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추석에 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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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인간 강혁진은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에 배송됩니다. 일요일 저녁 8시는 한 주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직장인에게 일요일 저녁 8시는 조금 우울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의 마음으로 내일부터 시작될 한 주를 준비할 마음을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은 여느 때와 달리 조금은 편안한 마음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틀만 출근하면 긴 명절 휴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번 주는 월요일을 시작하는 모두의 마음이 조금은 가볍고 들뜰 것 같습니다.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모여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는 시간입니다. 굳이 명절을 3일이 넘는 연휴로 지정한 것도 멀리 사는 친척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겠죠. 사랑하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야말로 행복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연휴에는 가족을 만나지 않기로 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가족을 볼 수 없다니.. 영화에나 나오는 일 같지만,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마땅히 외출할 곳도 변변치 않은 시기에 긴 연휴를 어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가장의 모습도 그려집니다.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일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외로운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님은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생각이신가요? 
아무도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명절. 조금은 외로워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계획이 있으신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책과 함께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몇 해 전, 명절을 홀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명절 연휴에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책을 만났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 처음으로 명절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긴 연휴를 휴가 대신 즐기고 싶었습니다  마침 그 해에는 5박 6일이라는 긴 연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처음으로 명절에 집에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설 연휴가 시작된 첫날, 제주로 내려갔습니다. 인기 있는 게스트하우스 중의 한 곳을 골랐습니다. 아침밥을 잘 주기로 소문난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게스트하우스에는 꽤 많은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먹고 저녁에는 술도 한잔하며 시답잖은 이야기들을 꽤 많이 나눴습니다. 그러나 명절 당일이 되자, 게스트하우스에는 주인과 스탭 그리고 저만 남겨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연휴를 이용해 제주를 내려왔지만, 당일에는 모두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간 거죠. 

저에게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한 겨울의 제주, 그것도 제주의 바닷가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세찬 바람이 불어 잠깐이라도 바닷가에 서 있다가는 머리 스타일은 엉망이 되고 콧물이 주르륵 흐르게 됩니다. 딱히 할 것이 없습니다. 

그제서야 챙겨갔던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제주에 내려가며 딱 한 권의 책을 챙겨갔습니다. 왜 그 책을 서울에서부터 챙겨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마 누군가 추천해준 까닭에 들고 갔던 것 같습니다. 책 읽는 것 말고 할 것이 따로 없었기에, 그 책 말고는 읽을만한 책이 숙소에 없었기에 서울에서부터 챙겨 간 가방 속 책을 꺼내 들고 숙소 밖으로 나섰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따뜻한 카페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인의 처세술이 담긴 자기계발서 ‘쿨하게 생존하라'(김호 지음)였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주옥같은 내용들을 읽기만 하자니 아까워 마음에 드는 내용은 챙겨간 노트에 필사해가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나온 여러가지 프레임워크(frame work)들을 실제로 저에게도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는 숙소에 돌아와 마루 한켠에 있던 공용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책에서 보았던 프레임워크들, 그러니까 ‘8개의 모자'라던가 ‘퓨처 메모리 북'이라던가 하는 것들에 제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책을 읽고 프레임워크를 채워나가다 보니 어느새 제주에서의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책,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그 후 몇 년 동안이나 제 인생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퇴사하고 저 만의 일을 하는 지금까지도 말이죠. 그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살지 않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책을 우연히 만난 경험은, 소개팅에서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짜릿한 일입니다. 하지만 책을 만나는 일은 소개팅을 하는 것처럼 시간이 들거나 돈이 들지도 않죠. 그러니 책을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님도 이번 연휴에는 좋은 책을 한 권 골라보시면 어떨까요? 어쩌면 님의 남은 인생에 잊지 못할 영향력을 줄 책을 만날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책과 함께이건 아니 건, 님의 명절 연휴가 즐겁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많이 먹고 적게 찌는 연휴 되시길!

다음주에 뵐게요.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 김호 대표님의 책 ‘쿨하게 생존하라’에 담긴 내용들은 최근에 대표님께서 새로 쓰신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라는 책에 업그레이드 되어 담기기도 했습니다. 궁금한 분들은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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