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가 새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마이너 필링스』, 젊고 아픈 여자들』을 소개했던 앳(at)에 이어 영어 전치사로 이름을 지었는데요, 무엇일까요? 지금 마티 인스타그램에서 새 시리즈 이름을 맞히신 분께 선물을 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각주*에 정답을 실어 보내니 참여하세요!
새 시리즈의 문을 연 저자는 누구일까요? 어서어서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에 대해 생각하고 쓰기: 온(on) 시리즈


마티가 또 하나의 시리즈를 냅니다. at 시리즈에 이어 영어 전치사 on을 시리즈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사전에서 on을 찾으면, 흔히 활용하는 ‘~에 대해’라는 커다란 뜻을 비롯해 다양한 활용들이 나와요. 


1) physically in contact with and supported by (a surface).

2) forming a distinctive or marked part of (the surface of something).

3) having (the thing mentioned) as a topic.

4) as a member of (a committee, jury, or other body).

5) having (the thing mentioned) as a target, aim, or focus.

6) having (the thing mentioned) as a medium for transmitting or storing information.

7) in the course of (a journey).

8) indicating the day or part of a day during which an event takes place.

9) engaged in.

10) regularly taking (a drug or medicine).

11) paid for by.

12) added to.


이들 뜻처럼 온 시리즈는 방대한 분야를 넘나듭니다. 다만 한 주제 아래 지은이의 목적과 관심에 따라 오래 연구하고 보고 듣고 깨달은 내용을 ‘쓴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한마디로, 고전적으로 나뉘는 언어의 네 가지 영역과 기능 가운데 “쓰기”에 몰두한다는 뜻이지요.


로고는 이기준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귀엽고 단단한 로고 이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on 1. 정지돈 소설가, 공간, 에세이+짧은 소설

🦻 팔랑


대망의 1권은 정지돈 소설가의 스페이스 (논)픽션』입니다. 

정지돈의 팬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거나 은연중에 들어봤을 거예요,정지돈 건축과 출신이지?’

저는 그랬어요. 그의 첫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를 펴들자마자 '외국생활을 오래했나 아니면 이민자?' 싶었고, 끄트머리에 이르자 ‘건축과 출신인가 보다’ 했어요. 그뒤로 오해가 굳어졌지요. 특히 2018년 건축 비엔날레 작가로 초청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얼마 후 건축전문잡지 스페이스』에서 공간에 대한 그의 에세이를 만나면서 느낌은 확신이 되었어요. 


그런데, 아뿔싸! 그는 건축을 전공하지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내기로 결정하고야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은 작가 정지돈의 ‘공간, 시간, 이동, 기억, 역사, 자유’에 대한 에세이와 알 듯 모를 듯 요상하고 흥미진진한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는 건축가도 건축역사학자도, 건축비평가도 아니지만, 공간을 경험한 자로서 ‘전문가’라고 자부합니다. 듣고 보니 그렇잖아요. 우리 모두 공간, 건축을 경험해요, 매순간. 만약에 50년을 살았다면 50년간 시공간을 ‘직접’ 경험한 셈이죠. 

그런데 지금껏 공간이나 건축 얘기는 건축가나 비평가만이 할 수 있는 듯 여겨졌다는 정지돈의 글이, 짜릿한 반전이었어요. 


“나는 건축의 문외한이지만 도시의 거주민으로서, 한국의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전문가다. 건축가도 건축주도 아니지만 사용자로서는 누구 못지않은 것이다.”(서문 가운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단락이죠?


