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chEDGE Issue No. 2 | 2022.08.05
피치덱 톺아보기
자금조달 및 IPO/M&A에 성공한 해외 스타트업의 피치덱을 분석합니다.
Turing.com - 시리즈B 라운드
  
2021년 12월 유니콘에 등극한 원격 개발자 채용 플랫폼 
빅테크에 밀려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던 스타트업이 직접 만든 개발자 채용 플랫폼, 'AWS for Talent'가 되는 것이 목표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한 원격 개발자 프리랜서 고용 플랫폼 Turing.com은 머신러닝 개인화 스타트업 Rover App을 창업 후 매각한 바 있는 연쇄창업자 JonathanVijay가 2018년 두 번째로 창업한 기업입니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 밀려 능력있는 개발자 채용에 늘 어려움을 겪었던 둘은 이전 스타트업 당시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 개발자들과 원격으로 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시행착오를 통해 느꼈던 문제점들을 직접 해결해보고자 창업에 나섰고 '최고의 개발자들'과 '간편한 절차를 통해 협업'하면서 '실리콘밸리 개발자 채용 비용의 절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회사는 대형 테크 기업의 개발자 채용 테스트를 각색하여 고안한 장장 8시간에 이르는 악명 높은 테스트를 통해 상위 1%의 개발자만을 플랫폼에 영입합니다. 또한, 채용 플랫폼의 가장 큰 단점인 '일 해보니 기대에 못미친다'란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구인 회사에게는 2주 간 무료로 채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물론 2주 간 근무 비용은 플랫폼이 개발자에게 대신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회사는 2018년 시드라운드를 시작으로 다수의 크고 작은 펀딩라운드를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탈인 Foundation Capital이 인큐베이션 단계부터 함께하여 매 라운드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0년 9월 시리즈B 진행 당시 $200Mn 수준이었던 기업가치는 2021년 12월 시리즈D에는 $1.1Bn으로 상승하였습니다.  

  • 2020년 시리즈A: Foundation Capital, Lightspeed Ventures Partners
  • 2020년 시리즈B: Foundation Capital, Founders Fund, 500 Startups
  • 2021년 시리즈C: Foundation Capital, B Capital, Westbridge Capital
  • 2021년 시리즈D: Foundation Capital, B Capital, Westbridge Capital, StepStone Group, Greenspring Associates

Turing.com의 피치덱은 Product-Market Fit 단계를 넘어, 성장성을 증명한 시리즈 A - B 단계 플랫폼 기업의 프리젠테이션 구성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문제와 해결책을 상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왜 우리가 이 문제를 계속 잘 해결할 수 있는지를 어필하는 것이죠. 해당 피치덱의 본문은 아래와 같이 총 18페이지로 구성되었습니다.

  1. 표지 - 키워드는 "미래의 업무는 원격근무 (The Future of Work is Remote)"
  2. 요약 - 실적/팀/투자자
  3. 배경 - 원격 근무가 대세
  4. 문제 - 여전히 개발자를 '찾고', '평가하고', '협업하기' 어려움
  5. 해결책 - Turing - AWS for Talent
  6. 투자의 당위성 - 근무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
  7. 투자의 당위성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근무 방식이 리모트로 전환
  8. 투자의 당위성 - Turing은 리모트 환경에 최적화된 채용플랫폼 제공
  9. 인사이트 - 전 세계 백만명 이상의 '실리콘밸리' 수준의 개발자 존재
  10. 인사이트 - 하지만 리모트 인재를 '찾고', '관리하는' 것이 수동적인 작업
  11. Why Us - Turing은 데이터사이언스로 프로세스를 자동화
  12. Why Us - 전 세계 지역별 개발자 역량과 임금 수준을 조사하여 갭이 큰 지역(예: 동유럽)을 집중 공략
  13. Why Us - 개발자 평가 과정을 100% 자동화 및 시스템화
  14. Why Us - 채용 이후의 업무 결과에 대한 품질 및 만족도 모니터링
  15. 지표 - 지난 13개월 간 16배 성장
  16. 스케일업 - $100Mn 연환산 매출 달성의 전제조건
  17. - 창업자 & 임원진
  18. 마무리 - 현재 실적 & 연말 실적 & Full-Potention 실적

