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항만과 물류에 집중하다: UAE와 ‘아프리카의 뿔’ 지역>
No.28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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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항만과 물류에 집중하다: UAE와 ‘아프리카의 뿔’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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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대선을 앞두고 6.28(화) 케냐 부통령 루토(William Ruto)가 이끄는 케냐콴자연합(Kenya Kwanza Coalition)은 케냐타(Uhuru Kenyatta) 정부가 비밀리에 케냐 주요 항구 3곳*의 개발 및 운영권을 지난 3월 UAE 국영기업 DP월드(Dubai Ports World)에 판매했다며 고발했다. 이 거래가 의회 승인 및 시민 참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을 위반한 부패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임기가 6주도 남지 않은 현 정부가 자국 주요 항구의 운영, 개발, 재개발, 관리를 비밀 경매에 부쳐 외국 기업에 판매한 것은 이해가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몸바사(Mombasa), 라무(Lamu), 키수무(Kisumu)의 위치 ⓒGoogle Maps
그러나 야타니(Ukur Yatani) 케냐 재무장관은 DP월드가 나이바샤(Naivasha) 내륙항을 포함한 4개 항구들의 운송 물류 서비스 확장 계획을 제안하여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케냐타 정부가 국가 인프라를 팔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지 언론들은 계약 내용이 단순한 현대화 및 확장 작업뿐만 아니라,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 SEZ) 건설과도 연관되며, 특히 키수무와 나이바샤의 경우 케냐 서부, 우간다, 콩고를 아우를 수 있는 저온유통 물류단지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 UAE의 대아프리카전략: 무역과 안보


UAE는 중국, 유럽, 미국에 이어 4번째로 큰 對아프리카 투자자이다. 2021년 1~3분기간 UAE의 對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비석유 분야 수출은 222억 달러, 재수출(re-export) 규모는 394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의 경우 비석유 분야 수출은 40억 달러, 재수출 규모는 64억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역내 물류 및 재수출 허브로서의 입지를 활용하여 아프리카대륙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 Verisk Maplecroft의 솔트베트(Torbjorn Soltvedt) 중동북아프리카 전문가는 The Afria Report紙와의 인터뷰를 통해 UAE가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원인에 지정학적 위치와 안보 이슈가 있다고 설명한다. 

UAE가 유럽에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아덴만에서 홍해로 넘어가는 밥엘-만뎁 해협(Bab el-Mandeb Strait)을 지나야한다. 전쟁 중인 예멘의 불확실성과 예멘 내 후티(Houthis)*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관계를 고려하면 UAE는 수출을 위해 홍해와 아덴만 지역의 강력한 안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미사일과 및 드론으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공격한 사건들이 발생한 점 역시 UAE가 지역 내 안보 안정에 주력하는 이유다. 

* 예멘 내 이슬람 자이드 시아파 무장단체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과 충돌 중 

이러한 관점에서 소말리아, 지부티, 에리트레아, 수단은 UAE에게 안보적으로 아주 중요한 국가들이며, 또한 에티오피아와 같이 더 큰 내수시장을 가진 국가들로의 수출에 있어 발판이 되는 상업적 중요성도 가진다. 특히 케냐의 경우  동아프리카 내 경제, 상업의 핵심 국가이기 때문에 UAE가 케냐의 항구들에 투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씽크탱크인 Crisis Group 역시 2018년 보고서를 통해 UAE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정치 동맹, ▲원조, ▲투자, ▲군사기지 협정, ▲항만 계약 등을 통해 주요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 및 물류 전문 기업이자 UAE 공영기업인 DP월드가 2006년 첫 해외계약을 지부티*에서 시작한 것도 함의가 있다는 지적이다.

* 그러나 DP월드와 지부티는 2012년부터 홍해의 남부 입구이자 전략적 무역 루트인 도랄레(Doraleh) 항의 운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였으며, 2018년 지부티 정부는 터미널을 회수하였다. 이에 DP월드는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소송을 재기하였으며 LCIA측은 지부티 정부가 DP월드측에 5억 3,300만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지불해야한다고 판결하였다. 반면 지부티 정부는 소송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 UAE 항만 투자의 선두, DP월드


DP월드는 UAE의 국영기업으로, 전 세계 60개국 137개 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최대 물류기업 중 하나이다. 항구, 터미널, 창고 운영, 물류, 운송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DP월드가 담당하는 세계 물류양은 11%에 달한다. 부산신항만(PNC)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내에서는 알제리, 앙골라, 이집트, 모잠비크, 르완다, 세네갈, 남아공 등에 터미널과 항구를 운영하고 있다. 7.12(화)에는 나이지리아의 물류회사인 AFMCG(Africa FMCG Distribution)를 인수하여 나이지리아 내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DP월드의 적극적인 물류, 항만 투자가 2021년 발표된 UAE 국가 비전 및 50대 원칙(The Principles of the 50)에서 기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1.10월 DP월드는 영국 영연방개발공사(CDC Group)와 협력 하에 투자 플랫폼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하고, 향후 몇 년간 무역 증진 및 일자리 창출, 필수품 접근 확장 등을 위한 아프리카 항만, 내륙 컨테이너 창고, 특별경제구역 및 기타 물류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2035년까지 13만 8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500만 명의 간접적인 고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DP월드의 계획이다. 

