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쑥쑥아.

아빠는 어릴 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는 질문을 종종 받았어. 그때마다 마음속으론 엄마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말하면 아빠가 상처받을 것 같아서 대답을 피했던 것 같아.

나중에 쑥쑥이한테도 누가 그런 질문을 할까? 그러려고 하면 아빠는 하지 말라고 할 거야. 왜냐면 쑥쑥이는 엄마를 더 좋아하니까. 아빠는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어.

아빠가 육아휴직에 들어간 지 어느덧 3주가 지났어. 산책 겸 아빠는 쑥쑥이와 함께 출근하는 엄마 배웅을 해 주고 있지. 그런데 쑥쑥이는 엄마가 출근할 때 아무렇지 않아 하더라? 아빠는 엄마가 출근하면 쑥쑥이가 매번 울며 붙잡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쑥쑥이는 요즘 배운 ‘빠이빠이👋’만 열심히 해 주더라.

그런데 쑥쑥이는 의외로 엄마가 없는 게 많이 슬펐던 것 같아. 지난주 엄마 회사가 전체 휴가라 쑥쑥이는 엄마아빠와 함께 부산 할머니 댁에 다녀왔어. 쑥쑥이에겐 첫 기차 여행이었지. 오랜만에 본 부산 할머니, 할아버지가 쑥쑥이를 정말 반가워했어.

쑥쑥이는 긴 여행과 바뀐 환경 때문에 많이 힘들었나봐. 하필 아빠는 큰 실수까지 했어. 쑥쑥이 목욕을 시키려는데, 욕조 안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쑥쑥이를 그대로 앉혔어. 문제는 아빠가 마지막으로 샤워기 물 온도를 확인했을 때보다 훨씬 뜨거워져 있었다는 거야. 뜨거운 물이 궁둥이에 닿자 쑥쑥이는 비명을 질렀어. 온 집이 난리가 났지.

다행히 화상까지는 입지 않았어. 하지만 쑥쑥이는 많이 놀랐는지 울음을 멈추지 않았어. 놀란 쑥쑥이는 엄마 말고는 누구 품에도 안기지 않았어. 쑥쑥이를 아프게 한 아빠는 물론이고, 오랜만에 본 할머니,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지.

그렇게 부산 여행 기간, 쑥쑥이는 엄마 품에만 쏙 안겨 있었어.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에서도 엄마 옆에만 앉아 있었지. 아빠는 생각했어. 아빠한테 화가 나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쑥쑥이는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있어 좋구나. 엄마의 출근은 담담이 받아들이고, 대신 엄마가 쉴 땐 엄마 옆에만 꼭 붙어있고 싶은 거구나.

그래서 아빠는 쑥쑥이가 엄마를 더 좋아하는 걸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어. 아침에 쑥쑥이가 일어나면 아빠가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쑥쑥이는 옆에 있는 아빠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엄마만 찾더라. 그래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니까. 아빠는 지금 쑥쑥이가 아빠를 좋아해 주는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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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기간: 8월 22일 ~ 8월 27일

😀 당첨 주인공 발표: 8월 29일(다음주도 화요일에 발행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