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알리바바 에이블리 투자 2.성심당 실적
 2024.04.24 24-017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알리바바, K패션과 에이블리에 '슈퍼 이끌림'
  02 성심당, 파바와 뚜레쥬르를 이긴 원동력은
  03 뉴스 TOP5 - '셀러 브랜딩에 진심인 네이버'

   

알리바바, K패션과 에이블리에 '슈퍼 이끌림'

     
design by 슝슝 (w/DALL-E)
  
이번에는 패션 버티컬입니다

알리바바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 원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로 종합몰 시장에 도전장에 내민데 이어, 이번에는 버티컬 커머스 영역까지 확장을 꾀하고 있는 건데요. 아직 성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실현된다면 여러모로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에이블리가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작년 중국 직구 거래액 중 56%가 패션일 정도로 영향력이 컸기에, 중국 커머스의 공격적인 확장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곳으로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동대문 기반 커머스 플랫폼들이 꼽히곤 했는데요. 이들은 겉으로는 태연하게 반응하긴 했지만, 트래픽 성장이 둔화되거나 심지어 감소하는 등 실질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시그널들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알리바바가 투자를 통해 직접 진출까지 하겠다고 하니 시장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과 콘텐츠가 만난다면?

이처럼 작년에 드디어 연간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한 에이블리였지만, 올해 주어진 과제들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에이블리의 핵심 경쟁력은 동대문 기반 패션 상품, 그리고 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콘텐츠 생산 역량이었는데요. 중국 커머스의 진출과 더불어, 이러한 기반들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쉬인의 경우, 여러모로 에이블리의 상위 호환이라 볼 수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이들마저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면, 어떻게 이를 대처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을 건데요. 이렇듯 위기에 처한 에이블리에게 알리바바의 투자 유치 및 전략적 제휴 관계 구축은 어쩌면 내심 바라왔던 일일수도 있는 거죠.


이것은 알리바바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둘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 알리바바는 초저가 의류와 글로벌 물류 인프라라는 강력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여 공급할 능력이 충분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제품을 잘 팔면 되는데, 에이블리가 바로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상품의 구매부터 배송,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에이블리가 담당하며, 동대문 패션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췄고요. 이렇게 모은 인풀루언서들에게 판매를 맡겨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에이블리의 히트작, 에이블리 파트너스입니다.  

심지어 에이블리는 아무드라는 신사업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그대로 일본에 가져가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용자들이 직접 패션 스타일링을 공유하는 '코디', 트렌드 및 인기 상품을 소개하는 '매거진' 등의 코너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상품을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모은 콘텐츠를 다시 재가공하여 활용하며, 추천하는 기술력까지 보유한 에이블리는 알리바바에게는 최적의 파트너라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알리바바가 가진 상품과 물류, 그리고 에이블리의 콘텐츠 역량이 만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동대문에게는 비보일지도요

다만 문제는 에이블리가 이렇게 중국 커머스의 손을 잡는다면, 동대문 생태계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거라는 점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에이블리는 최후의 보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래서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하여, 에이블리의 한 관계자는 "K셀러의 해외 진출을 통해 동대문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면밀하게 투자 유치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내부적으로도 어느 정도 부담은 분명히 있을 거라는 거죠.

에이블리는 동대문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사입하여 판매할 뿐 재고를 보유한 곳이 아닙니다. 심지어 동대문에서 유통되는 의류 역시 최소 50% 이상은 중국에서 수입된 걸로 추정되고요. 그렇기에 이미 브랜디는 중국 광저우 기반 쇼핑 플랫폼 VVIC닷컴과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 셀피에서 중국 도매 상품들을 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이어서 작년 10월에는 아예 이를 직접 소비자가 살 수 있도록 해외 직구 카테고리를 론칭하기도 했고요.

그렇기에 에이블리에게도 국내 상품을 알리바바를 통해 판매하기보다는, 알리바바의 상품을 곧바로 에이블리 파트너스에 붙이는 것이 더 득이 되는 선택일 겁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동대문의 존재 가치는 더욱 없어지게 될 거고요. 그렇다고 동대문 전체 생태계를 생각해 알리바바가 내민 손을 거절하기엔, 에이블리의 상황이 그리 좋지많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딜레마에서 에이블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 걸까요?