피치덱도 라운드가 진행됨에 따라 내용이 계속 변하게 됩니다. 강점을 내세우고, 실적을 강조하며, 자주 질문을 받았던 내용을 'Answer First'의 자세로 미리 방어하는 것이죠. 특히 시리즈B 정도 단계의 기업이라면 이미 분석 가능한 지표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숫자 위주로 프리젠테이션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Turing.com의 피치덱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하며 펀드레이징 자료를 구성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구성 - 왜 우리가 잘하고 왜 매력적인 투자기회인가
  • 시리즈B 임에도 18페이지로 간소하게 구성
  • "서비스를 설명하지 않는다. 결과를 보여준다."란 원칙을 잘 보여주는 사례

그럼 지금부터 Turing.com의 피치덱을 한 장 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페이지: 표지
  • 표지는 단순히 넘어가는 장표가 아닌, 회사의 키워드를 한 줄로 각인시키는 자리
  • "광고카피"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 '직관성' + '참신성' + '혁신성'

  • 다만, 본 시리즈B 덱이 작성된 시점이 팬데믹으로 인한 재택근무가 한창이던 2020년 9월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분위기에 정말 '원격 근무'가 미래라는 분위기가 만연했지만, 만일 2022년인 지금이라면 사람들에게 '직관적인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문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 결국 '한 줄 태그라인'도 시점과 그 당시의 바이럴 트렌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2페이지: 요약
  • 가장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를 요약 장표에서 먼저 짚어주는 두괄식 구성
  • '실적' - '잠재성' - '창업자' - '팀' 네 가지 포인트를 통해 시리즈B에 걸맞는 역량을 갖췄음을 강조함
  • $12Mn 연환산 매출을 전면에 내세움 👉 "실제로 돈을 벌고 있음"
3페이지: 배경 - 원격 근무가 대세
  • 본인들이 해결하는 문제가 '방대하고' '시의적절한' '필수불가결한' 문제임을 환기하는 부분
  • 투자자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문제, 즉 'Solution in Search of a Problem (SISP)'에 대한 의구심을 항상 가지고 있음. 즉, 정말로 문제가 아닌데 창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역으로 문제를 정의했다는 의심
  • 'Why Now'에 대한 부연설명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것도 필요
4페이지: 문제
  • 원격채용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
  1. 실리콘밸리 수준의 역량있는 개발자를 찾는 것
  2.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파트너를 찾는 것
  3. 궁극적으로 업무 내용의 만족도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
5페이지: 해결책
  • 회사가 제시하는 솔루션을 직관적인 태그라인과 함께 제시 👉 "AWS for Talent"
  • 제품을 곧바로 설명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Turing이 만드는 것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미래지향적으로 제시함
6페이지: 투자의 당위성
  •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
  •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2020년 9월 당시 미국의 모든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이 원격으로 일을 할 당시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음
  • 이는 반대로 지금 2022년 시점에서는 시의적절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함. 그 동안 하이브리드 근무와 리오프닝 등 많은 변화를 겪어 사람들이 각자 관점이 형성되었기 때문임
7페이지: 투자의 당위성
  • 회사가 생각하는 투자의 근거를 직접적으로 설명
  •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피치덱 없이 회사가 직접 '투자 메모'를 작성하여 펀드레이징을 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실적이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이 많이 활용함
  • How Rippling Raised a $45M Series A — Without a Pitch Deck
  • 서로 Q&A를 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줄이고 회사가 직접 처음부터 상세히 설명하는 실리콘밸리의 실용적인 접근법
8페이지: 투자의 당위성
  • Turing이 문제를 푸는 방식을 한 번 더 부연설명
  • 일관된 스토리라인은 '우리가 중요한 문제를 풀고 있고' '우리가 푸는 방식이 올바른 접근법'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임
  • 초기 투자 과정에서 가장 질문을 많이 받았던 부분, 즉 Turing이 제시하는 방식으로 '원격 채용과 근무'가 가질 수 밖에 없는 고질적인 문제를 정말로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대답을 여러번 강조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라인을 구성
9페이지: 인사이트
  • "왜 우리의 솔루션이 가능한가"에 대한 답변 👉 "충분한 시장이 있다"
  • 실리콘밸리에서도 통할 만한 실력을 보유한 개발자가 전 세계에 백 만명 이상 있으며, 이는 전세계 3천만명 규모의 개발자 중 극히 일부임을 강조함
10페이지: 인사이트
  • "그렇다면 왜 여태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나"에 대한 답변
  • 원격으로 인재를 '찾고', '평가하고', '관리하는'것이 케이스별로 수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에 스케일업이 쉽지 않은 영역임
