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Vol.92 〈내쉬는 숨의 맥을 따라〉

미루지 말아야 할 것

어느새 한주도 목요일에 다다랐습니다. 오래간만에 운동을 갔던 어제, 이런저런 잔소리를 들었어요. “지금 아픈 건 어깨가 많이 뭉쳐 있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허리가 아프셨을 텐데 괜찮으셨어요?” 그럴 때마다 몸의 아우성을 모른척했던 게 떠올라 머쓱해지고 맙니다. 님은 몸과 마음의 볼멘소리를 곧잘 외면하나요? 우리는 미뤄둔 대화가 통증이라는 불만으로 터져 나올 쯤에야 황급히 사과하곤 하죠. 뒤늦은 대화에 후회가 밀려오기 전, 먼저 나를 돌아보고 대화를 청해보세요. 평소보다 좀더 힘을 쓰고, 좀더 멀리 뻗어보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의식하게 됩니다. 뼈와 살과 근육이 어우러져 만드는 움직임, 몸의 감각을 따라가는 마음까지 나의 것임을 깨달으면, 마침내 하나뿐인 존재를 잘 보듬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거예요. 꾸준한 습관으로 몸이 건네는 말에 귀 기울여본 《AROUND》 92호, 그 한 조각을 이번 뉴스레터에서 들려드릴게요. '요가소년' 한지훈은 자신과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요?

12.14. Another Story Here책 너머 이야기

AROUND Vol.92 움직이는 습관(My Own Movement)

〈내쉬는 숨의 맥을 따라〉 한지훈―요가소년


12.28. At The End Of The Year연말의 끝에서

한 해를 떠나보내며, 독자분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전해요.


01.11. What We Like취향을 나누는 마음

어라운드 사람들의 취향을 소개해요.

내쉬는 숨의 맥을 따라

한지훈요가소년

굳은 몸이 좀처럼 풀어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 이 계절, 요가소년을 만났다. 준비해 온 매트를 단정한 모양새로 펼쳐둔 채 몸을 곧게 뻗는 그를 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저렇게 하늘을 들어 올릴 듯 팔을 든 건 언제일까. 볼이 발그레해질 만큼 근육을 풀고 새로운 숨이 온몸을 한 바퀴 돌도록 깊게 들이마신 건 언제였을까. 요가소년 한지훈의 말과 숨을 따라 지금, 이 자리에 머무는 우리를 들여다본다. 그 이후에는 그저 몸이 내는 소리를 따르면 된다.


에디터 이명주  포토그래퍼 Hae Ran


나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 어떻게 하나요? 

예를 들어 오른 무릎이 많이 아프다는 걸 인식했어요. 그럼 그쪽이 아픈 건 항상 무거운 걸 들고 오래 걷기 때문이고, 서 있을 때 짝다리를 짚었기 때문이네.’라고 곱씹어 보는 거죠. 요가 수업을 들어보면 지금 여러분의 호흡은 어떤지, 지면에 닿아 있는 신체 부위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자세를 수행할 때 몸의 앞부분과 뒷부분은 어떤 느낌인지 계속 물어보세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거나 지면에 닿는 발바닥 같은 건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쉬워요. 그래서 더욱 열중하는 시간으로 되짚어봐야 하죠.

 

그럼 살펴본 다음에는요? 

내가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구나, 내 감정과 몸 상태가 이렇구나, 알게 됐다면 또 기다려 보는 거예요. 내가 이걸 회복하고 싶은지, 유지하고 싶은지 또는 그만두고 싶은지요. 몸이 내는 소리를 그저 따라가 보는 거죠. 이럴 땐 어떻게 하라는 답을 정해드리기 어려운데요. 사람마다 다르고, 한 사람이라도 매일 다른 상태가 되기 때문에 중요한 건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계속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거예요. 마침표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한 거죠. 똑 부러지는 답을 얻지 못해도, 뾰족한 답을 발견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로도 들려요. 

