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달러당원화값
2023.11.6 (월)
택시 부를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써봤을 카카오택시.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카모)가 논란에 휩싸였어요.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해 사실상 독점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카모가 이번에는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빠진 거예요. 대통령까지 나서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강하게 지적한 상황이에요.
카카오는 안 그래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황이에요. 그런데 계열사 중 하나인 카모까지 난관에 부딪히면서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죠. 


중개만 하다가 직접 뛰기로 한 카카오
논란을 얘기하기에 앞서 카모가 어떤 사업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지부터 설명할게요. 카카오는 지난 2015년 택시 중개 사업 ‘카카오택시’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사용자와 택시 기사 모두가 무료로 쓰는 서비스였죠. 시작은 무료 서비스로 했지만,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점차 수익을 낼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결국 2019년 카카오는 가맹 택시 사업 ‘카카오T블루’를 시작했어요. 일반 택시 외에 3000원가량의 호출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신 승차 거부 없이 빠른 배차가 가능한 ‘블루’ 택시 호출 기능을 도입한 거예요. 카모는 이용자와 택시를 연결해 주는 ‘중개 서비스’를 하면서, 카카오T 이름을 붙인 택시를 운행하는 ‘가맹 서비스’도 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선수로도 뛰는 거죠. 두 사업을 동시에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이번에는 둘 중 가맹 서비스’와 관련한 다른 의혹이 등장했어요.
의혹 1. 하나의 계약을 둘로 처리했다?
가맹 택시 사업에서 카모는 사용자와 택시 기사,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벌어요. 두 수익원 중 택시 기사에게 받는 수수료의 구조가 복잡한데,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요.

우선 카모는 택시기사를 관리하는 ‘KM솔루션(KMS)’이라는 회사를 세웠어요. KMS를 통해 기사들과 가맹 계약을 맺고, 운행 요금의 20%를 가맹 수수료로 받아요. 이렇게 KMS가 기사들에게 걷은 수수료는 카모에게 거의 그대로 넘어가요. 카카오택시라는 플랫폼과 상표를 사용한 비용 명목으로 지급하는 거예요.

카모의 가맹수수료는 경쟁사인 우티나 티맵의 수수료인 2.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에요. 8배 정도 비싼데, 카모가 이걸 다 가지지는 않아요. 20%의 수수료 중에서 15~17%를 택시기사들에게 다시 돌려줘요. 택시 외부에 카카오T 광고를 노출하거나, 이동 경로 데이터 등을 수집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거예요. 그러면 택시기사들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3~5% 정도가 돼요.

정리하자면, 카모는 가맹 기사들과 2개의 계약을 맺어요. 기사들에게 가맹 수수료를 받는 계약은 KMS라는 회사를 세워서 대신 관리하게 하고, 기사들에게 광고비를 지급하는 계약은 직접 관리하죠. 이걸 그림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처음부터 3~5%의 수수료만 걷으면 될 텐데, 왜 굳이 많이 받았다가 다시 돌려주는 걸까요? 정부는 카모가 매출을 의도적으로 부풀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거라고 보고 있어요. 만약 가맹 기사가 100만원을 벌면, 카모는 KMS로부터 20만원을 받고 기사들에게 다시 15~17만원을 돌려주죠. 그러면 카모가 실제로 버는 매출은 3만~5만원 수준이에요. 그런데 회계상으로는 돌려주는 비용이 매출에서 차감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그대로 20만원으로 잡히는 거예요. 반면 처음부터 3~5%의 수수료만 받았다면, 매출이 3~5만원으로 잡히겠죠. 그래서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유지했을 때 매출이 훨씬 크게 잡히는 거예요.

