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위기? 인구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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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희 어머니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니던 병원이 없어질 거라는 기사를 보셨답니다. 정기검진을 가시면 앞으로 병원을 어디로 다녀야 할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치의에게 듣게 될것 같다고 하시면서 작은 동네 병원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에 있는 번듯한 병원이 어떻게 없어지냐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80년 역사의 서울 백병원 이야기입니다. 20년간 누적 적자가 1700억원이었다고 하는데요. 폐업의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울 도심의 상주인구가 줄어드는 공동화가 큰 사유라고 합니다. 서울의 중대형 병원의 폐업은 놀랍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충격적인 일은 아닙니다. 서울의 중고등학교 폐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15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20년 중학교, 그리고 내년엔 고등학교 한 곳도 폐교를 한다고 합니다. 서울도 이러하니 지방의 경우는 그 범위와 정도가 더 큰 것은 자명합니다.

사람이 아직 많아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률은 22년 현재 전국 0.78, 서울 0.59를 기록했습니다. 이건 1970년 관련통계가 시작된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2020년부터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의 절반 정도의 차지하는 서울 및 수도권의 출생률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5155만명정도의 인구로 중위연령 (인구 피라미드에서 인구의 연령 중간값)이 45.6세이자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보여주는노령화지수는 167.1입니다. 이미 유소년보다 고령층이 많은 사회를 진입한거죠.

(출처 : 통계청)

인구만 살펴 보면 1960년 즉 약 60여 년 전과 비교해서 전체 인구수는 거의 2배가 늘었습니다. 196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약 2500만 정도 였습니다. 당시 생산연령인구, 즉, 15-64세도 전체 인구의 54.8% 였는데, 2023년 현재는 70.5%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의 수와 비율이 모두 늘어났습니다. 정말 국가 성장의 근원이 인구라도 하던데, 이것만 보면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고 있습니다. 서울만 하더라고 아침 출근 지하철과 버스는 늘 만원으로 짐짝처럼 실려 출근을 합니다. 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도 도로에는 언제나 쏟아져 나온 차로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모처럼 주말이라 집밖으로 나들이를 가면 공원이나, 쇼핑몰이나 어디든, 도대체 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기라고 한건지 어디나,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줄, 줄, 줄... 이렇게 여전히 사람이 차고 넘치는데 인구절벽이라니...

인구가 줄고, 국가 성장도 줄고

지금 우리가 직면한 소위 ‘인구절벽’의 문제는 2006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데이빗 콜먼이 이미 한국을 ‘지구상의 최우선 소멸국가 1호’로 꼽을 때부터 예견된 일입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출생률의 저하로 영유아와 관련된 산업부터 붕괴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미 전국의 소아과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의료 수가의 문제이지만 또한 영유아 출생률의 저하도 큰 영향입니다. 산부인과에서 ‘산과’ 파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지방으로 가면 산부인과가 없는 군단위도 급격히 늘어 한국내에서 원정출산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폐업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학교의 휴폐교가 진행중입니다. 이미 지방권역에서는 영유아 뿐 아니라 전체 인구의 감소로 산업의 구조와 성장도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우리나라 장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KDI의 정규철 선임연구원은 2050년 0% 성장율을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생산연령인구가 2019냔 정점을 찍고 2020년 이후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205년이 되면 51.1%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에서 나온 주장이지요. 해외에서도 유사한 진단이 나오고 있는데, 무디스가 2023 한국 신용등급 평가보고서에 한국의 인구 축소를 경제성장의 장기 리스크로 꼽았습니다.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죠?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인구의 변화가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데?" 또는 "인구가 줄어도 여전히 나는 지금 이 일을 빼앗기지 않을까? 대체되지 않을가?" 이런 고민을 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 사이에 경쟁에 치어 있는데." 혹은 "나는 자녀가 없거나 이미 다 커서 학령인구 축소나, 소아과 문제와 상관없어." 또는 "지방이 아니라 서울에 사니까 여전히 내 이웃은 사람들로 심지어 층간소음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가 안정적이고 조금은 더 풍요로운 노후를 기대해서가 아닐까요? "지금은 조금 힘들지만 곧 좋은 날이 올꺼야. 연금도 붓고 있고, 대출도 갚고 나면 그래도 조금 여유있겠지." 그러나 이런 나의 계획의 가장 무서운 변수가 인구입니다. 통계청 데이터는 2070년 앞으로 약 50년 후 중위연령이 60세가 넘은 대한민국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출처 : 통계청)

상단의 데이터에서 보듯이 노령화지수는 620을 넘어 고령 부양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입니다. 경제인구인 생산연령인구 역시 지금보다 후퇴한 46.1%인데 문제는 총 인구 조차 3765만으로 줄었습니다. 

모든 정부의 정책이 바뀔것이고 이러한 연구는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신체제, 신질서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고령화에 대한 복지를 충당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세수 확대를 진행할 것이고, 사회보험료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겠죠. 이에 대비 고갈에 대한 염려가 나오고 있는 국민연금 수령액도 낮아질 것입니다. 줄어든 인구와 늘어난 노년이 값입니다. 연금수령의 나이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그리고 자금 확보를 위해 정년연장과 연금의 축소는 자명한 일입니다. 현재 산업 흐름에 맞추어 더 오래 일한다는 것은 그냥 지금 하던 일을 계속 오래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변하는 노동환경에 따라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또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완전히 다른 미래

그렇다면, 지금 이 뉴스레터를 읽는 여러분을 포함한 우리에게는 안락한 은퇴와 화려한 노후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년 연장이 현실이 되겠죠. 아직은 청년과 장년과의 갈등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정년 연장이 결국은 갈 수 밖에 없는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변화도 준비해야합니다.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자의 유입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자 정책일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경제적인 수요만을 위한 이민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양산할 것입니다. 다양성에 대한 고려와 화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어떠신가요? 나의 직업이 10년 갈 것인지, 저는 그것이 AI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늘 그렇듯 문제는 역시 다시 인간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이번엔 너무 부족해진 인간의 문제네요.

  

앞으로 몇 년이 진짜 중요합니다. 골든 타임이죠. 인구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여러분의 10년후 뭘 먹고, 뭘 입고, 어디에서 살지를 진짜 결정해줄 것입니다. 같이, 인구 공부 하실까요?

📣⚠️ 행사소식을 전합니다 ⚠️📣
서울신문은 오는 6월 14일, 15일 양일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인구, 대한민국의 미래다"를 주제로 2023 저출산고령사회 인구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과 관련해 저출산, 지방 소멸, 경제인구 확충, 고령화 등을 점검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핵심과제 지시와 열띤 토론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