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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예술가들은 런던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이스탄불의 옛 이름), 드레스덴에서 베네치아까지, 다양한 도시의 수도를 그렸습니다. 그들은 항상 세 가지 공통된 요소를 담아냈어요.

전기가 보급되지 않던 시절, 도시의 달빛은 유명한 교회와 성을 비추고, 많은 사람들은 달빛에 비친 건물의 모습을 통해 거리를 가늠하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어요.

이 장르는 유럽 전역에서 약 1세기 동안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베니스를 주 무대로 그린 이탈리아 화가 이폴리토 카피의 야경과 바다 풍경을 잘 그리기로 유명한 아르메니아인계 러시아 화가 아이바좁스키는 달빛 그림은 특히 유명했어요. 이 작품들은 현대 조명이 등장하기 전의 유럽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냈고, 그동안 주목받던 도시의 낮 뿐만 아닌 밤의 모습까지도 널리 알렸습니다.

두 가지 요소가 이 작품들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는데,
1. 산업화로 혼란스러워진 도시와 대조되는 평화로운 달빛은 대중들에게 매력적이었습니다.
2. 노트르담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콜로세움과 같은 역사적인 건축물들은 예술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연결되는 안정감과 향수를 제공했습니다.

사실, 달빛의 인기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어요.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풍경화가들이 달빛에 반짝이는 운하를 배경으로 시민들이 일상적인 일을 하는 목가적인 장면들을 그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의 그림들은 네덜란드 시골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것이지 달에 의해 빛나는 도시 장면들을 그리는 것에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초기에 가장 잘 알려진 야경 그림은 <달의 드레스덴 풍경(1839)>인데, 우리는 왼쪽에 있는 프라우엔 성당(독일 뮌헨의 대성당)의 큰 돔과 같은 도시 건축물과 복잡하게 흘러가는 구름 뒤에 숨겨진 달이 엮이는 패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중앙 하단에 한 여성은 강아지와 함께 강변에 앉아 엘베 강에 비친 달의 고요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네요. 깜깜한 도시의 어둠이 어딘가 로맨틱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시의 달빛은 전기 도입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1807년 최초의 가스 조명이 런던의 거리에 설치되었고, 도시 저녁의 고요함에 영향을 미쳤어요. 예술가들은 인공 빛으로 인해 그들이 봐왔던 세계의 진짜 색깔을 보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명 기술의 발전은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들고 산책도 더 쉽게 할 수 있어져 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대중들은 더욱 많아졌습니다.

전기 불빛이 등장하면서 도시의 외관이 변하고, 예술가들은 이 변화를 작품에 반영해야 했습니다. 기술적 혁신과 함께 인구가 증가한 런던, 파리 그리고 베니스와 같은 도시는 이제 평화롭기만한 야경이 아닌 증기선, 주철 다리와 같은 현대적이고 산업적인 특징들이 포함되었어요. 영국의 미술 평론가 존 러스킨이 1845년 런던의 급격한 현대화를 피해 베니스로 갔는데, 그는 대운하에 가스등이 밝혀진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럼에도 예술가들의 작품 속엔 여전히 달빛이 가장 환희 빛나며 그림 전체의 밝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19세기가 끝나고 20세기가 시작되며, 전기로 인한 빛은 밤을 더욱 화려하고 눈부시게 변화시켰습니다. 1909년에 이르러 자동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달빛은 더 이상 로맨틱한 이미지가 아니라 과거, 구식의 빛, 단순히 자연의 일부로 여겨졌어요. 낭만주의자들이 선호하던 사색적인 분위기는 미래파 창시자인 필리포 마리네티가 그의 두 번째 선언문을 발표하며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선언문 제목은 바로 “Murder the Moonlight(달빛을 죽이자!)”

마리네티가 결국 과거의 아름다움을 잊게 하진 못했지만, 그가 죽이고 싶다던 달빛은 서서히 잠식되어 갔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들에 전기가 들어와 달빛을 보기가 더욱 어려워졌거든요.

하지만 도시의 야경 그림은 시대와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현재까지도 변화하며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건축,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조화로운 풍경은 여전히 우리를 매료시키고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전시 정보
일정 | 2023. 12. 15 ~ 12. 21
시간 | 11am ~ 6pm 
장소 | 일백헌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