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8호

조금 잦아드는 것 같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장세를 보이는 한 주였어요. 일상을 회복하는 게 참 쉽지 않네요. 그래도 주말에는 좋아하는 책 한 권과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 풀어졌으면 합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5월 2~3주 차 신간도 둘러보세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내러티브&넘버스
📚 창작자들

📚 유러피언

📚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

📚 지지 않는다는 말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5월 3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스토리와 숫자, 균형을 잊지마세요

📚 내러티브&넘버스(애스워드 다모다란 지음, 한빛비즈)

🧲 #기업가치 #가치평가 #스토리텔링 #숫자 #투자 #비즈니스

'이 기업이 왜 이정도로 평가받는 거지?' 궁금했던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가치평가(valuation)*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저자 애스워드 다모다란은 기업과 주식의 가치평가 부문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데요. 그는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이루어지려면 스토리와 숫자 중 어느것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스토리와 숫자는 어울리기 힘든 관계처럼 보이지만, 그렇기에 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약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죠.

* 특정 자산 혹은 기업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프로세스로, 가치평가 기법은 다양함

책은 2013년 알리바바, 2014년 아마존과 우버, 2015년 페라리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이를 가치평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거쳤는지 상세히 설명합니다. 넘버크런처(수치를 계산하는 사람)였던 자신도 스토리텔링을 파고 들면서 가치평가 작업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는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볼까요? 기업의 가치평가, 투자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스토리텔링 부족과 넘버크런칭 부족의 차이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것은 주제가 정성 요소로 넘어갈 때이다. 스토리텔러들은 기업 문화, 경영진과 직원의 자질 그리고 사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소프트 요인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가치평가 모델의 뚜렷한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넘버크런처는 정성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은 피상적 사고를 나타내고, 입소문을 이용해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적신호라고 생각한다. 내 위치는 그 중간이다. 양쪽의 말에 모두 일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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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Valuation
유튜브에 올라온 다모다란 교수의 가치평가 강의입니다. 10~15분 분량의 강의 25개로 이루어졌네요. (유일한 단점은 영어라는 것...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링크를 걸어봅니다😅)
[기사] 머니투데이 <다모다란 교수는 누구? 밸류에이션 닥터>
다모다란 교수를 짧게 소개한 기사인데요. 중간에 '건강한 투자'에 대한 인용구가 좋아서 가져왔습니다. "건강한 투자란 어떤 자산에 대해 그 자산이 가진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며, 투자 자산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평가이다"

싸우며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 창작자들(강제규, 곽경택, 김용화, 봉준호, 이명세, 이순재, 임순례, 장준환, 전무송, 정진영, 허진호 지음, 포레스트북스)

🧲 #크리에이티브 #창작자 #감독 #배우 #경험담 #강의

'이 사람들이 왜 여기서 나와?' 처음엔 화려한 저자들의 이름에 끌려 살펴본 책입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기획한 젊은 창작자들을 위한 강의 '디마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한 감독, 배우 11명의 이야기를 글로 엮은 것인데요. 책은 창작자로서 이들이 어떤 '경험'들을 해왔는지에 주파수를 맞춥니다.

창작자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은 결코 길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길고 긴 싸움이 있죠. 시간과의 싸움, 자신과의 싸움, 상황과의 싸움 속에서 겨우 한걸음씩 내딛으며 창작자는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갑니다. 이들은 자신이 지나온 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요? 또 뒤에 오는 창작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할까요? 창작의 벽 앞에서 막연해질 때 가벼운 이정표가 되어줄 책이 아닐까 싶어요.

🔎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가장 중요한 건 버티는 거예요.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거든요. 스피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것, 그래서 결국 나가떨어지지 않고 이뤄내는 것이 목표죠. 그러니 잠깐의 고난에 쉽게 꿈을 버리지 마세요. 꿈의 현실성 같은 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계속 꿈꾸고, 꿈을 꾸기 위해 무언가를 하세요. 창작자라면 계속해서 자신을 훈련시키고 개발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인생을 바쳐야 합니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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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디마마스터클래스 <봉준호 감독의 특별한 강의 1부>
디마마스터클래스(DIMA Master Class) 유튜브 채널에는 대부분 예고편 영상만 올라와 있는데요. 다행히(!) 봉준호 감독의 강의 만큼은 풀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철학과 통찰, 현장에서의 경험 등이 잘 담긴 영상이라 추천합니다. (넘 좋아서 2부까지 추천...)

철도에서 시작된 19세기 유럽문화사

📚 유러피언(올랜도 파이지스 지음, 커넥팅)

🧲 #유럽역사 #문화사 #문명사 #예술사 #철도

이 책의 중심에는 '철도'가 있습니다. 유럽에 철도가 생기면서 일어난 각종 변화를 이야기하거든요. 여기까지는 일반 역사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몇 장 넘기다 보면 서술 방식이 흥미로워서 좀 더 관심이 생깁니다. 소설가 이반 투르게네프와 비아르도 부부(폴린 비아르도, 루이 비아르도)라는 인물들의 삼각관계를 통해 당시 유럽 문화를 조명하기 때문인데요.

