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년에 한 번은 사람들이 가장 돌아다니지 않을 법한 시즌의 평일을 잡아 여행을 다녀옵니다. 이것이 유일한 일탈이라고나 할까요?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도 날은 흐렸습니다. 아이들도 차에 앉아 있는 것이 지루했는지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스프링처럼 차 밖으로 튀어나갑니다. 간식거리를 사고 서둘러 가던 길을 재촉하려는데 아이들이 어딘가에서 뛰어오더니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아내와 차 안에서 30분이 넘도록 기다리다가 결국 아이들을 찾아나섰지요.
화단 한편에서 두 아이가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뭐하는데 여태 안 와?!“
아이들은 화단의 이끼를 뜯어 작은 언덕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빠! 거의 다 됐어."
집으로 돌아와 스마트폰 앨범을 보다가 그날 휴게소에서 만든 아이들이 만든 이끼언덕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들이 인증샷을 남긴다며 저의 휴대폰을 달라는 걸 귀찮은 듯 건네주었는데, 역시 남는 건 사진밖에 없네요.
몇 장 없는 담양의 추억이 더 소중해지는 순간입니다. :)
아피스토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