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6, 2024
아피스토의 풀-레터 S1.5-2 vol.33
콩알만 한 아프리카 식물 코스피튬, 디플로소마 루코피
안녕하세요. 아피스토입니다.
2024년 1월도 벌써 보름이 지났다니... 실화입니까? 네. 실화입니다. ㅠ 저는 지난 주말에 모처럼 식물마켓 나들이를 했습니다. 겨울이라 사람들이 마켓에 많이 오려나 싶었는데 기우에 불과했죠. 식물들이 식물집사들의 열기로 난방이 따로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식물마켓에 나가면 요즘 어떤 식물들이 유행인지, 그리고 어떤 셀러분들이 나오는지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런데 제가 요즘 트렌드에 너무 둔감했나봅니다. 식물에 까막눈이 되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식물들이 너무 많았죠. 돌아다니면서 제가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은 "이거 이름이 뭐예요?"였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플랜티티 식물마켓이었습니다. 플랜티티에 참여한 셀러분들의 식물 중에는알로카시아 무늬종이 특히 눈에 많이 띄였습니다. 식물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각각의 개체마다 다른 무늬의 패턴을 들여다보고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셀러분들에게는 이른바 '식물부심'도 느껴졌습니다. 애지중지 관리하고 싱싱하게 키워낸 식물들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동안 식물 트렌드에 감이 떨어진 탓에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지만, 마켓을 찬찬히 두서너 번 돌아보니 한 가지 흐름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식물의 소형화였습니다. 열대관엽식물, 특히 몬스테라나 필로덴드론 같은 덩굴성 식물들은 키울수록 대형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때는 식물집사들 사이에서 대품으로 키우는 것이 로망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대품의 꿈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대부분 이뤄낸 듯 보였습니다. 심지어 공간을 차지하는 대품들이 처치곤란이 되어 민폐식물로 등극하기도 했으니까요. 

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알로카시아나 안스리움은 상대적으로 자리를 덜 차지합니다. 잎이 커지긴 해도 천장이 닿도록 '욕망의 수태봉'을 세워 키워야 하는 수고는 덜합니다. 특히 안스리움은 키우는 조건이 조금 까다롭다보니 몬스테라처럼 대품까지 키우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중에서 제 눈에 띈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아프리카 식물인 코노피튬이었습니다. 코노피튬은 남아프리카 나미비아가 원산인 소형 다육식물입니다. 거의 콩알을 키운다고 싶을 만큼 작습니다. 이 정도라면 화분 100개를 들여놔도 몬스테라 대품 하나 차지하는 공간보다 작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성장도 느려서 파종하여 콩알 크기의 성체가 되는 데만해도 3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네요. 이 식물에게 '폭풍성장'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비록 성장은 느리지만 '다 큰 작은 식물'을 오래오래 곁에 두고 키울 수 있다는 게 매력인 듯 싶습니다. 

소형의 정글 식물들을 유리 상자에 키우는 테라리움의 유행이 도래했듯, 코노피튬이라는 아프리카의 작은 식물 역시 우리의 실내 식물친구로 천천히 스며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피스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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