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es it feel,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To be on your own with no direction home
집으로 돌아갈 길도 없이 혼자 사는 거
A complete unkown, Like a rolling stone?
완전 무명의 존재처럼, 굴러다니는 돌처럼?

Bob Dylan - Like A Rolling Stone 中

 1999년 타임지에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인물 100인으로 선정한 밥 딜런은 대중음악계에 세계적으로 영향을 준 가수입니다. 1억 장이 넘는 음반을 팔았고, 일곱 번의 그래미 상을 받았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 등 여러 곳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다양한 기록을 세웠죠. 또,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 공로로 2008년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가사 작품의 비범한 시적 힘'의 영향을 인정받아 2016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딜런의 인생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해보자면,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난 밥 딜런, '로버트 앨런 짐머맨'은 열 살 무렵부터 음악에 대한 재능을 보였는데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로큰롤을 부르기도 하고, 기타도 치다가 대학을 중퇴한 후로는 뉴욕으로 나가서 유행이던 포크송 운동에 뛰어들었죠. 이때 발표했던 Blowin' in the Wind(바람에 날려서)라는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서 밥 딜런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 노래는 당시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불리면서 딜런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기도 했어요.

 영화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는 영화지만, 밥 딜런이 아닌 인물 6명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제목인 <I'm not there>, 말 그대로 밥 딜런의 영화이지만 밥 딜런은 '그곳에 없는' 영화인데요. 토드 헤인즈 감독은 6명의 캐릭터들의 인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하나의 인물로는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딜런의 다양한 면을 담아냈습니다. 밥 딜런은 60년 넘게 활동하면서 대중문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불리지만, 단순히 노래를 부른 사람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데요. 미국의 가수인 동시에 작곡가인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이자, 화가로 활동한 딜런을 단순히 가수라고 부르기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꼬마 음유 시인인 우디 거스리, 일렉 기타를 매고 포크락을 부르는 주드 퀸, 포크송을 부르던 잭 롤린스, 미국 서부 영화의 단골인 총잡이 빌리 더 키드,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하는 배우 로비 클라크, 시인 아르튀르 랭보까지 6명이 등장하죠. 그리고 이들 모두가 '밥 딜런'은 아니지만 동시에 밥 딜런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의 데뷔 초기 인권과 평등 사상에 대한 관심부터 정통적인 포크를 노래하던 때, 이후 포크락을 하던 때, 시인으로서의 딜런의 모습, 갈등이 깊어지는 결혼생활, 영화에 대한 딜런의 관심까지, 영화는 딜런의 인생을 충분히 담은 전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배우가 등장하는 만큼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충분히 밥 딜런을 볼 수 있을지 주변에서 걱정했다고 하는데요. 특히나 주드 퀸 역할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경우에는 성별 자체가 달라 우려가 컸다고 해요. 하지만 막상 촬영 때에는 주드 퀸이 모습부터 목소리, 행동까지, 딜런과 가장 흡사해서 다들 놀랐다고 하는 비하인드가 있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매번 다양한 섹션과 장르로 수많은 장르영화들을 발굴하고 소개해왔습니다. 이번 26회 영화제에서도 부천 초이스와 코리안 판타스틱, 매드 맥스, 메탈 누아르 등 여러 섹션으로 관객들이 취향에 맞게 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했어요. 👉섹션 더 자세히 보기

 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다양한 영화들 중에서도 영화제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화제작들이 있는데, 그 중 일부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처음으로 상영되는 영화인만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기대를 안겨주고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되는 작품인데요. 이번 BIFAN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멘>은 영화 <엑스 마키나(2015)>, <서던 리치(2018)>을 연출했던 알렉스 가렌드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남편의 죽음 이후 시골 마을로 향했던 주인공 하퍼가 집 근처 숲에 나타난 정체를 모르는 무언가에 쫓기는 스토리를 그린 이 영화는 예상을 깨부수는 전개와 공포로 영화제에서도 화제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