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기도 가깝기도 한 그런 사이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한새벽 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혹시 이 글귀를 좋아하셨나요? 나태주 시인의 '풀꽃'입니다. 사실 요즘에는 이 시에 공감하기엔 좀 어려운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우린 이제 오래 보지 않아도 너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 자세히 보면 볼수록 원하는 현실이 아닐수도 있죠. 사람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디어와 콘텐츠 등 어떤 것과 우리, 그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중요해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 거리를 유지하는게 가장 힘들죠.

갑자기 비관적으로 말해놨지만, 그런것치고는 새로워진 세계를 이용해 삶을 채우는 행위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오늘은 그 '우리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출처: Unsplash 
👋 오늘의 에디터 : 한새벽
재밌는걸로 인생을 채우기 참 바쁘네요
오늘의 이야기
1. 진짜 VR로 친구를 만나도 좋을 것 같고요. <오큘러스 퀘스트>
2. 이머시브 콘텐츠, 뮤지컬 <금란방>
3. 뮤지컬 OTT 서비스 <Theater Complex>

😎 진짜 VR로 친구를 만나도 좋을 것 같고요. <오큘러스 퀘스트>

출처 : 오큘러스 퀘스트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VR 게임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는 해보셨을 겁니다. 아니 해보셨어야만 합니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2019년부터 출시된 VR 디바이스 기기인데요. 혹시라도 집들이 선물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이 디바이스를 강력 추천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달을 보내게 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제가 기억하는 VR의 처음은, 신기하다며 벼랑 끝에서 케이크를 줍다가 비명 소리를 어마어마하게 질렀던 기억이에요. 그 이후에는 돈을 내고 체험하는 업체를 찾아가서 VR을 체험했던 적이 있었고, 지금은 반응이 좋지 않아 없어졌지만 '후렌치 레볼루션 VR'도 몇번 타봤던 기억이 있네요. 그 시절엔 참 VR이 붐이었지만, 사실 퀄리티에 그만큼 만족해 본 적은 별로 없었어요.

출처 : <케이크 줍기 게임>
아무리 그래픽이 현실적이지 않아도 아찔해요...

그냥저냥 VR 과의 인연이 끊어질 것만 같던 시점에서 불을 지피게 된 건, 이 오큘러스라는 기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큘러스는 여러 게임들을 구매하고 해당 VR 기기로 플레이할 수 있는 형태인데요, 플랫폼과 기기를 합친 형태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마치 steam과 비슷한 시스템에서 VR 기기를 얹은 셈이죠. 저도 정말 어느 날 우연히 오큘러스를 체험하게 되었고 그제야 '진짜 VR 이란', '진짜 기술의 발전이란 이런 거구나'- 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출처 : <하프라이프 : 알릭스> 플레이 영상

특히 제가 좋아했던 건 <하프라이프 : 알릭스>라는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를 하고 나면 너무 두근거려서 잠도 못 잤어요. VR 게임 특성상,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다 보면 현실에 대한 감각이 많이 줄어드는 건 사실입니다. 눈을 감아도 게임 화면이 생각나는 '게임 중독의 첫걸음'... 을 느꼈죠. 그럼에도 꼭 살면서 그런 현실이 아닌 세계에서 현실처럼 발을 내디뎌보는 경험은 엄청나게 값지다고 생각해요. 그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하프라이프 : 알릭스>는 꽤나 큰 역할을 할 거예요.

출처 : <슈퍼핫 VR> 플레이 영상

현실 감각이 무한정 없어지는 게임이 아니라, 그저 'VR'과 '게임'의 매력을 듬뿍 느끼고 싶다면 <슈퍼 핫 VR>도 추천해요. 원래 단순 PC 게임으로도 워낙 유명한 게임인데, VR 버전일 때 더 재밌답니다. 총알도 직접 몸을 써서 피해야 하고, 총도 마우스가 아닌 직접 기기로 쏴야 하거든요. 또 게임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보니, 플레이하다 보면 정말 이 세계에서 내가 영웅이 된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출처 : <비트 세이버 VR> 플레이 영상

오큘러스의 VR 게임들 중에서 아마 제일 언급이 많은 게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비트 세이버 VR> 입니다. 리듬 게임의 VR 버전으로 생각하시면 되어요. 다가오는 박스를 기기로 몸을 움직여가며 직접 깨는 시스템입니다. 오락실에 가면 리듬게임의 기기 앞에는 고수들이 꼭 있었죠. 마치 그런 분들을 보는 것처럼, 치어리더 박기량님의 플레이 영상이 압권입니다. 꼭 춤을 추는 듯한 게임이죠. 