Gate 1 - SPACE에 등장하는 공간’에 관한 짧은 정의를 살짝 열어볼까요?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가장 최신의 물리학 이론들, 이를테면 고리양자중력이론은 공간을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공간은 존재하는 것들을 제외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공간은 입자들의 관계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란 없으며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경계 역시 없다. (⋯)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간은 상호작용의 범위”다.(14, 15쪽 참고)


좀 더 진도를 나가보도록 하죠. 미술관, 영화관, 극장. 이런 곳은 공공장소일까요? 당연하죠. 익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전유하는 이 곳은 당연히 공적 장소입니다. 그런데 지극히 사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전적으로 사적인 경험을 추구하게 만드니까요. 정지돈은 극장 같은 곳은 근원에 가장 적합한 장소일지도 모른다'고 써요. 비어 있는 동시에 비어 있지 않아야 하므로, 규격화되어야 하지만 해방적인 곳이어야 하므로. 동시에 우리는, 대규모 극장들이 대체로 손쉽고 당연하게 공간과 기술, 사용자를 서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외시키는지(절차, 설비와 네트워크, 그것들의 자잘한 오류, 인력 등 일련의 절차들이)도 알고 있죠. 

그러니 이런 공간들을 이용할 때 그가 언급한 퀑탱 메이야수의 글처럼, 불합리한 상황을 통해 우연이 필연이라는 세계관을 자각한다면, 그리하여 더더욱 공간의 우연적인 성격을 드러내 평면적인 기능과 요구로부터 분리 또는 재탄생시킬 수 있다면, 흠⋯ 어떨까요?(35, 36쪽 참고)


자, 그렇다면 기억은 공간과 얼마나 닿아 있을까요?’ 고통은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된다고 합니다. 도시와 공간을 재현하는 것은 곧 잊힌 기억, 망각과 트라우마, 상실을 다루는 일이 된다고 해요. “공간의 기억은 언제나 폐허, 단절, 파괴, 이주, 고통과 연결된다.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47쪽) 따라서 체르노빌을 예로 들어 후쿠시마를 관광지화해야 한다는 아즈마 히로키의 주장은 이제 비난보다는 연구를 가속화해야 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이 기억이 연대와 이어지는 지점에서 그렇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떠올리기만 해도 심장이 내려앉는 진도항이 생각났어요. “우리는 주변화된 사람들, 즉 우리가 여전히 본능적으로 우리라기보다는 그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찾으려고 애써야 한다. 우리는 그들과 우리의 유사성에 주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71쪽)


Gate 2 - EXODUS에서는 특정 장소’들로 들어갑니다. 아파트와 단지들, 서울, 경기도, 대구, 부산을 찍고, 이동과 거리에 대해 얘기하죠. 

Gate 3 - DIMENSION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두 편의 소설입니다. 이 설명을 읽고 책을 막상 읽은 분들은 이런 의문이 들 거예요. “어라? 그러면 1, 2부는 소설이 아니었어?” 네에, 굳이 분류를 하면 그렇다는 것인데, 하지만 편집을 한 저도 장르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가 않는군요.


이 책의 특이점은 책 말미에 실린 코멘터리입니다. 이 책에 실린 각 글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주안점은 무엇이었는지를 정지돈 소설가가 직접 밝혔어요. 


10월 첫째 주, 서점에서 만나요~! 

온(on) 시리즈 계획 발표합니다

✴︎ 도서관은 살아 있다 - 도서관여행자

전직 미국 공립도서관 사서였던 ‘도서관여행자’(트위터 @kpark_librarian) 님의 트위터 타래를 엮으면 그 자체로 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고, 마티가 그 가능성을 낚아챘습니다. 현직 사서들이 팔로잉하는 지독한 도서관 덕후인 그가 들려주는 도서관 이야기는 유쾌하면서 진중합니다.

폐기 위험에서 책을 구하기 위한 스파이(?) 사서들의 비밀 작전부터 내전 중 사라질 뻔한 도서관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으리으리한 외관이 아닌 요란하게 벅적거리고 활기가 넘치고 동네 사람들의 든든한 기지로 몫을 하는 세계 곳곳의 도서관 ‘실화’들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 10월 말 출간 예정


