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런티어 실천가로서 우리가 공동으로 공유하고 있는 실천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볼런티어 정신을 전면적으로 내면화하고 활동의 이유를 자기안에서 스스로 주체적으로 찾고 납득한 뒤에 자기이유를 가지고 참여한다. 둘째, 볼런티어 실천을 지속하는 힘은 사회적 보상과 인정을 넘어 본래적인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온-빙하는 삶으로서 셈할 수 없는 존재의 몫을 얻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볼런티어 실천가치는 나 혼자만의 자기완결성을 충족하는 고유성을 넘어서, 볼런티어 실천을 함께하는 동료시민들과 그리고 지역사회의 동료시민들과도 공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더불어 함께 있음’, ‘거기에 함께 있음’, ‘복수적 단수존재’, ‘단수적 복수존재’ 등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는 ‘공동존재’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볼런티어 실천은 혼자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볼런티어 실천을 위한 당위적이고 규범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또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볼런티어 실천의 시너지와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 효용적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볼런티어 실천을 동료시민과 함께하는 것은 볼런티어 실천이 내재하고 있는 실존적·존재론적 의미에서 ‘본래성’의 차원에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흐르는 강물에게 누군가 ‘넌 왜 흐르니’라고 질문을 한다면 강은 뭐라고 대답을 할까요? 흐르는게 강의 의무이고 옳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할까요? 아니면 흘러서 바다로 나아가는게 강에게 유익을 주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할까요? 아마도 강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강은 본래 흐르는 것이며, 흐르는게 강의 본래성이기 때문입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흐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강이 아니라 호수이거나, 댐에 가두어진 물이 될 것입니다.


  볼런티어 실천을 하는 우리들은 왜 혼자 하지 않고, 자기효용만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동료시민들과의 협동과 연대를 추구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동료시민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존재되기가 규범적이거나 효용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 바로 볼런티어 실천의 본래성이기 때문입니다. 볼런티어 실천은 동료시민들과 함께하는 공동존재되기를 통해서, 공동존재되기를 위한, 공동존재되기의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