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님 aka 희미넴이 이유식에 왔다..! 뜨든

귀한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현 평론계의 아이돌이자 곧 이유식의 아이돌로 오르게 될 임희윤 기자님(aka 희미넴)! 한 달에 한 번은 희미넴이 풀어주는 재밌는 유니버설뮤직 관련 썰 및 소식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그러면 희미넴과 함께하는 일곱 번째 번 주 니버설뮤직 소함께 보실까요? 
오늘 이유식은 아래 순서로 작성하였어요.

  • 희미넴, 최근 코첼라 소식들을 보며 '찢은' 공연들을 떠올리다.
  • 바비큐집 뒤뜰에서 환상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레이디 가가(2014년 SXSW)
  • 서태지와 아이들? 아니, 아이스 큐브와 친구들(2016년 코첼라)
  • "록 윌 네버 다이..." 메탈 청년 희미넴을 울린 건즈 앤 로지스(2016년 코첼라)
😎희미넴, 최근 코첼라 소식들을 보며 '찢은' 공연들을 떠올리다.

 “No camera.” (보안 요원)

 “But I’m a press.” (희미넴)

 “No! No camera. That’s the rule.” (보안 요원)

 

 2014년 3월 13일 저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의 한 공연장 앞. 보안 요원과 저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어깨 위에 메고 있던 디지털 카메라가 문제였죠. 취재기자에게도 사진 촬영은 물론 사진기 소지조차 허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공연. 무엇이었을까요.

2014년 레이디 가가의 SXSW 특별 공연 때 희미넴이 휴대전화로 ‘불법촬영’해 신문에 실었던 사진. 가가가 바비큐 봉에 포박돼 거꾸로 매달려 등장하며 노래하고 있음. Ⓒheeminem  

 당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서 전격적으로 열린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였습니다. SXSW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3월 열리는 세계 최대의 대중음악 박람회. 레이디 가가 특별 콘서트는 페스티벌 참가자 중 사전응모를 거쳐 복권처럼 입장권이 당첨된 딱 1400명만 입장할 수 있는 그해의 슈퍼 이벤트였습니다. 취재진도 당첨이 돼야 취재를 할 수 있었죠. 저는 그해 운을 그때 다 썼습니다. 당첨. 공연장은 시내 바비큐집 뒤뜰 특설 무대였죠.

 

 최근 케이팝 가수들의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가 화제였습니다. 자연스레 내가 본 공연 중 이건 정말 무대를 ‘찢었다’ 하는 공연들이 주마등처럼 뇌를 스쳐가더군요. 그래서 기억의 편린 몇 개를 여기에 끄집어내 봅니다. 레이디 가가는 단연코 ‘대표작’입니다.  

사진 출처: NME  
Lady Gaga - Aura (Live at iTunes Festival 2013) 이 분위기에 SXSW에서는 세계관만 바비큐로 바꿨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비큐집 뒤뜰에서 환상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레이디 가가(2014년 SXSW)

 

 다음날 오스틴 시내 컨벤션 센터에서 SXSW 기조 연설자로 나선 가가는 전날 밤의 공연에 대해 “한때 나 역시 인디 아티스트였으므로 인디 아티스트를 대거 조명하는 SXSW에 헌정하는 마음으로 단 한 번뿐인 특별한 무대를 꾸미고 싶었다”고 부연했습니다.


 공연은 대성공. 그날 아침 미국 주요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죠. 특히 공연 중반 두 곡에 걸쳐 행해진 ‘구토 퍼포먼스’는 ‘생고기 드레스’ 논란 때 못잖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Swine’을 부를 때 행위 예술가를 무대 위로 불러올렸는데요. 그가 페트병에 담긴 정체불명의 녹색 액체를 연거푸 마시더니 흰 앞치마를 두른 채 건반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가가를 향해 계속해 구토를 했던 것입니다. ‘텍사스 바비큐 세계관’에 충실했던 다음 곡에서는 함께 로데오 기계에 올라탄 뒤 ‘구토 예술’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제가 이 공연을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구토 예술이나 바비큐 세계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웬만한 록스타를 능가하는 무대 위 카리스마와 활화산 같은 가창력을 바비큐집 뒤뜰 특설 무대, 불과 5m 거리에서 ‘직관’하며 내내 소름이 돋았던 기억 덕입니다.


