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에 사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친구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데, 한국에 가면 또래 압력 때문에 나답게 살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고민을 토로했죠. 또래 압력은 나와 비슷한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 느끼는 암묵적인 압박감을 이야기해요. 30살 정도 되었으면 이 정도 연봉은 받고 이 정도 차는 타야지, 일 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 가야지, 주말엔 취미로 골프 정도는 쳐야지, 결혼할 땐 적어도 이 정도 프로포즈는 받아야지 같은 식이죠. 한국은 특히 또래 압력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모두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비슷한 데이트를 하고,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잘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려 하죠. 그런데, 또래 압력을 만족시키며 살아가는 삶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또래 압력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그럼 오늘 밑미레터를 시작해 볼까요?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쓰나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또래 압력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어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 개인의 독특함이 드러나면 미움을 받거나 공격받기 쉬워요. 대신 무난하게 내가 속한 집단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인정받으며 사는 것이 무난히 잘 사는 것이라 여겨지곤 하죠.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고민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는 용기를 내기보다는 눈치를 보며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살피기 쉬워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 무엇인지는 희미해도 남이 생각하는 좋은 삶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알고, 그 기준에 자기 삶을 맞추기 위해 평생 애쓰며 노력해요. 나에게 맞는 학교, 직업, 파트너가 뭘까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학교, 직업, 파트너를 찾고 성취할 수 있을까 노력하는 식이죠.

또래 압력은 왜 생기는 걸까?

내가 속한 또래 집단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가치와 행동규범을 따르는 ‘또래 압력’은 왜 생겨나는 걸가요? 또래 압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소속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어떤 집단에 소속되고, 그 집단으로부터 인정과 애정을 받길 원하는 ‘소속과 인정의 욕구’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결핍 욕구라고 이야기해요. ‘소속과 인정의 욕구’는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고민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보다는 집단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행동규범을 따르게 만들어요. 그렇게 해야 또래 집단으로부터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 폐쇄적이거나 경쟁적인 집단에 속해 있거나, 자신의 정체성이나 가치가 분명하지 않을 때 이런 ‘또래 압력’을 느끼기 쉬워요. 마케팅은 이런 또래 압력을 기가 막히게 잘 이용해서 성과를 올리곤 해요. ‘남들은 다 있는데 너만 없어.’라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구매를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되고 이런 광고는 또래 압력을 끊임없이 증폭시키고 결핍을 조장하곤 하죠.

또래 압력에 휘둘릴 때 일어나는 일들

또래 압력은 자기답게 사는 게 아니라, 남들 보기 좋게 살도록 우리를 압박해요. 또래 압력을 신경 쓰다 보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 대신 남들 눈에 좋게 보이는 것이 뭔지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어떤 행동을 해도 그 기준이 내가 아닌 또래 집단에 있으니 나다운 선택을 내리기 힘들고, 어떤 결과가 나와도 만족하기 어렵죠. 끊임없이 또래집단의 기준에 나를 맞추기 위해 평가하고 경쟁하다 보면 점점 소모되기도 쉬워요. 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살리기보다는, 남들처럼 되기 위해 경쟁하고 비교하느라 나의 고유함은 사라져가고 점점 남들과 똑같아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또래집단이 주는 압력에 휩싸이다 보면 나다운 삶에서는 점점 멀어져가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기 쉬워요.

또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나답게 살기

우리가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또래 압력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을 길러야 해요. 그럼, 또래 압력에서 벗어나 내 기준으로 결정하며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1. 지금까지 내가 내린 선택의 배후에 무엇이 있었나 검토해 보세요. 꼭 사고 싶었던 가방, 배우고 싶은 취미, 가고 싶은 맛집같이 사소한 일상의 결정부터 직업이나 파트너, 사는 곳이나 돈에 대한 결정까지 내가 내린 수많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들이 무엇인가요? 또래 압력이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2.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려보세요. 내가 원하는 것이 명확하면 또래 압력에 비교적 덜 휘둘릴 수 있어요. 내 삶이 3개월 남았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괜찮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나요?
3. 나와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세요. 우리는 사람인지라 주변 환경의 영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또렷이 정했다면 그 삶을 함께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세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나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 줄 때 우리는 자신감을 느끼고 자기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는 감정을 다스리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30살이면 어느 정도 나이도 먹었고, 짧다면 짧지 않은 인생을 산 것 같은데 아직도 ‘어른’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은 겸허히 받아들이거나 잘 넘기고, 심각한 일도 감정적이지 않게 차분히 대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감정이 앞서나가 버립니다. 감정에 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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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경 쓰이는 ‘또래 압력’ 적어보기

또래 압력은 나와 비슷한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 느끼는 암묵적인 압박감을 이야기해요. 또래 압력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커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내 주변의 집단이 믿는 가치를 내면화하고, 삶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는 내 또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선택인지를 더 중요하게 살피곤 하죠.

이번 주에는 나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또래 압력’이 무엇인지 한 번 적어봐요. 내 주변 사람들이 다 한다는 이유로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이 있나요? 나는 왜 그런 압력을 느끼는 걸까요? 그 압력을 느낄 때 기분이 어떤지도 같이 적어보세요.

💝 밑미 항상응원해요 밑미 만드시는 분들도 행복하게 이 뉴스레터를 지속할 수 있으셨으면해요. 회사에서 힘들 때마다 밑미가 아주 큰 힘과 방패가 되어주었거든요. 이번주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랄게요!  

🧡 오늘이 첫 주라 조금 더 읽어보고 찾아볼게요! 오늘 밑미레터를 처음 읽었는데 저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생각 뿐이에요!

💕 밑미를 구독한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밑미가 있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애쓰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 외부의 인정, 칭찬보다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삶을 살다가 ㅋㅋㅋㅋ 일터에서 너무나 뼈아픈 피드백을 듣고, 이제 시선을 외부로 돌려서 잘하고 싶어서 애쓰는 중입니다.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네요.

🌱 밑미레터 보내주시는 내용들 하나하나 정독하며 한 주를 따뜻하게 시작하곤 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랬구요. 매번 감사합니다..♡ 밑미를 알게 된지 약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밑미 덕분에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잘 보내고 제 자신을 더 돌보게 되었어요! 리추얼이 제 삶의 일부를 바꾸기도 했답니다. 매번 감사해요ㅎㅎ

오늘 레터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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