사실 요즘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아요. 집중하기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꼭 요가만이 해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운동이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사색이나 잠을 자는 게 될 수도 있겠죠. 누군가를 만나서 수다 떠는 것도요. 혹시 그런 도구를 아직 찾지 못했다면 그때 요가를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저와 같은 의미를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는 않으시길 바라요. 다양한 방법 중 꼭 맞는 걸 찾아가면 되니까요. 이 세상에 반드시 해야 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어느 인터뷰에서 “모두에게는 각자의 수련이 있다.”라고 이야기하신 적 있죠. 맥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오늘 준비해 주신 이 차가 저에겐 너무 좋아요. 그런데 포토그래퍼 작가님에게는 그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무작정 “이거 너무 좋아, 마셔봐.” 하는 게 조금 조심스러울 때가 있어요. 듣는 이가 그렇게까지 좋지 않더라도 맘에 든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거든요. 요가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모두의 몸은 다 달라요. 신체 능력도 다르고, 요가 수련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도 수행 능력이 달라져요. 그런데 우리는 시각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모양을 똑같이 따라 하지 못하면 부족한 사람이라고 평가해 버려요. 

 

맞아요. 다른 누구보다도 내가 먼저 나를 그렇게 판단하게 되더라고요. 

요가 안내자를 따라 몸을 움직였고 그 자세 이름이 비라바드라아사나Virabhadrasana라면, 모두 각자만의 비라바드라아사나를 만드는 거예요. 저와 똑같은 모양이 아니라도요. 만약 다리 뒤쪽이나 무릎이 많이 불편하다면 무릎 굽힌 정도를 줄이면서 나만의 모양을 찾아야 해요. 

다정한 안내자와 함께

우리를 움직임으로 이끄는 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때로는 따뜻한 응원의 한 마디가, 때로는 나와 비슷하다는 작은 공감에서 시작되곤 하죠. 곁에 안내자가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좀더 가벼워지기도 해요. 요가소년 한지훈은 몸과 마음을 살피고픈 이에게 안내자를 자청합니다. 서로의 경험과 감각을 공유하면서 나의 우주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라고도 말하는 데요. 살가운 태도로 보여주는 삶의 방식 속에는 제 속도와 보폭을 지탱하는 단단한 심지가 엿보여요. 다정한 안내자를 따라 수련의 한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93호에 담긴 그의 문장도 함께요.


이명주

온몸에 도는 열기,

‘수리야 나마스카라’

수리야 나마스카라Surya Namaskar’. 인터뷰에서 한지훈은 추위로 몸이 굳는 이맘때에 도움을 줄 수련으로 '태양 경배'를 꼽았습니다. 이것은 정지된 자세가 아니라 순서에 따라 흐르는 듯 연결되는 동작들인데요. 전신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터라 몸에 훈훈한 열기가 돈답니다. 어떤 움직임이든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신의 호흡을 따르라는 말, 휴식이 필요하다면 영상을 구태여 멈추지 말고 ‘아기 자세’로 머물다가 언제든 합류하라는 말은 한줄기 응원이 되어 나의 움직임에 확신을 갖게 해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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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Playlist 10


움직임을 부추길 92호와 함께 열 번째 플레이리스트를 선물합니다. 이번에는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노래를 주제로 움츠러든 심신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곡을 모았어요. 흐르는 선율을 따라 자유롭게 유영해 보세요.

저마다의 움직임으로 이끄는 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와 스포티파이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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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새 더웠다가 추웠다가, 얄궂게 널뛰는 날씨를 지켜보았습니다. 낯선 겨울을 보내는 와중에 우리가 알던 모습이 사라질까 두려워 걱정을 가득 움켜쥐었어요. 부디 계절이 계절다워지길 바라며 이번 편지 봉투를 닫습니다. 2023년의 마지막 편지가 될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한 해 동안 어라운드를 쓰고 만든 사람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들려드릴게요.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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