✴︎ 미묘한 가난: 차이와 불편 사이를 훑었다 - 안온

기억이 나는 거의 처음부터 20대 중반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온 안온.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18만 원이던 15평 부산의 한 주공아파트부터 기억하는 온은 자라며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하고 동시에 일하고 절약하고 살지만, 서른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일상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온은 타인 앞에서 ‘가난’을 입에 올린 적이 별로 없어요. 어린 시절부터 온이 만난 하고많은 어른들은 모두 ‘젊은 가난’에 월계관이라도 씌워줄 듯 대견해했지만, 그 어른들이 이루는 이 사회는 ‘대견한 젊은이’에게 넉넉한 관심을 기울여준 적이 결코 없었죠. 집세는 벅차게 올랐고, 숨쉬는 것만 빼고는 모든 분야에서 학원이 성행했습니다. 국립대 기숙사의 현실은 차라리 빚을 떠안고 자취를 택하고 말지 싶을 만큼 열악했고, 청년 주거 지원 시프트는 집주인의 욕심을 채워주기도 했어요. 가난이란 무엇일까요? ‘아아’를 사들고 마카롱을 입에 물면 가난한 사람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장학금을 받으며 국립대를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다니며 과외로 돈을 버니 더 이상 가난한 사람이 아닌 걸까요? 평균 소득 3만 달러의 나라, 개발도상국에서 드디어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자평하는 이 나라에서, 20대의 젊은 가난은 무엇을 뜻하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박물관 소풍 - 김서울

유럽 여행을 나가면 반드시 가는 곳이 있죠? 박물관과 미술관. 한국 지방 곳곳에도 박물관이 꽤 많습니다. 유물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면 쾌적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하니 사계 내내 이보다 소풍 가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요? 유물과 박물관, 궁궐 애호가인 김서울 님이 전국 곳곳의 박물관을 소개합니다.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에서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구석자리부터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유심히 봐야 할 유물까지. 🌱죽순은 김서울 님의 원고를 손에 들고 박물관 소풍을 다니는 중이랍니다. 원래 박물관이 이리 재밌었던가? 놀라면서요.


✴︎ 미술 사는 이야기 - 유지원

미술 평론가 유지원이 2010년대 미술계를 돌아봅니다. 여느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완전히 다른 독특한 에너지를 품고 있던 ‘신생공간’과 미술 소비가 시작된 ‘굿-즈’ 아트페어부터 ‘젊은’ 미술 마켓까지, 그때 그 현장들과 코로나 이후 미술계를 살펴봅니다. 직접 미술 ‘산’ 경험까지 풀어내면서요. 미술로 살고 미술을 사는 이야기!


✴︎ 큐레이팅 다이어리 - 정다영

‘건축전은 너무 어려워. 도면이나 모형을 보고 비전문가인 우리가 무엇을 파악할 수 있겠어?’ 하고 전시관 앞에서 등을 돌리는 많은 이들을 위해, 또는 ‘큐레이팅 업무는 대체 어떤 것일까’가 궁금한 분들 많으셨죠? 지난 10년 동안 굵직한 건축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가 ‘건축 전시’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제 일상어가 되어버린 큐레이팅이 건축 전시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미술 전시와 건축 전시는 어떻게 다른지 등을 속속들이 들려줄 거에요. 


✴︎ 영화를 쓰는 태도 - 정지혜

영화 비평을 업으로 삼고 영화제 프로그래머, 비평 쓰기 강좌, 셀 수 없이 많은 인터뷰와 GV를 다니는 ‘글 보부상’ 정지혜 영화평론가는 “경쾌한 영화엔 경쾌한 언어가 어울린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오늘도 영화 비평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고민하면서, 청탁을 받아 쓴 자신의 글들이 여전히 잘 살아 있는지 소식을 궁금해하면서 바지런히 글을 쓰고 있을 거예요. 그가 지금까지 지은 글밥이 고봉으로 쌓였습니다. 한 그릇씩 여러분과 나눠볼까 합니다.


