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12, 2024
아피스토의 풀-레터 S1.5-4 vol.35
안녕하세요. 아피스토입니다.
며칠 전에 인천에 있는 한 식물 킵(keep)장을 방문했습니다. 집에서 키우던 식물을 시설이 잘 갖춰진 비닐하우스로 옮겨 관리하는 곳을 '킵장'이라고 부르는데요. 마침 지인이 킵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꼭 한번 구경시켜달라고 부탁을 한 참이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킵장은 열대를 방불케 했습니다. 한쪽 벽에서는 대형 가습기가 돌아가고, 습하지만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있었죠. 10여 명의 식물집사들이 구획을 나누어 자신의 식물들을 옮겨와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열대식물이 자라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곳곳에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환호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식물들이 습한 공기를 만끽하며 축제를 즐기는 느낌이었지요. 무엇보다 저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것은 마음껏 대품으로 크고 있는 열대의 식물들이었습니다. 이곳의 식물들은 한결 같이 거침없이, 쭉쭉 큰 잎을 뽑아올리며 원하는 만큼 자신의 몸집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몬스테라는 이곳에서 3미터 키를 훌쩍 넘어섰고, 필로덴드론의 잎은 1미터를 넘기고 있습니다. 만약 식물을 '방목'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식물들이 마치 물 만난 고기 같습니다.   

열대관엽식물은 대품으로 키워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유묘 때와 성체의 모습이 전혀 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요. 하지만 가정에서는 공간도 좁을 뿐더러 층고도 낮기 때문에 식물의 드라마틱한 '역변'을 관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열대의 축제를 즐기고 있는 식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간 식물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은 느낌마저 듭니다. (내 식물도 아닌데 이렇게 묻어가도 되나... ㅎ?) 이곳에 식물을 옮겨다 키우는 식물집사님들이 고마웠습니다. 열대의 풍경을, 그곳 식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 분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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