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2일_47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12월 22일 화요일

글: 루바토 / 편집: 루바토와 유니쓰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신년 맞이 개편을 위해 다음 주는 쉽니다. 2020년 다카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2021년부터 월요일&목요일 밤 9시에 새로운 형식으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더욱 알차고 재밌는 음악으로 여러분의 감성을 찾아드릴 테니 기대해주세요!

추가로 사운드 클라우드에 대한 문의가 많아 알려드립니다. 알아보니 출처를 밝히더라도 기존 음원을 업로드하는 것은 저작권상의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에디터와 다카포리들의 건강한 청취 문화를 위함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루바토와 유니쓰 드림🎅 -

음악 듣기 🎧

앤더슨 Christmas Festival 듣기 🎧

썰매 타기 (Sleigh Ride)

르로이 앤더슨(Leroy Anderson, 1908-1975)

안녕하세요! 화요일의 아침 루바토입니다!😊 다카포를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되었고 벌써 한해가 마무리되네요. 그동안 '궁금하지는 않지만 알고도 싶은 클래식의 요모조모'를 같이 듣고, 읽고 잘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47번째 페이퍼는 2020년의 루바토 마지막 페이퍼가 되겠네요. 그만둔다는 의미 아닙니다. 2021년에 다시 와요.

이번 주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조금 가벼운 그러나 원곡은 클래식인 캐럴 하나를 추천하려고 해요. 이 작곡가는 예전에 11번째 다카포 페이퍼에서 나오기도 했죠. 오늘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번 한 주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르로이 앤더슨(Leroy Anderson)의 썰매 타기(Sleigh Ride)입니다.

이제 이 곡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볼까요?

사진: https://www.npr.org/

앤더슨의 이 작품을 만약 태어나서 들어보지 못하셨다면 지금 들으시면 됩니다. 하지만 제 오선지를 걸고 장담할 수 있어요. 구독자 여러분의 99%는 이 음악을 이미 아실 거예요.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고 지금까지도 에이미 그랜트(Amy Grant),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 여러 가수가 리메이크하여 공연했기 때문이에요. 아마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우연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요.

이 작품은 앤더슨이 그의 아내와 딸과 함께 미국 북동부에 있는 코네티컷주의 우드버리로 이사를 한 후에 처음 적은 글이에요. Sleigh Ride. 우선 그의 말에 의하면 당시에 집이 부족하였고 갈 곳이 없었는데 마침 빈 오두막집이 있었다고 해요. 흥미롭게도 그 시기는 여름이었고요. 크리스마스 때 이 곡을 썼을 것 같지만 사실 폭염 속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이자 작품이에요.

정규 오케스트라 편성에 작품은 3분 정도 되죠.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타악기의 활용이에요. 그렇게 매력적이죠. 우리가 예전에 앤더슨의 The Typewriter 작품에서 타자기를 활용하여 음악을 전개한 그의 재치를 확인했잖아요? 여기서도 장난감과 같은 타악기를 많이 사용해요. 이 중에서 조금 낯선 타악기들을 설명하자면, 슬레이벨(Sleigh Bell), 템플 블락(Temple Block), 윕 혹은 슬랩스틱(Whip/Slapstick) 등을 말할 수 있어요. 악기에 대한 그림은 밑에 있으니 참고하세요.

슬레이벨은 말러 교향곡 4번 1악장 제일 처음에서도 나오는데요, 악기를 손으로 잡고 흔들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색이기도 하고요. 템플 블락과 윕은 나무로 만든 악기인데 일정한 음정이 없는 게 특징이에요. 특히 템플 블락은 이 작품에서 말굽 소리의 효과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요. 이처럼 앤더슨은 타악기를 하나의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각각 악기 특유의 음색을 조합하여 음악을 만든 것이죠. 여담이지만 작곡가가 이렇게 개성 있는 악기들을 잘 어울리게 사용하면 스스로 음악적 센스를 돋보이게 할 수 있어요. 반대로 그렇지 않고 그냥 사용하면 '아 저 작곡가는 저 악기를 그냥 사용하고 싶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하며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어 버리죠.

앤더슨의 최대 장점은 표현력이에요.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위의 악기들이 조합된 음색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한몫을 하기도 해요. 그러면서 거기에 메인 주제 선율의 반복과 금관악기 사용의 재즈 요소가 더해져 즐거움을 배로 만들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음악 재료들을 활용하여 그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모든 범주를 잘 아우르게 했어요. 관현악곡에서 색채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당연히 대중들의 호응도 좋았고요.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를 사용하여 이렇게 완성도 있는 곡을 썼다니...! 3분 짜장과 3분 카레와 같이 결이 비슷한 완성도랄까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앤더슨은 9개의 언어를 할 수 있었어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포르투갈어

그리고 스웨덴어

🎧 감상 포인트 ?

목관악기와 바이올린이 주선율을 연주하고 있어요. 거기에 위에 설명한 타악기들이 반주 역할도 하면서 중간중간 나와요. 음색이 독특해서 아마 찾기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한 번씩 튀게 나오는 타악기의 요소가 음악의 흐름에서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느껴보세요. 이번 작품은 전에 소개한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다면 주제가 엄청나게 대비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오히려 하나로 유연하게 흘러가죠. 혹시 추가로 가능하면 끝부분에 주제의 반복을 연속적으로 어떻게 활용하여 전개했는지도 들어보세요. 단순히 하나의 악기가 계속 선율을 이어가도록 하는지 아니면 악기 몇 개가 주고받으며 끝을 마무리하는지요. 아 참! 물론 저기에서 설명한 타악기 외에도 실로폰과 같은 다른 타악기도 나와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목관악기가 전면에 드러나고, 다양한 타악기들이 재미있는 효과를 더해주니 크리스마스의 느낌이 한껏 나네요. 마치 유럽의 한 상점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선물을 고르고 있을 때 나오고 있는 배경음악 같아요.🎄✨

🙋 루바토의 감상평: 고3 때 대학교 면접에서 제가 말러 교향곡 4번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면접관이 1악장 맨 처음에 나오는 타악기에 대해 질문을 하더라고요. 슬레이벨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순간적으로 징글벨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징글징글하네요.

✏️ 오늘의 악기: 슬레이벨(Sleigh Bell), 슬랩스틱(Slapstick), 템플 블락(Temple Bl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