken
20년 넘게 유럽인이 가장 즐겨마시는 맥주 1위 선정. 유럽, 동남아 (당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공장) 에서 먼저 유명세, 이후 금주령이 풀린 미국에 경쟁자들 없는 틈에 상륙하며 HIT. 금주령 해제 3일 째 최초의 합법적 맥주로 미국에 최초 상륙. 미국인들은 정말 오랜만에 먹는 맥주, 그것도 품질 좋은 하이네켄 맥주에 환호했을 수 밖에

7) Brown Forman
현재 세계 최대 주류 (주종 관계없이) 회사 중 하나, 한국에는 Jack Daniel's 브랜드가 유명. 금주령 시절 주력 제품 Old Forester 위스키는, 의약 목적으로 제조 허가(!)를 받아 유유자적 사업을 이어나감
그 이후 ~ 현재
위의 대규모 양조회사들은 사업 다각화로 생존, but 소규모 양조장은 대부분 문 닫음. 그 중 살아 남은 곳 하나가 앵커브루잉 (Anchor Brewing), 현재 크래프트 맥주의 시초격, 1896년 설립된 '스팀맥주' 양조장. 이를 견학 후 설립된 시에라네바다 크래프트 맥주 (수제맥주)는 현재 미국 top 10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로, 21세기 크래프트 맥주 붐에 일조

  • 크래프트 맥주집, 마이크로 브루어리, 브루어리가 딸려있는 펍 수의 증가 속도는 무시무시함. 이렇게 빠른 기하급수적 증가율은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율 정도를 제외하고는 본 적이 없을 정도라 함
  • AB InBev 또한 시카고 크래프트 맥주 Goose Island Brewery (오바마 맥주로 유명) 인수를 시작으로 크래프트 맥주 업체들 인수 (한국에서 핸드앤몰트 인수), 시장 영향력 확대. 하이네켄도 캘리포니아 Lagunitas Brewery 인수

주류 회사들은 주종 관계없이 사업 다각화 및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감. 이 과정에서 위스키, 맥주, 와인 등의 주류 외에, 비알코올 음료까지 생산하는 종합 Beverage 회사로 진화. Molson Coors Brewing Company는 2020년부터 아예 Molson Coors 'Beverage' Company로 사명 변경
2018년 기준, 글로벌 주류 업체들의 생산액/생산량 점유율 (주종 불문)

순살 Facts 🔎
우리나라에도 금주령이 있었음. 우리나라 전통주는 밀과 쌀을 이용한 곡물주가 대부분, 식량 기근시 금주령 시행. 대표적 시기는 조선 영조시대. 술 마시다 걸리면 노비로 강등, 술을 빚게 되면 가차없이 사형을 발표. 실제 병마절도사 윤구연 참수형 처함. 애주가에겐 힘든 시간 (특히 영조는 최장기간 재위). 이어 정조가 바로 폐지. 정조도 애주가 🍶
순살 디저트 🍨
The World's 50 best bars 2019
뼈 있는 Chart 😮 
전세계 국가별 인당 알코올 섭취량 순위 (한국이 1등이 아니었음)  
* Top 3는 체코, 리투아니아, 몰도바 
Together with 🤝
'카일'
Bar의 성지, 미국 뉴욕에서 20대를 보내며 수많은 Bar 경험, 이를 시작으로 유럽 및 아시아 곳곳의 Bar들을 탐험.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Landmark 72 호텔 오프닝 행사 전반적인 기획 참여. 현재는 국내 제약 벤처회사 근무
'Dancing Cider Company'
대한민국 오리지널 크래프트 사이더리. 오직 국산 사과를 이용해 애플사이더만을 전문 양조 (홈페이지)
Goodbye 2019 & Welcom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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