이렇게 매출을 부풀리면 피해를 보는 쪽은 택시 기사들이에요.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기사 입장에서는 택시 운행으로 번 돈 외에도 카모에게 받는 15~17%의 수수료가 수입으로 잡혀요. 실제로 번 돈은 100만원이지만, 세무 당국엔 115만~117만원으로 신고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거에요.
매출을 왜 부풀리는 건데?
그렇다면 카모 입장에서 매출을 부풀릴 만한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가장 유력한 해석은 기업공개(IPO)를 위해서 몸집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카모는 지난 2021년부터 주식시장에 상장을 준비해 왔어요.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땐, 보통 매출이 클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요.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주식을 팔아서 얻는 돈도 많아지죠. 카모는 사업 초기에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고, 이 투자자들은 회사의 상장을 원하고 있었어요. 카모 입장에선 회사를 성공적으로 상장시켜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었던 셈이에요.

실제로 카모의 매출은 가맹택시 사업이 자리를 잡은 이후 매년 크게 성장했어요. 2020년 28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7194억원까지 뛰었죠. 금융감독원은 카모가 부풀린 매출액이 약 3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어요. 

의혹 2. 가맹 택시에 콜 몰아줬다?
이밖에 카모는 가맹을 맺은 기사들에게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요. 승객과 더 가까운 거리에 다른 택시가 있는데도 카카오 가맹 기사에게 우선 배차를 해 주거나, 가맹 택시에 유리하게 알고리즘을 바꿨다는 혐의죠. 또 우티, 타다 등 경쟁사들을 밀어내기 위해 경쟁사와 가맹을 맺은 기사에겐 일반 호출을 잘 배차해주지 않는다는 의심도 받고 있어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주 카모의 콜 몰아주기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 수도 있다고 밝혔어요. 사실 콜 몰아주기 의혹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에요. 이미 지난 2월에 똑같은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어요.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은 뭐야?
카모는 이런 의혹을 즉각 부정했어요. 카카오는 고의로 매출을 부풀린 게 아니라, 회계 처리 방식에 있어서 정부와 시각 차이가 있었다는 입장이에요. 택시 기사들과 맺은 계약 2건을 동일한 건으로 볼 건지, 아니면 별개의 건으로 볼 건지를 두고 해석을 달리했을 뿐이라는 거죠. 정부는 2건이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계약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카모는 서로 별개의 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거고요. 카모는 이런 회계 처리 방식을 숨기지 않았고, 국내 대형 회계법인으로부터 매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어요.

상장할 때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어요. 물론 매출이 크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업이익이나 현금 흐름 등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다는 거죠.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금감원은 지난 7월부터 카모의 회계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어요. 금감원은 내년 초까지는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 혐의가 입증되면 과징금 등 처벌 수위가 결정되죠. 이 과정에서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만큼 카모의 최종 운명을 알기까지 길면 수년이 걸릴 수도 있어요. 지금 받는 조사가 끝나야 주식시장에 상장이 가능해서, 당분간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사회적 비판이 이어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카모는 수습에 나섰어요. 택시 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수수료 체계 등 서비스 전반을 개편하겠다고 밝힌 거예요. 그간 택시 업계는 카모가 가져가는 가맹수수료율이 높다며 개선을 요구해 왔어요. 카모는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서 요금 체계 전반을 손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어요. 

나름대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카모 입장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정부의 집중 포화를 받는 와중에 상장까지 막혀버리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상황이죠.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만큼 카모의 운명에 따라 우리나라 택시 호출 시장의 미래도 달라질 것 같아요. 과연 '국민 택시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3줄 요약
1  택시 호출 앱 시장에서 점유율 95%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매출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음.

2  가맹 택시 기사들과의 수수료 계약을 2개로 쪼개서 매출을 각각 잡히도록 했다는 의혹임. 두 계약을 사실상 하나의 건으로 봐야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

3  카카오는 두 계약이 별개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 그러나 정부가 의혹을 제기한 만큼 혐의를 완전히 벗을 때까지 상장은 어려워 보임.

