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들! 올 추석 잘 보내셨나요? 거리 두기가 해제되어 이번 명절에는 휴가를 다녀오거나 부모님을 뵈러 다녀온 지구인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

모두들 행복한 명절 보냈었길 바래요! 그런데 명절이나 휴가 기간에 유기 동물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7~9월 사이에 유기동물이 전체의 절반이 넘어요.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외출이나 여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을 꼽고 있어요. 장기간 집을 비울 때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유기하는 건데요. 

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반려견, 펫페이퍼

명절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sbs뉴스

유기동물 왜 점점 많아질까?

반려인 1,000만인 시대이지만, 그만큼 책임감 없이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어요. 

지난해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그만 키우고 싶거나 유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라고 답한 가구가 40%가 넘었어요. 

반려동물을 너무 쉽게 살 수 있고, 또 너무 쉽게 버릴 수 있는 게 문제예요. 작년 한 해만 해도, 총 11만 9,273마리나 유실, 유기되었죠.

유기가 되면 어떻게 되나요?

동물 자연 연대에 따르면 10마리 중  3마리는 재입양되고, 2마리는 다행히 가족이 찾아갔어요. 나머지 동물들은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했는데요. 3마리는 자연사, 2마리는 안락사로 사망했어요.

서울뉴스

시설을 턱없이 부족하고, 매일 새로운 동물들이 입소하다 보니 많은 동물들이 안락사를 당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보호 센터는 입양 공고 후 10일 지나도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엔 기간을 3개월까지로 연장하는 곳도 많다고.

더 지옥같은 동물보호소

또 다른 문제는 유기, 유실동물들의 절반 이상이 1세 미만 강아지로, 어린 새끼일수록 척박한 보호소에서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죽을 확률이 높다는 거예요. 

보호 센터는 위탁으로 운영하는 업체가 많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건데요.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가 지난 2년 동안 동물보호소 93곳의 실태조사를 한 경과, 유기 동물 90여 마리를 무더기로 안락사하거나 사료를 주지 않아 굶겨 죽인 사례 등이 적발되었어요. 

민간위탁은 한 마리당 포획비 3~10만 원, 안락사비 6만 원 등을 예산으로 지급하다 보니 많이 포획하고 많이 안락사 시키면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구조예요. 그래서 일부 악덕 업체에서 이를 악용하고 있는 거예요. 

2020년 안락사 비율 86.7%에 마취도 없이 안락사를 하던 악명높은 보호소였던 고성 보호소는 현재 지자체가 운영한 후 안락사율이 4%로 급감하였다, 경남연합일보

반려동물을 버렸을 때 패널티를 강화하면 안 돼?

2021년 2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 동물을 유기했을 경우엔 과태료 납부가 아니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처벌이 강화되었어요. 

누가 버린 건지 알아야 벌금을 내게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동물등록제도 라는 걸 만들어 동물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누가 가족인지 알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제도는 2014년부터 의무화가 되었고, 동물의 보호와 유실, 유기 방지 등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동물등록제도가 의무인데 왜 늘어나?

우선 동물등록제는 지난 8년간 등록 비율이 전체의 30%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의무긴 하지만, 안 해서 걸려도 과태료 20만 원만 내면 되고 실제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사실상 강제성이 없다고 보면 되요. 

거기다 정부에서 동물 체내에 삽입하는 내장형 칩 외에도 목걸이 등에 부착하는 외장형 태그 형식도 허가를 한 바람에 태그를 훼손하거나 분실했을 경우엔 의미가 없고요.  

작년부터 동물을 판매할 경우 동물등록 신청을 꼭 해야 해서 등록 비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동물등록은 대부분 외장형 태그 형식이라는 겁니다. 

내장형 마이크로칩 삽입은 동물 병원을 방문해 수의사로부터 시술을 받아야 해요. 때문에 동물 판매업소에서는 번거로운 내장형보다는 외장형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동물단체에서는 내장형 칩만 사용하자고 요구를 하고 있지만, 올해에도 해당 법안은 또 통과하지 못했어요. 시술할 때 감염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70대 보호소 소장의 죽음으로 한동안 갈 곳이 없어졌던 반려견들, 한국일보

내장형 동물등록이 정말 건강상 문제는 없을까

우선 이 마이크로칩은 쌀알 보다 작은 의료기기로, 반려동물 목 뒤 피하지방 사이 주사되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어요 위험하지 않아요! 

