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역시 힌튼의 연구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응은 2012년 구글의 딥러닝 팀인 구글브레인 설립에 참여했는데, 구글브레인은 유튜브 영상에서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는 대규모 딥 신경망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Cat Brain Project’로 불린 프로젝트죠. 이 프로젝트는 힌튼이 일궈놓은 딥러닝 연구 성과에 기반해 시작됐고, 이후 힌튼도 구글에 참여하면서 관련 프로젝트에서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응은 딥러닝을 대중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데, 결국 힌튼의 연구성과를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환시킨 공로가 큽니다. 실제 응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에 최고 과학자로 영입되고, 인공지능 교육플랫폼인 deeplearning.ai를 설립하며 딥러닝 활성화에 앞장섰는데, 여기에서 일군 성과를 통해 이전까지 AI 학계 내 팽배했던 인공신경망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를 완전히 전환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마치 힌튼이 선구적인 제품을 개발한 기술자라면, 응은 이를 상품화한 마케팅 책임자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2. 구글 합류했다가 급퇴사…AI의 아버지에서 위기론자로
AI 분야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힌튼은 지난해 돌연 10년 넘게 몸담았던 구글에서 퇴사하며 AI 위기론자로 변신했습니다. 지난해 5월 퇴사 당시 힌튼은 “생성AI로 인한 가짜 이미지와 텍스트가 너무 많아졌다. 앞으로 인간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는 세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점이 가장 두렵다”며 퇴사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구글 AI 사업을 이끌면서 AI의 위험성을 이야기할 경우 회사 이익에 반할 수 있으니, 회사에서 나와 학자 신분으로 AI의 위험성에 대해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죠. AI의 핵심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인사이니 AI의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할 디스토피아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최근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킬러 로봇의 등장까지 예견하고 나서게 된 것입니다.
“AI에게 목표를 주면 해결책으로 인간에게 나쁜 방법을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AI에게 기후변화를 막도록 지시하면 이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을 배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서 실행에 옮길 위험성이 걱정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中
그가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와 감정이 후천적으로 취득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I가 인공신경망을 통해 언어를 익히고 감정과 감각을 익힐 경우 의도와 의지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생성형 AI의 기반인 거대 언어 모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말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농담을 이해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2022년 구글이 개발한 언어모델(PaLM)에 의한 챗봇을 상대로 농담을 설명해달라고 했을 때 챗봇은 그 농담이 왜 재미있는지 모두 설명했어요,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는 기능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건 틀린 얘기입니다. 언어는 태어난 뒤에 학습하는 후천적인 것입니다. 주관적인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AI는 인간과 같은 감각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