✴︎ 수선하는 삶 - 복태와 한군

망원, 서교, 홍대를 들썩거리게 하다가, 이윽고 마포구, 서울 전역, 이제 전국 방방곡곡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는 ‘죽음의 바느질 클럽’ 일명 ‘죽바클’의 주인공! 그 주인공 복태와 한군이 아름답게 잘 사는 비법으로 ‘수선하는 삶’을 엮었습니다. 지구, 생태, 오염, 쓰레기, 먼지⋯ 이 모든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하고 암울한 문제들 앞에서 씩씩한 부부 복태와 한군은 그저 차분히 자리에 앉습니다. 그러고는 그저 바늘과 실을 잡아요. 바늘과 실, 그리고 수선할 것들. 둥그렇게 앉아 위빠사나 명상처럼, 모든 의식이 손끝에 있음을 자각하며 그저 고쳐 나갑니다. 한 땀 한 땀. 고치는 거예요, 삶은. 양말, 마음, 티셔츠, 분노, 바지, 실망, 재킷, 좌절, 신발, 오해, 모자, 미련⋯ 그런 것들이 바느질로 고쳐지냐고요? 어떨까요? 


✴︎ 작가 피정 - 번역가 노시내의 어떤 체류기

피정은 영어로 물러남(retreat)이란 의미입니다. 피세정념(避世靜念) 또는 피속추정(避俗追靜)을 줄여 부르는 말이지요.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자신을 둘러보고 고요함을 찾는다는 것이지요. 가톨릭에서 주로 쓰던 이 표현은 기독교에서도, 혹은 일반적으로도 많이 쓰는 단어입니다. 마티가 사랑하는 (특히 팔랑이 무척 사랑하고 아끼는) 번역가 노시내의 40일간의 ‘체류기’입니다. 그가 살며 만난 많은 국가, 많은 도시,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미국, 일본, 스위스, 러시아, 파키스탄⋯ 여행이라기엔 길고 이민이라기엔 유동적인 그의 삶은, 그래서 ‘숙소’를 ‘집’으로 부르고 세계 곳곳의 복잡한 사정들을 친인척 일상 챙기듯 걱정하고 인사합니다. 지극히 정연해서 그의 초고를 읽는 동안 부산하고 시끄러운 마음이 가라앉고야 말았습니다. 그의 수다와 호흡은 저에게 피정의 시간이었어요. 


✴︎ 패션의 시대 - 박세진

패션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발렌시아가가 ‘밈’으로 떠돌고, 구찌는 운동화에 집중하며, 무엇보다 패션은 지금 지구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패션 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구를 병들지 않게 하는 새로운 옷감과 재료가 가능할까요? 패션 평론가 박세진이 달라진 패션의 세계와 스트리트 패션의 미래를 예고합니다.


✴︎ 힘을 가진 옷 - 염미경

세계가 위기에 빠지자 세계가 겨누는 과녁이 등장합니다. 바로 ‘의류 업계’죠. 거대한 패스트패션 산업은 그야말로 참상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만 7세부터 옷을 사랑해서 옷만을 사랑해서 옷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30년 이상 옷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 패션디자이너 염미경은 그만 넋을 놓아버립니다. 여성복, 남성복, 아이옷, 드레스, 스포츠웨어, 한복, 가죽⋯ 그는 만들지 않은 옷의 종류가 없습니다. 휴고 보스 디자이너, 아크리스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레드불의 패선브랜드 알파타우리의 수석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급기야 모터스포츠의 최강자 F1 드라이버의 수트까지 디자인하죠. 모든 어려움, 고난은 그 ‘사랑’에 적수가 못되었어요. 그런데 세상에. 옷이 지구를 망친다니! 

그렇게 오래 파고들었던 절망 속에서 날아든 하나의 메시지. “저는 지금 힘이 없어요. 저에게 적합한 옷을 추천해주세요. 옷에는 힘이 있으니까요.” 이윽고, 염미경은 답을 찾아냈습니다. No waste No ages No Season. 그가 “힘을 가진 옷”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먹으며 읽으며 찌우며  
🌱 죽순: 볶은 햇땅콩 + 『스패로』