또한 전자파가 나와 해롭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내장 칩은 RFID 방식으로 인식되어 전자파 발생이 되지 않아요! 

영국에서 1996년부터 2009년까지 370만 건의 내장형 칩 시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칩 이동, 감염 등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391건 (0.01%)밖에 되지 않았어요. 국내에서도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술된 18만 건 중 단 14건 (0.01%)밖에 없었죠. 

반려동물보호세는 뭐야?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구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반려인의 조건을 강화하고 동물권을 보호하는 게 1차적 목적이에요. 일종의 동물 책임비 같은 거죠! 

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 중 하나로 ‘반려동물 보유세’ 언급한 바 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해당 정책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힌 만큼 우리나라에도 생길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동물보호 협회에서는 보유세는 나중 이야기고, 반려동물을 포기하지 않도록 유입하는 정책이 먼저 논의 되어야 하는 게 먼저라고 해요. 이 세금이 오히려 반려인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켜, 유기동물만 양산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거기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고, 동물 등록도 잘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강아지를 키우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집집마다 찾아가서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 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어요. 세금을 걷는 것보다 과세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클 것 같다는 얘기도 있어요. 

독일에서는 특정 구역에 한해서, 혹은 전문 면허증이 있다면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stil in berlin

다른 나라는 어때?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애견세를 도입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를 제외하곤 모두 폐기한 상태예요. 

시행 중인 독일의 경우엔, 거리마다 반려견 배변봉투 비치되어 있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 등에 반려견과 동행할 수 있으며 끈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 파크도 많이 있어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보유세를 걷는다면, 막연하게 돈부터 걷겠다! 가 아니라 어디에 쓸지에 대해 더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거기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현재 반려견에 한해서만 보유세를 부과하는데, 고양이 양육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고.. 그래서 오스트리아는 이 문제로 인해 반려견 보유세를 아예 없앴어요. 

동물생산업 허가제 시설기준, 서대문구청

우후죽숙 늘어나는 펫샵을 막을 길은 없어?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는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환경 조성에 대한 조항도 만들었지만 기준도 엄격하지 않고, 그마저도 잘 지켜지고 있지 않아요. 기준을 올리는게 중요한데 관련업 종사자들의 반대가 심한 상태입니다.

반려동물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에서는 매우 엄격한 기준의 심사를 거쳐야지 반려동물을 판매 목적으로 키울 수 있어요. 이러한 곳에서 입양 받을 경우 기본 3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해요. 

반면 전국에 500여 개 분포된 ‘티어타임(Tierheim)’ 이라는 동물보호소에서 입양 받을 경우, 약 40만 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호소를 선택해요.

돈을 낸다고 모두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입양 면접을 보거나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해요! 보호소에서 입양을 할 경우엔, 2회 이상 방문하여 외부 산책도 나가고 반려견과 소통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독일에서는 앞서 말한 보유세 외에도 동물등록비도 14만 원으로 매우 비싸요. 개를 키우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거예요. 하지만 사료는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고, 강아지를 키우기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해서 키우는 비용은 오히려 낮아요. 

동물 입양! 어떻게 하시는지 혹시 모르셨다면, 이 어플을 한 번 봐주세요! 

보호중인 유기동물을 확인할 수 있는 포인핸드

포인핸드에서는 유실, 유기 동물들을 보호하거나 목격한 정보와 함께, 보호소에 보호 중인 동물들도 알 수 있어요! 포인핸드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하여 키우고 있는 반려인들의 후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

아래는 한 달 전 입양된 초코인데요. 동공지진이 나 보이는 초코의 보호소 시절 사진을 보면, 어느새 늠름한 아깽이가 된 초코와 동일묘가 맞는지 의심까지 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