11페이지: Turing의 솔루션 (1)
  • 본격적으로 회사의 서비스를 경쟁우위와 함께 서술
  • 데이터사이언스를 활용하여 'Sourcing' - 'Vetting' - 'Quality Control'을 자동화한 점이 가장 큰 강점
12페이지: Turing의 솔루션 (2)
  • 단순위 바텀업 방식으로 개발자를 '리쿠르팅'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개발자에 대한 역량, 급여 수준 등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가장 역량이 뛰어나면서 보수가 낮은 지역 (예: 동유럽)에서 집중적으로 개발자 확보
  • "우리의 솔루션은 왜 다른지를 설득력있게 제시" 👉 실질 여부는 실사에서 검토할 부분
13페이지: Turing의 솔루션 (3)
  • 미리 설계된 검증 시스템을 통해 개발자 평가 및 확보
  • Turing 개발자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에 따르면 실제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개발자 채용 프로세스 이상의 자격 요건을 요구할 정도로 다양한 테스트를 8시간에 걸쳐 진행한다고 함
14페이지: Turing의 솔루션 (4)
  • 프리랜서 고용의 가장 큰 이슈인 '채용 이후'의 평가에 대해서도 플랫폼을 통해 관리하는 솔루션
  • 실제 크몽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단발성 프리랜서 고용의 경우 계약 이후 업무 결과의 만족도에 대해 플랫폼의 역할이 제한적이며, 그 결과물에 대한 불만족도가 상당함
  • 프리랜서 개발자 채용은 구인 회사의 핵심 역량과 관련한 부분이기 때문에 채용 이후에도 서비스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였음 
15페이지: 지표
  • 벤처투자자들은 시리즈A 이후 단계에서도 성장이 가속화되는 회사를 찾기 때문에, 매 월 우상향으로 성장하는 지표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함
  • 만약 월간 지표가 들쑥날쑥하거나 명확하게 상승 단계에 진입하였다는 시그널이 부족하다면 대규모 펀드레이징보다는 브릿지 라운드로 런웨이를 늘리고 지표를 정비한 후 다시 펀딩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임
  • 참고로 위 지표는 2021년 하반기 시리즈D 진행 당시 성과이며, 결과적으로 시리즈B에 제시한 우상향 지표가 지속가능함을 증명하여 2021년 12월 $1.1Bn 기업가치로 유니콘에 등극할 수 있었음
  • 시리즈A 이후 단계의 SaaS, 핀테크, 마켓플레이스 & 플랫폼 기업의 경우 3 - 5개년 전망보다는 최소 24개월의 과거 월간 지표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함
16페이지: 스케일업
  • 미국 플랫폼 기업의 IPO를 위한 최소한의 마일스톤으로 여겨지는 연환산 매출 $100Mn을 달성하기 위해 약 1,245FTE가 필요함을 명확히 제시
  • 앞에서 전 세계에는 백만명 이상의 상위 1% 개발자가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이 중 극히 일부만 플랫폼에 편입하여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임
  •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임을 강조함
17페이지: 팀
  • 시드 단계를 넘어서면 창업자의 백그라운드 자체보다는 경영진 팀 구성이 더 중요해짐
  • 여전히 창업자들이 전면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지, 유능한 임원진들이 합류하여 리더쉽 그룹을 이끌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음
18페이지: 마무리
  • 마지막 요약 장표 - 현재 성과와 단기 목표,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This could be something big"이란 메세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함
이상으로 원격 근무 개발자 채용 플랫폼이라는 사업모델로 2021년 12월 유니콘에 등극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Turing.com의 2021년 시리즈B 당시 피치덱을 살펴보았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는 SaaS, 핀테크 및 마켓플레이스/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각 라운드별로 투자자가 기대하는 성장성 및 지표에 대한 컨센서스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성장 한다는 것 이상으로 이탈율, 단위 수익성, 재구매 빈도와 같은 지표도 상위 10%에 속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때 펀딩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Turing.com 피치덱의 하이라이트
  • '문제'와 '해결책'은 간결하게 설명하고, 성과지표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
  • 시리즈B 단계임에도 핵심 내용을 담은 본문은 18페이지로 간결히 구성
  • 단순히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한다는 것을 넘어, 해당 서비스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서비스임을 강조

회사가 2021년 9월 시리즈B를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가 Post-Money $200M이었으며, 당시 총 $32Mn을 조달하였습니다. 약 1년 뒤 시리즈B에서 기업가치 $1.1Bn 총 $87Mn을 조달하였으니, 기업가치는 15개월만에 약 4배 이상 상승한 바 있습니다. 당시 Turing.com이 또다른 로켓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올라탄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전폭적으로 회사와 창업자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Turing.com이 시리즈D를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오늘의 피치덱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 재미난 피치덱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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