9 말부터 10 햇땅콩이 나옵니다. 탁탁 소리가 때까지 볶아주면 최고조에 오른 고소함을 맛볼 있죠. 볶은 직후엔 오히려 까져요. 살짝 식은 후부터는 날아갈까 무서워 재채기도 없는 시간이 시작되죠. 하지만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엄지와 검지만 가볍게 비비면 껍질을 있어서 손에 책을 들고 먹기에 이보다 좋은 가을 간식은 없을 거예요. 게다가, 책이, 600쪽에 달하지만 넘어가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다면? 『스패로』가 그렇습니다. 읽었지만 읽을 있어요! 외계 생명체의 노랫소리를 잡아낸 천문학자, 언어학자, 인공지능 전문가, 의사, 생물학자 등등이 우주로 날아가서 겪은 일을 다룬 sf라고만 해둘게요. 밋밋하게 소개해둬야 저만 아는 재미있는 소설 목록에 고이 모셔둘 있을 테니까요. 땅콩 과식하면 배탈 나는데, 밤새 먹을 다른 간식 뭐가 있나요

 🦻 팔랑: 해시브라운 + 핸드 마우스』

미국 프랜차이즈 ** 기준 1.2kg 5390. 열량, 지방, 소금과 각종 ○○ 등이 조금씩 들어 있으나 무엇보다 원재료가 85.3% 차지하는 건강 간식! 뭘까요? 바로바로바로 미국인의 진정한 주식이자 간식, 해시브라운입니다. 핸드 마우스』를 읽으며 내내 기름 냄새가 코끝에 진동했어요. 아마 전체를 감싸는 향기가 있다면 감자튀김 기름 냄새가 아닐까 싶어요. 보통 간식은 육체에 남아도는 열량과 지방을 공급함으로써 퍼져가는 쾌감과 야릇한 죄책감을 동시에 안겨주게 마련인데, 책을 읽는 동안 탐을 해시브라운은 저에게 이런 감정을 솟게 했어요. 생활력! 체력! 강인함! 의지! , 세상이 뭐라고, 먹고 힘내자! 


🦈 조스바: 초코파우더를 뿌린 카푸치노 +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가을이 다가오면 맑은 하늘을 잠깐이라도 보기 위해 독서공간을 카페로 옮깁니다. 항상 시키는 메뉴는 카푸치노예요. 하지만 시나몬파우더가 아닌 초코파우더를 뿌려먹죠. 올가을 카페에 들고 갈 책은 비비언 고닉의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입니다. 『사나운 애착』을 먼저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는데, 앞의 책을 먼저 읽고 싶더라고요.ᐟ 내밀한 일상을 관찰하며 깊숙이 들여다보는 작가의 목소리가 좋았어요. 따뜻한 카푸치노 한 모금으로 몸을 데우면서 읽으면 쌀쌀한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다만 책에 커피를 흘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 님이 전주에 갑니다. 각주 47호*에서 고양이 밥자리가 있는 책방 토닥토닥을 소개했었죠. 토닥토닥을 들락날락하는 고양이들과 눈인사하고, 독자 님들과 두런두런 고양이 이야기를 나누려고요.


'캣맘'이라 불리는, 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고양이만 생각하고, 고양이만을 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죠.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고양이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좀 어떤가, 균형점 찾으려면 한참 멀었는데,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고양이를 살피다 보면, 결국 다시 사람을, 사람인 자신을, 그리고 사람의 일을 돌아보게 된다고 단단 님은 말합니다. 함께 살아가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단단 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준비했어요.

박인석 선생님의 『건축 생산 역사』으로 정림건축문화재단 “원맨원북” 가을 시즌이 오픈합니다. 원맨원북은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북토크 프로그램이에요. 통의동에 있는 재단에 모이거나 줌으로 참여해서 화제의 (건축)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1시간 반 남짓한 시간에 장대한 서양건축사 전체를 다 이야기하실 수는 없을 테니,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합니다. 마티 편집부는 이렇게 긴 원고를 퇴근하고 저녁에 쓰신 비결도 들려달라고 했어요. 현장 좌석은 많지 않으니 서둘러 신청해주세요. 


이어서 10월 20일에는 문수현의 『주택, 시장보다 국가』, 11월 15일에는 신민재의 『땅은 잘못 없다: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정지돈의 『스페이스 (논)픽션』도 11월 9일에 열립니다! 원맨원북 포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 마티의 각주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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