*영국 영연방개발공사는 약 7억 2천만 달러 투자 예정

+ 아프리카 항공 투자는 계속된다, 에미레이트항공


에미레이트항공의 아프리카상업운영 담당 선임부회장인 아바스(Badr Abbas)는 The Africa Report紙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남아공 등 핵심 국가로의 운행 금지가 연장되었음에도 아프리카대륙이 2021/2022년 수익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운행금지가 풀리면 수익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두바이는 다른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여행을 제한할 때도 계속 공항을 운영하여 항공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아프리카의 수요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바스 선임부회장은 현재 항공서비스가 열악한 아프리카대륙이 미래 에미레이트항공 네트워크 미래를 위한 전략 중심이라고 강조하고, 최근 보잉 787기 30대와 에어버스 A350s 50대를 발주한 것이 아프리카 취항지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운항 중인 아프리카 21개국 내 28개 취항지를 줄일 생각은 없으며, 오히려 모든 국가의 도시에 취항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 중동 국가들, 아프리카를 무대로 지역 내 경쟁


이러한 UAE의 전략에는 중동 국가들의 경쟁 구도가 반영되기도 한다. UAE의 경쟁국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이스라엘 모두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였으며, 이들에게도 아프리카 뿔 지역은 중요한 화두이다. 다만 카타르와 튀르키예가 지역 내 갈등 중재를 주로 맡아온 반면, UAE는 물류와 항만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걸프국가 중 가장 거대한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물류 진출에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일례로 경쟁국인 튀르키예와 카타르가 소말리아에서 영향력을 늘리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2016년 UAE는 아덴만(Gulf of Aden)의 세력 확장 및 장기적 식량 공급 채널을 설립하기 위해 소말릴란드*에 4억 달러를 투자하여 베르바라(Berbera) 항구를 개발**했다. 2017년에는 소말리아 푼틀란드(Puntland)주의 보사소(Bosaso) 항을 개발할 권리를 얻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기 항구 개발이 카타르와 튀르키예와 경쟁하는 UAE의 안보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에티오피아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소말릴란드(Somaliland): 소말리아 내전 후 1991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UN의 미승인으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
** 상기 협정은 UAE가 소말릴란드 정부로부터 군사기지 설립 권한을 허가받는 계기로 발표됨 

다만 솔트베트 전문가는 2020.9월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과 2021.1월 걸프-카타르 위기의 종식** 이후 중동 국가 간 협력이 더 확장되고 있어,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중동 국가들의 경제적 경쟁은 계속되겠으나 아프리카의 뿔 지역 국가들이 중동 국가들의 대리 경쟁을 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 UAE, 바레인이 미국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협정으로, 이어 바레인, 수단, 모로코 역시 참여하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수니파 중동국가들의 경제교역을 확대하고 이란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목적으로 분석된다.  
** 2017.6월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은 카타르의 이란과 우호 관계 유지, 이슬람 테러조직 지원 의혹 등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였다. 2021.1월 연례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쿠웨이트와 미국의 중재 끝에 3년 7개월 만에 해결되었다. 
[참고자료]
* 주에티오피아 대한민국대사관. 지부티 Doraleh 터미널 운영 계약 파기 관련 소송에 대한 런던국제중재법원측 결정 (4.5) (주에티오피아 대한민국대사관, 2019-04-09)

* 주케냐 대한민국대사관. 케냐 주간 정세동향 (6.27.-7.3.)_경제 (주케냐 대한민국대사관, 2022-07-06)

* Africa Business Pages. UAE-Africa Trade On The Rise.

* ANTHONY KITIMO. Inside UAE’s plan to control African ports business through DP World. (The East African, 2022-07-03)

* Asharq Al-Awast. Saudi Arabia, UAE Top Gulf Investments in Horn of Africa (Asharq Al-Awast, 2022-04-05)

* Brian Oruta. State secretly sold 3 ports to Dubai firm, Kenya Kwanza claims (The Star, 2022-06-29)

* International Crisis Group. The United Arab Emirates in the Horn of Africa (International Crisis Group, 2018-11-06)

* DP World. Our Global Reach

* Jeff Otieno. Kenya 2022: Who’s to blame for Mombasa port’s demise? (The Africa Report, 2022-07-14)

* Nelly Fualdes. Airline industry: Emirates capitalises on Dubai hub, Africa remains strategic (The Africa Report, 2022-06-29)

* Sherif Tarek. Africa: Maritime investment tightens UAE’s grip on the continent. (The Africa Report, 2022-07-14)

* ZAWYA. DP World accelerates Africa expansion as Imperial acquires stake in Nigeria's AFMCG (ZAWYA,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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