🤡 이머시브 콘텐츠, 뮤지컬 <금란방>

'이머시브' 라는 키워드가 요즘 정말 많이 핫한 것 같아요. 오늘 또 이야기해드릴 공연이 바로 이 '이머시브' 뮤지컬인 <금란방> 인데요. 이머시브란 관객 참여형 공연, 또는 관객 몰입형 공연이라 부릅니다. 관객 사이에서 배우들이 내려와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경우나, 관객을 직접 연기에 참여시는 연극도 존재하죠. 이런 공연들을 이머시브 공연이라 부릅니다. 

출처 : 노컷뉴스

출처 : [더뮤지컬] 창작가무극 '금란방' 초연 하이라이트

이머시브의 특징에 걸맞게, 뮤지컬 <금란방>은 극 중 내내 배우님들과 교류가 엄청 많습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공연을 대기하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전 막간극'은 정말 이머시브 공연으로서 아주 매력적인 포인트였어요. 보통 공연 시작 후 무대에서만 배우님들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기존의 극들과는 달리, 입장 전의 공연장에서도 눈앞에서 살아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님들을 만나볼 수 있죠. 극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명함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무대에서는 관객을 불러내어 같이 춤을 추기도 하고, 관객의 옆자리에 내려가기도 해요. 기존의 뮤지컬과는 정말 많이 다른 분위기죠. 어쩌면 이러한 경험들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마치 불쾌한 골짜기처럼, 이질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거예요. 공연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굉장히 다른 매력을 가진 극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필름,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

이머시브의 형태의 콘텐츠들은 사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너무 다양한 선택지들과 위험성 때문에 표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더 개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수밖에 없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람자와 인터렉티브적인 요소를 넣은 2018년 공개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도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보는 영화의 주인공이 무슨 아침 메뉴를 먹을지를 내가 직접 골라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로 인해 전개가 변화될 거라는 점도 생각해 본 적 없었죠. 아무래도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도 한정된 엔딩으로 안내된다는 한계는 있겠지만, 관람자에게 단순한 감상 이상의 참여 경험을 제공했다는 점이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 뮤지컬 OTT 서비스, <Theater Complex>

모든 공연을 눈 앞 가까이에서 아무래도 힘들죠.


정말 언제나 이런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생각했었는데요, 일본에는 뮤지컬 OTT 서비스가 런칭했더라고요. <Theater Complex> 라는 곳인데요. 웹 사이트의 완성도가 아직 높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사이트에요. 말 그대로 뮤지컬계의 OTT 서비스로, 월정액을 내고 뮤지컬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되어있어요. 저는 영화를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지만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뮤지컬도 조금 더 접근성이 좋아지거나 대중화가 되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해왔거든요. 


일본에서 만든 서비스이다보니 아직은 일본의 뮤지컬의 비중이 엄청나게 큰 편이지만, 꼭 점차 확대되어 거대 OTT 서비스가 되면 기쁠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한계를 넘어서 더 많은 배우님들의 연기와 멋진 콘텐츠들을 감상할 수 있을테니까요.

좀 놀랐던 건, 예전에 비해(...) 일본에서 제작하는 뮤지컬의 퀄리티가 엄청나게 좋아졌다는 거예요. 개별로도 극을 구매하여 볼 수 있고, 월정액제로도 볼 수 있게 서비스되어 있습니다. 직접 관람하러 가는 뮤지컬 극의 가격이 10만 원 중후반대에 형성되어 있다고 쳤을 때, 이 서비스의 가격은 개당 구매시엔 2만 원~5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접근성 측면에서는 정말 훨씬 좋아졌죠. 영상의 퀄리티도 당연 즐기기에 충분하고요. 외국의 브로드웨이도 이런 식으로 OTT 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엄청 특별하진 않지만, 우리 사이의 거리에 대해 여러 콘텐츠들을 묶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새로운 콘텐츠로, 새로운 세계로 삶을 넓혀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셨길 바랍니다.

 💭  오늘의 콘텐츠 추천
한림예고 락킹 수행평가
에디터 <한새벽>의 코멘트
이 영상을 보고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술 안마시고도 이런 텐션으로 놀고싶다' 였네요... 정말 춤을 추는 사람과 그걸 보는 모두가 행복해보이는 영상입니다. 함께 이렇게 즐거워하며 어떤 순간을 보낸다는게 참 소중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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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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