재택 근무하는 국내 기업들 줄었어요

최근 들어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국내 대기업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어요. 재택근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빠르게 보급됐지만, 유행에 따른 위험이 감소하자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중단한 것으로 보여요. 지난 9월 국내 주요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매출 상위 50대 기업(공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활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31곳 중 58.1%만이 ‘현재 시행 중’이라고 답했어요.


재택근무 미시행이라고 답한 기업은 41.9%였는데, 이 중 대부분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근무를 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들이었어요. 또한 기업들의 재택근무 활용 전망을 묻자 응답 기업 64.5%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해요.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해요

국내 주식시장에서 오늘(6)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가 전면 금지돼요.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사서 갚는 투자 방식인데요, 보통 주식 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이용해 돈을 버는 데에 활용돼요. 그런데 얼마 전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공매도를 활용한 사실이 적발됐어요.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근본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거예요.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등 세계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활용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국내 시장만을 고려해 결정한 적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아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와요. 정부는 공매도를 할 때 기관이나 외국계 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불리한 부분을 수정할 방침이래요.


정부의 이례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두고 꼭 필요하지 않은 시기인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요.

 

정부가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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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사태’ 일으킨 창업자, 징역 115년형?

한때 세계 3위 규모까지 성장했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아 최장 징역 115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어요. FTX는 안정적이지 않은 거래 구조와 부적절한 경영 방침이 알려지며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를 겪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상 파산한 바 있어요.

미국에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뱅크먼-프리드의 금융 사기, 돈세탁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했어요. 미국 형사 재판에서는 배심원단의 평결이 우리나라의 판사가 내린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녀요. 형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가장 긴 형을 선고받을 경우, 징역 115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해요.

 

세계 3위 거래소가 순식간에 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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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2008년 이후 가장 낮아졌어요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와의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전망에 최근 하락했던 🍎달러당 원화값이 이틀 연속 급등했어요. 미국 금리가 오른다는 건 달러화의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여서 원화보다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였는데, 지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한 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원화를 찾는 사람이 다시 늘어난 거죠. 지난 3일 기준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20.5원 오른 1322.4원이었어요. 이틀 동안 34.9원이나 오른 수치였어요.


반면 일본 엔화가 계속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어요. 지난 3일에는 한때 100엔당 870원대에 거래됐어요. 엔화 가치가 바닥을 치는 탓에 줄곧 확장적 통화정책(금융완화)을 고집하던 일본은행이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빨간 사과를 발견하셨나요?

🍎달러당 원화값? 원·달러 환율?

경제 뉴스에서는 환율 관련 내용을 자주 다뤄요. 언론과 투자자들은 매일 같이 환율 변동에 관심을 가지죠.


환율은 화폐 간의 교환 비율이에요. 한 나라의 돈을 다른 나라 화폐와 교환할 때, 그 비율이 환율인 거예요.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여행을 위해 환전을 한다면, 똑같은 금액의 원화를 가지고도 그때그때 환율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외화의 금액이 달라져요. 만약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이라면 우리나라 돈 1000원이 있어야 1달러와 교환할 수 있겠죠.


환율 자체는 이렇게 간단한 개념이지만, 각국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들의 수출 등 광범위한 경제 현상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때로는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워낙 많다 보니 금융 전문가들은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을 자주 쓸 정도예요.


경제 뉴스에서 환율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환율 관련 기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예요. 같은 현상을 두고 뉴스마다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에요.


우선 ‘원·달러 환율’은 앞서 설명했듯 원화를 달러화와 교환할 때의 비율이에요. 약 3년 전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엔 1300원을 넘겼어요. 지난 3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예전에는 1100원 주고 1달러를 구했는데, 이제는 1300원 넘게 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현상은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할 수 있어요. 예전보다 더 많은 원화를 주고 달러와 교환한다는 건, 그만큼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하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했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이런 이유로, 같은 현상을 두고 뉴스에선 두 가지 표현을 쓸 수 있어요.


  • 원·달러 환율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100원 상승했다

  • 달러당 원화값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100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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