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티몬 매각설 의미 2.쏘카 공모절차 돌입
 2022.06.29 22-026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티몬의 기업가치가 떡락한 이유
  02 시험대에 오른 쏘카의 운명은?
  03 뉴스 TOP5 - '이커머스 상장 기상도'

   

티몬의 기업가치가 떡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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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가격보다도 쌉니다

지난 6월 27일 또다시 티몬의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내용도 구체적이었는데요. 티몬을 두고 경합해오던 토스페이먼츠가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큐텐이 단독으로 협상 중이라는 겁니다. 이에 티몬은 바로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단지 전략적 투자를 논의 중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매각 결정이 끝난 상황으로 세세한 조건을 합의하는 과정만 남았다는 이야기마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매각 소식보다 더 놀라운 건 이번에 나온 티몬의 기업가치입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티몬의 매각 가격대는 2,000억 원대인데요. 2015년 KKR과 앵커가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의 기업 가치가 8,600억 원보다도 작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론되던 몸값 2조 원과 비교하면 1/10 수준입니다. 더욱이 무려 10여 년 전인 2011년 창업 1년 만에 티몬이 처음 리빙소셜에 매각된 가격 3,000억 원보다도 더 가치가 떨어진 셈이라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니콘 기업으로 최소 조 단위의 몸값을 자랑하던 티몬이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시장 환경이 좋지 못합니다. 다들 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고 할 정도로 투자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인데요. 이런 시기에 매각을 하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더욱이 티몬의 미래 역시 너무나도 어둡습니다. 이미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줄었는데, 영업손실은 오히려 20.4%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현재 실적도 좋지 않고, 미래 성장 가능성마저 낮은 티몬의 기업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투자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티몬은 그간 반등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는 겁니다. 쿠팡, 위메프와 함께 1세대 소셜커머스 중 한 곳이던 티몬은 초창기만 해도 업계 1위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빙소셜, 그루폰 등 회사의 주인이 계속 바뀌면서 주도권을 잃게 되었는데요. 결국 2015년 경 창립자 신현성 대표가 사모펀드인 KKR, 앵커와 손을 잡고 다시 경영권을 되찾아옵니다.
 
출처: 티몬 

그리고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기 위해 선보인 것이 생필품 최저가 판매 서비스 슈퍼마트였습니다. 하지만 티몬에는 아쉽게도 손정의 회장이 없었습니다. 초기부터 슈퍼마트는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직매입 사업을 투자자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티몬은 슈퍼마트에서 철수하였고, 그 덕에 일시적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키긴 하였지만, 쿠팡과의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져 버립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티몬은 1조 원 이상 가격으로 엑시트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2019년 롯데와 매각 협상을 하면서 1조 원대 초반 가격으로 최종 사인만을 앞두었던 건데요. 막판에 티몬 대주주 측이 가격을 20% 정도 높이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합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버린 겁니다.

이후 티몬은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며, 부활을 꿈꿉니다. 신임 대표는 브랜드 풀필먼트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이조차도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내부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티몬은 2,000억 원이라는 초라한 가격표가 붙은 채 시장에 나오게 된 겁니다.

적자보다 무서운 건 낮은 성장률

이러한 티몬의 몰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그건 어설픈 수익 개선보단 차라리 계획된 적자가 낫다는 겁니다. 혹시 '40의 법칙'이라는 걸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40의 법칙'은 본래 B2B SaaS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고안된 것으로, 최근에는 테크 기업들을 평가하는 전반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계산 방법도 간단합니다. 연간 매출 증가율과 영업 이익률이 합을 구해서 40%만 넘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60% 영업 이익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성장률이 100%면 해당 기업은 투자할만하다는 겁니다. 이러한 40의 법칙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곳이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비록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였지만, 이보다 압도적인 매출 성장률 덕분에 작년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가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쿠팡을 좋게 평가하는 기관들도 많고요.

