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국영을 마시고 장만옥도 마셨어요

2022-10-14 26호

✉️LETTER

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요새 '차켓팅'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예약제로 운영되는 차회나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마치 콘서트 티켓팅 할 때처럼 경쟁률이 빡세다...는 의미로 차켓팅이라고들 하잖아요. 얼마전 세레나님의 청춘다회 차켓팅 실패했고요(레터에 공지만 하고 정작 나는 못감...!), 알디프 티바 차켓팅도 광탈했어요.(다들 저 빼고 매크로 같은 거 쓰시는 거 아니죠?) 며칠 전에 더티레터 인스타 스토리로 올린 보안책방 <차의 계절> 북토크 초청글도... 아 언제 올렸냐고요? 못보셨을거에요. 올리자마자 신청 마감됐거든요.😆 여러분 고민은 사치입니다. 뭐든 공지가 떴다 하면 아묻따 신청하는 거에요! 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TEA

Culture

화양연화의 장만옥을 차에 비유한다면

잠시 라떼 이야기 좀 할게요. 윤 팽주의 어린 시절은 홍콩영화의 전성기였답니다. 당시 홍콩 영화에 푹 빠져있던 엄마와 오밤중까지 불을 끄고 주성치의 도성이나 조악한 특수 효과의 코미디 강시 영화를 많이 봤죠. 더 자라서는 중경삼림이나 화양연화 같은 영화에 매료됐고요. 장국영, 양조위, 장만옥, 금성무... 이런 배우들의 폭발하는 리즈 시절을 만끽할 수 있어 실로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저처럼 홍콩 영화에 향수를 갖고 있는 분들도 있고, 홍콩 영화의 매력에 요즘들어 새롭게 빠져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양조위님 등판에 인파가 그렇게 몰렸다면서요?) 무려 홍콩 영화와 차를 엮은 강연이 있어서 참석하고 왔어요. 티클래스를 전문으로 하는 서촌의 다실 다심헌에서 시나리오 작가 김재연님을 모시고 <아비정전>과 <화양연화> 속 인물들과 그들에게 어울리는 차를 매칭해보는 특강을 진행한 것! 영화와 차에 대한 대화가 넘쳐흘렀던 이날의 이야기, 지금부터 전해드릴게요.😎

장국영을 마시고 장만옥도 마셨어요 호로록...

이날 특강은 빔프로젝터로 인물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장면을 함께 보면서 김재연 작가님이 고르신 차를 마시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영화 <아비정전>의 아비(장국영)과 소려진(장만옥), 루루(유가령), 경관(유덕화) 그리고 <화양연화>의 주모운(양조위), 소려진(장만옥) 이렇게 6인의 인물이 주인공이었어요. 혹시 이 영화들을 보신 팽주님이라면 한 번 맞춰보세요! 위의 여섯 인물 중 기문홍차에 어울리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화려한 향과 깊이있는 맛 그리고 혀끝에 남는 달콤함을 지닌 이 차에 매치된 인물은 바로바로... <화양연화>의 소려진(장만옥)이었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도 않고, 남편은 바람을 피우지만 소려진은 언제나 치파오를 곱게 차려입고 기품있게 행동하죠. 어때요? 잘 어울리는 선택인 것 같나요? 작가님이 골라오신 차 외에 강연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각 인물에 어울리는 차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가 오갔어요. 영화도 알고 차도 아는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멋진 대화였습니다.

<화양연화>가 원래 복수극...이었다고?

차와 영화를 함께 다룬 콘텐츠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차에 중점이 맞춰져있잖아요. 영화는 차를 얘기를 꺼내기 위해 서두에 잠깐 인용되는 정도죠. 하지만 이번 강연은 시나리오 작가님이 준비하신만큼 영화에 대한 얘기가 정말 알찼어요. 어둡고 느릿한 분위기의 <아비정전>에 뜬금없이 장국영과 유덕화의 화려한 액션씬이 등장하는 이유라든가(흥행을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거라고😆), <화양연화>를 맨 처음 찍을 때 왕가위 감독이 양조위에게 "이건 배신당한 남자의 복수극"이라고 하는 바람에 착각 속에서(?) 영화를 찍었다는 후문. 그리고 장만옥이 입는 치파오 소재까지 디렉팅하는 '디테일 집착광공' 왕가위에 대한 스토리까지 말이에요. 이야기를 들으며 차를 마시다보니 어느덧 강연 시간 순삭...!

강연을 들은 날은 갑자기 비가 내려 덥고 습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그 때 그 시절 홍콩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오늘 레터 참고하셔서 내가 덕질하는 가수나 배우, 영화 속 주인공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 미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차는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고 주변 차친들과 얘기해보세요. 더티레터의 팽주님들이라면 아마 MBTI보다 과몰입할만한 화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나리오 작가 김재연

밀애(2002) 각본,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각본,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다수 참여. 茶애호가.

✉️강연 문의 jaeyeon704@hanmail.net

✏️MEMO

◼️ 다정한 차 그림을 그려주시는 이분들의 정체!

나만의 차시간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귀염 뽀작한 일러스트로 바꿔주시는 차계의 금손! 바로 다정자-차 이야기 계정을 운영하시는 차차님과 알맹이님입니다. 무료로(!) 일러스트를 그려주시는 것은 물론 얼마전엔 멋진 차회도 여셨는데요. 이분들이 라디오에 출연하신대요! 17일(월) 아침 10시, 비영리 공익방송 마포FM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첫 화면에 보이는 100.7Mhz 실시간 방송듣기 버튼을 누르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어요.

◼️ 차차티클럽 <우리들의 사적인 티클래스>

더티레터 1호에서 소개한 찻집, 바로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차차티클럽 창신한옥입니다. (불과 반년 전에 만든 레터인데도 확실히 어설픔이 줄줄 흐르네요...😅) 지금까지 차차티클럽에선 티클래스나 티코스 등을 따로 운영하지 않았는데요. 얼마 전 티클래스를 오픈했더라고요! 창신한옥과 연남루프탑에서 모두 가능하며 시간과 인원(최소 5인 이상)은 협의해 진행한다고. 문의는 차차티클럽 인스타 DM.

◼️ 팽주님 혹시 KT 쓰세요?

KT멤버십에서 '마들랜'이라는 편집숍을 오픈하고 오픈 이벤트로 A.C 퍼치스 티핸들 미니틴 35g과 티백 10개입 세트, 이첸도르프 투투 와인글라스를 반값에(!) 팔더라고요. KT멤버십 어플 첫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선 왜인지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플에서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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