이 책을 집필한 파이지스 교수는 "19세기 유럽은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문화적 이동, 번역, 교환의 공간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철도의 시작이 유통, 여행, 문화, 예술 각 영역에 미친 영향을 생생하게 설명하죠.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가들의 이름(슈만, 톨스토이, 모파상, 빅토르 위고 등)이 등장하는 재미도 있고요.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신다면 압도적인 두께에 놀랄 텐데요. (무려 900쪽...) 두께의 압박을 이겨내고 읽고 싶은 책이라 골라봤습니다. 오디오북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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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한국경제 볼프강 쉬벨부시 <철도여행의 역사>
<유러피안>이 철도의 등장이 유럽의 문화, 예술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본 책이라면, <철도여행의 역사>는 철도의 등장이 인간 사회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통찰한 책입니다. (독일에서 1977년에 발간됐다고 하네요) 기사는 <철도여행의 역사>의 내용을 요약한 것인데, 하단에 모의 논술 기출문제가...😶

돈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신예희 지음, 드렁큰에디터)

🧲 #물욕 #돈 #소비 #에세이

제목에서 멈칫, 이내 저자를 보자마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자는 20년간 프리랜서로 일하며 솔직하고 유쾌한 글과 화법으로 사랑받는 신예희 작가인데요. 이 책의 정체(?)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한 줄로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요. "물욕의 화신, 물욕의 아이콘이라 자부하는 신예희 작가의 '쇼핑과 소비생활로 점철된 반세기 시행착오와 희로애락'이 담긴 트렌디 에세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물욕이 있죠. 영수증만큼 내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잖아요. 이참에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으로 숨겨둔 물욕에 대해 유쾌하게 파헤쳐 보면 어떨까요? 아, 드렁큰(타이... 아니)에디터에서는 먼슬리 에세이라는 이름에 맞게 주제별로 한 달에 한 권씩 총 10권의 책이 나올 예정이라네요. 주제도 표지도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 "새벽배송 음식은 비싸다. 내가 직접 마트에 가서 가격을 비교해가며 장을 봐다가 만드는 것보다 비싸다. 한동안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내 살림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걸까? 나는 게으른 사람인 걸까? 하던 대로 직접 요리하는 게 나을까? 글쎄요. 돈은 절약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시간을 쓰고, 머리를 쓰고, 몸을 써야 한다. 나는 그걸 이제 그만하고 싶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 답이 나온다. [Q: 나는 뭘 하는 사람이지? A: 일을 좋아하고, 일을 잘하고, 더 잘하고 싶은 사람] 그렇다면 원하는 걸 성취하기 위해 다른 부분엔 좀 관대해져도 되겠네요. 앞으로도 맛있게 사 먹겠습니다." (사랑해요, 새벽배송 中)

교사만 한 직업도 없다고요? 그게 참...

📚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송은주 지음, 김영사)

🧲 #교사 #교육 #학교 #밀레니얼 #에세이

5월 15일, 오늘은 '스승의 날'이죠. 그런데 '교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교사는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오랫동안 희망직업 상위권에 랭크되어 왔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죠.

저 자는 밀레니얼 세대이자 10년 차 초등교사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모아 '변화하는 세상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곱씹습니다. 정말 교사는 안정적인 직업인지, 교사를 둘러싼 편견에는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AI시대에 교사는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등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놓죠. 밀레니얼 교사로서 느끼는 고민은 물론,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분투하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스승의 날 주간에 나온 책으로 이만하면 손색없을 듯하네요.

🔎 "정년은 지금도 0.7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그중에서도 행복한 정년을 맞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정년퇴직이 정말 특권이긴 한 건지 의문이 드는 시대이다. 정년은 둘째치고, 정년이 오기도 전에 교사는 직업안정성과 인간성을 시험당하는 일을 수도 없이 겪게 될 것이다. 교사란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다는 '사람 속'을 고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장 '교수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글] <밀레니얼 교사 연구 프로젝트 Hello Me: Millennial Educators>
몇 년 사이 '밀레니얼 세대(&Z세대)를 알아야 한다' 류의 콘텐츠가 많이 나왔죠. 교육계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 초등교사커뮤니티 인디스쿨과 진저티프로젝트가 함께 만든 <밀레니얼 교사 연구 프로젝트>의 브런치 매거진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지지 않는다는 말(김연수 지음, 마음의숲)

🔎 어떨 때 나는 소설 쓰는 일보다 달리기를 더 좋아한다. 소설을 쓰는 일은 끊임없이 나를 긴장시킨다. '정말 여기까지가 다냐?'고 항상 물어보지 않으면 마음은 곧 '그래, 그 정도면 됐어'라고 말하기 일쑤다.

하지만 달리기는 다르다. 마라톤은 언제나 내게 최고의 능력만을 요구한다. 나 자신을 좀 속이고 대충해서 결승점까지 들어간다, 이런 게 마라톤에는 없다. 결승점에 들어가는 그 순간이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점이다. 그러므로 그 순간만은 나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그 누구의 말에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무적의 인간이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가 바로 챔피언'이란 말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마다 붙어 있는 상투적인 말이지만, 그 문장을 볼 때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상투적인 문장을 이해하려면 대단히 비상투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70~271쪽)

🐣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연수는 '달리기' 하면 떠오르는 소설가죠. 개인적으로는 이 두 소설가의 본진(소설)보다 에세이에 조금 더 애착이 있는데요. <지지 않는다는 말>은 소설가 김연수가 어린 시절부터 책을 내던 당시의 일상까지 전방위적 기억을 넘나들며 써 내려간 에세이입니다. 저는 특히 달리기를 통해 깨닫게 된 수많은 일에 빗대어 삶을 보듬는 에피소드를 좋아했어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지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말 자체가 뭉클했던 기억이 납니다. 말이 주는 인상이 강렬해선지 그 후로도 지지 않고 싶을 때마다 책을 꺼내 무수히 붙여둔 태그의 안내를 받았죠. 오랜만에 호흡을 고르고 싶어 다시 꺼낸 이 책이 여전히 좋아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TMI: 위 표지는 2018년 스페셜 에디션 버전입니다. 혹시 하얀색 표지로 갖고 계신 분 있다면... 크로스!)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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