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식품 대기업들이 이렇게 비건 식당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번 말씀드렸던 것처럼 채식의 잠재력 때문이에요.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22년 채식 인구의 수가 약 250만 명에 달한다고 해요. 2008년에 15만 명이었다고 하니, 14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한 숫자죠. 

또한, 대기업의 채식 식당은 채식 인구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만든 대체육을 선보이는 쇼케이스의 역할을 하기도 해요. 실제로 농심은 베지가든이라는 대체육 브랜드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고, 풀무원도 대체육 제품과 두부면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죠. 즉, 채식 시장은 식품대기업에겐 미래의 수익과 함께 환경을 아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이자, 나아가 ESG 경영이라는 미션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인 셈이에요.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과 제품 개발은 우리 같은 소비자에게는 나쁠 게 없는 소식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더 다양한 식물성 제품을 소비하는 것만큼 반가운 일도 없는걸요.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전할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게 한 가지 있어요. 그동안 번화가 인근의 골목에서 적은 수익에도 비건식과 채식을 요리하던 채식 식당들이 생각나거든요. 단순히 작은 가게를 응원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이렇게 베지테리언과 비건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문화를 만든 곳이 바로 그 작은 골목 가게들이니까요.

여러분의 생활 반경에 비건 식당이 있다면 자주 들러주세요. 베베는 최근에 서울의 건대입구역과 성수역 사이에 있는 스파이스드라는 곳에 다녀왔어요. 브리또, 타코라이스 같은 메뉴를 비건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니, 이런 음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