여기서 확실한 건, 에이블리가 롱런하려면, 단지 잘 파는 능력을 넘어선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쿠팡이 증명했듯이, 단순한 판매 중개 모델은 아무리, 콘텐츠 역량이 탁월하더라도 오래갈 수 없습니다. 물류든 제조든 실체적인 무언가를 반드시 쥐어야만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결국 동대문이 에이블리에게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어렵지만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만 하고요. 이는 에이블리 혼자 할 순 없는 일이기에, 이번 위기를 계기로 동대문 생태계 전체에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성심당, 파바와 뚜레쥬르를 이긴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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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빵집이 대기업을 제쳤습니다

동네 빵집, 성심당이 작년 연매출 1,243억 원, 영업이익 315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빵집 브랜드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지만요. 무엇보다 로컬 브랜드가 영업이익 규모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을 모두 제쳤다는 것이 특히 화제였습니다. 

물론 프랜차이즈와 직영점이라는 사업 구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보다 성심상이 돈을 더 벌었다는 걸 뜻하진 않습니다. 작년 파리바게뜨의 전체 총매출은 무려 2.6조 원에 달하고요. 이보다는 못하지만 뚜레쥬르 역시 7,400억 이상을 기록하였는데요. 매장당 평균 이익률이 10%라고만 잡아도, 성심당의 이익 규모를 충분히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심당이 거둔 성과는 정말 놀라운 수준입니다. 빵을 판매하는 성심당의 매장은 총 6개이고, 이중 주력이라 할 수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한데요. 이는 곧 매장당 2~30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기록했다는 뜻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파리바게뜨의 매장당 평균 매출이 7.5억 원이고, 뚜레쥬르는 5.7억 원이라 하니,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이 비결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성심당의 성공을 만들었을까요? 우리에게 흔히 성심당의 원가율이 매우 높은 편이고, 다만 박리다매 형태로 정말 많이 팔기 때문에, 운영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재무제표는 이와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실 원가율이 정말 높다면, 작년에 기록한 25.3%라는 영업이익률이 절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성심당의 호실적은 생각보다 마진은 높고, 비용은 덜 쓴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재무제표 기준으로 추정해 본 성심당의 매출 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30% 초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빵값을 소폭 인상한 영향인지, 1%p 가량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고요. 이는 같은 기준으로 구한 26% 내외의 프랜차이즈보단 분명 높은 수준이긴 합니다만, 30% 중반인 군산의 이성당이나, 무려 40% 이상을 보이는 부산의 옵스에 비해선 낮은 수준입니다. 단지 좋은 재료를 써서 고객이 성심당 빵을 가성비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란 건데요.

사실 성심당의 진정한 저력은 숙련된 내부 구성원들에게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심당은 빵만큼이나 중소기업 답지 않은 복지로 유명한데요. 최근 3년 동안은 인당 평균 급여 인상률도 20% 이상일 정도입니다. 계속 직원들의 처우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며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은 건데요. 덕분에 퇴사율을 낮게 유지하여 오랜 기간 근무한 인원들이 많다고 하며, 이들은 그 어느 경쟁사보다 뛰어난 생산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인건비는 기본적으로 고정비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어나면 단위당 비용은 떨어지게 되는데요. 오직 대전 내 출점만 고집하며, 차별성을 확보하면서 점당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는데, 인당 생산성은 높다 보니, 최소한의 증원 만으로 이를 커버하면서, 매출 대비 고정비 비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늘어난 매출 규모는 재료 구매도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변동비 역시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있는데요. 최근 가장 히트한 대표상품인 성심당 '딸기시루'만 하더라도, 직계약한 농장 두 곳에서 딸기를 '밭떼기'를 통해 몽땅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매출은 성장하는 가운데, 운영 효율 개선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영업 이익이 무섭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약간의 번뜩임이 가미된다면

다만 최근 성심당의 행보에서도 살짝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성심당의 창업부터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 '우리가 사랑 빵집 성심당'을 보면 생각보다 성심당이 힙한 곳이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임영진 대표는 일본까지 가서 선진적인 제빵 기술을 배워왔고요. 최초의 베이커리 식당, 케익부띠끄 등을 선도적으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밸런타인 이벤트 등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고요. 덕분에 성심당은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성심당은 분명 기본에 충실하지만,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과거보다 덜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지만, 로컬을 중심으로 성장한 프릳츠나 모모스커피 같은 브랜드들이 이를 활발히 활용하는 반면, 성심당은 확실히 소극적이기도 하고,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보이거든요.
(※ 성심당은 별도의 브랜드 계정이 없으며, 가장 큰 계정인 '성심당 본점'의 팔로워 8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반면 프릳츠는 10.4만, 모모스커피는 5.4만의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입니다.)

물론 지금의 성심당을 만든 건, 이러한 번뜩임보다는, 나눔의 가치, 로컬의 정체성을 지켜온 진정성이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더 오래오래 성심당이 계속 이러한 가치를 지켜가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성심당이 지금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과거처럼 트렌드까지 선도하는 좋은 브랜드로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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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의 사례를 봤을 때, 가격 인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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