반면 티몬, 11번가, 위메프 등은 성장보단 수익 개선에 치중하였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일부는 연간 흑자를 내는 데까지 성공하였지만, 성장은 정체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이익률 역시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이들은 모두 시장의 주도권을 상실하였고, 상장도 매각도 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됩니다. 이처럼 아무리 경제 상황이 안 좋더라도, 이익을 충분히 내기 어렵다면, 성장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현금흐름에 큰 문제만 없다면, 적자를 내더라도,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험대에 오른 쏘카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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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떻게든 상장은 하려 합니다

쏘카가 드디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쏘카의 상장 도전은 여러 의미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우선 국내 유니콘 기업이 국내 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것 자체가 최초의 일입니다. 또한 IPO 시장 자체가 냉각되어 있기에, 쏘카의 흥행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데요. 이미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쏘카마저 실패한다면, 마켓컬리 등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유니콘 기업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쏘카가 내세운 목표는 소박합니다. 우선 기업가치가 희망 공모가 기준으로 1조 2천억 원에서 1조 6천억 원 사이인데요. 올해 초 롯데렌탈 투자 당시 인정받은 1조 3천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고, 애초에 시장에서 추정하던 2-3조 원에 비하면 많이 낮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구주 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라 하고요. 이번에 유통되는 물량 역시 전체 주식의 16.28%라고 합니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인 38.8%에 비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흥행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즉 쏘카는 당초 기대하던 수준을 하회하더라도, 어떻게든 상장을 성사시키고 하는 겁니다. 일단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최악을 피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카셰어링과 렌터카는 과연 다를까요?

이렇게나 쏘카의 상장을 향한 길이 험한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우선 쏘카가 여전히 적자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쏘카는 적자의 원인이라 지목받던 타다를 매각시키는 등 여러 노력을 하였지만, 연간 흑자 전환에는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다만 다행히도 손실률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고, 꾸준히 이 부분을 개선하고 있어서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따라서 쏘카에게 더 아픈 손가락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사업의 성장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2021년 실적만 봐도, 매출 성장률이 30.9%라서 양호하긴 하지만, 고속 성장이라 보기엔 어렵고요. 무엇보다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도 쏘카의 핵심 사업인 카셰어링 자체가 기존 렌터카 사업과 차별점이 없거나 경쟁력이 약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우선 카셰어링과 렌터카는 차를 빌려주는 서비스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다만 카셰어링은 최소 분단위부터 초단기로 대여를 해주고, 렌터카는 주로 1일 이상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차이점인데요. 따라서 시간당 대여 가격은 아무래도 카셰어링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렌터카 대비해서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한데요. 렌터카는 장기 대여 비중이 높아 수요 예측이 용이한데 반해, 카셰어링은 차를 100%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출처 : 쏘카 

따라서 카셰어링 사업의 성패는 차량 가동률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쏘카는 이를 기술적으로 풀겠다고 자신해 왔는데요. 하지만 쏘카의 차량 가동률이 꾸준히 상승하지 못하고 최근 2-3년간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쏘카의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꾸준히 차량을 늘려야 하고, 비용은 이에 따라 증가하는데, 가동률 상승폭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니 충분한 수익이 날 수 없는 거지요. 

그에 반해 렌터카 업체는 많게는 보유 차량의 90% 이상을 장기 대여로 활용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 덕택에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었고요. 그 와중에 카셰어링은 여전히 시장 규모 면에서도 렌터카 시장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심지어 렌터카 시장 자체도 꾸준히 성장 중에 있고요. 즉 카셰어링 시장이 렌터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인 건데요. 결국 이러면 쏘카가 렌터카 업체에 비해 뭐가 나은 거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쏘카는 앱과 멤버십을 키워야 합니다

이처럼 증권신고서 만으로는 여전히 쏘카 만의 강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우선 일단 크게 흥행하진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증권시장에 안착만 한다면 쏘카에게도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확보한 현금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쏘카가 상장 이후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테크 기업이 레거시 기업을 압도할 때는 보통 막대한 트래픽을 모으거나, 아주 열광적인 충성 고객을 거느리거나, 혹은 둘 다를 모두 가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여러 사업을 일으킨 네이버와 카카오, 유료 멤버십 고객을 가지고 콘텐츠 판을 뒤흔든 넷플릭스, 막강한 앱과 로켓와우라는 충성고객까지 거느린 쿠팡처럼 말입니다.

쏘카는 이러한 면에서 여타 렌터카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매월 17만 명이 방문하는 모바일 앱과, 10만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패스포트가 바로 그것인데요. 아직은 사업 성장성을 증명하기엔 규모가 작습니다. 따라서 상장에 성공하여 실탄을 확보하면 일단 이 둘을 키우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안정적인 모체가 구축된다면 쏘카가 지향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전략도 정말 의미를 가지게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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