 참, 다음날 점잖은 버전의 가가가 기조연설자로 나섰을 때는 단아한 흰 드레스 차림이었는데요. 쓰레기 봉투를 기워 만든 ‘쓰레기 드레스’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어쩐지 아버지의 물음이 귓전에 환청으로 들립니다. ‘가가, 가가가.’ 네, 아버지. 가가, 울랄라~  

사진 출처: Billboard  

🎤서태지와 아이들? 아니, 아이스 큐브와 친구들(2016년 코첼라)


 2016년 4월 23일 저녁이 떠오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그러니까 코첼라에 갔을 때 말입니다. 사막이라고 해서 잔뜩 긴장하고 갔는데, 상상하던 그런 모래사막은 아니었습니다. 정확히는 사막 기후의 평원, 광야였지요. 허허벌판 위로 대관람차를 비롯한 빌딩 크기의 설치 미술들과 6개의 초대형 무대가 위용을 자랑하던 첫 인상이 생생합니다.

 

 닥터 드레와 함께 했던 그룹 N.W.A. 출신의 아이스 큐브가 토요일 메인 스테이지 서브 헤드라이너였죠. 무대 바로 앞에 있었는데, 중년 관객들의 제창이 잊히지 않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X세대의 제창 정도 열기랄까요. 저는 한국 토박이로서 아이스 큐브를 마니아 장르의 레전드 정도로 인식했는데 현지 분위기는 그냥 대중 스타였습니다. 대부분의 관객이 추억에 만취한 흐뭇한 표정과 반갑다는 미소로 랩 소절 소절을 다 따라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매년 코첼라의 핵심 중 하나는 깜짝 게스트 대잔치입니다. 그해 코첼라 공연 중에선 힙합 듀오 ‘런 더 주얼스’의 무대가 특별히 기억납니다. 몇 곡에서는 트래비스 바커(블링크 182)가 뛰쳐나와 드럼을 치더니, 이어지는 킬러 마이크의 “오늘의 DJ를 소개할게. DJ 섀도(Shadow)~” 하는 외침, 그리고 마지막 곡 마지막 버스(verse)를 하기 위해 무대 뒤에서 튀어나온 잭 드 라 로차(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쉰)까지…. 굽이굽이 소름이 돋았지요.


 아이스 큐브도 ‘친구들’을 무대 위로 대거 소환했습니다. ‘Straight Outta Compton’과 ‘Fuck tha Police’에서 N.W.A.의 예전 동료 MC 렌과 DJ 옐러를 불러내더니 ‘Boyz-n-the-Hood’에서는 고(故) 이지 이의 아들인 릴 이지 이를, 그리고 ‘Still D.R.E.’에서 마침내 닥터 드레까지…. 랩을 구구절절 따라하던 관객의 눈가는 급기야 젖어 들기까지 했으며 공연 후반 켄드릭 라마가 무대로 튀어나왔을 때는 헤드라이너 공연을 능가하는 열기로 사막이 뜨끈하게 데워졌습니다.

N.W.A. - Straight Outta Compton (Official Music Video)
사진 출처: SPIN
🤘"록 윌 네버 다이..." 메탈 청년 희미넴을 울린 건즈 앤 로지스(2016년 코첼라)


 제가 혹시 방금 ‘헤드라이너 공연을 능가하는’이라고 썼나요? 죄송합니다. 정정하겠습니다. 잠시 후 아이스 큐브에 이어 무대에 오른 헤드라이너는, 건스 엔 로지스였습니다. 2009년 내한 때 보컬 액슬 로즈의 재앙적(제왕적 아님) 가창력을 ‘직관’하고 환멸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이 무대는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로서는 무려 23년 만에 전성기 라인업으로 돌아온 건스 엔 로지스였거든요. 액슬 로즈, 슬래시(기타), 더프 매케이건(베이스기타)을 한 프레임에 담는다는 것만으로 가치 있는 무대였지요.


 하지만 세 멤버의 ‘스리 샷’만으로는 2009년의 악몽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초반엔 말이죠. 첫 곡으로 ‘It’s So Easy’를 불렀는데, 로즈는 1절과 첫 후렴 모두 원곡에서 무려 한 옥타브를 낮춰서 웅얼거렸습니다. 불안했습니다. ‘노래가 안 되니 그냥 밥 딜런 스타일로 2시간 동안 읊조려 버리려나, 아으 다롱디리.’


 그러나, 생각해보면 ‘It’s So Easy’는 원래가 그런 곡이었습니다. 곡의 피날레에서야 고음이 터져나오는 광기의 세레나데. 그리고, 마치 활화산처럼 곡의 막바지에 부활한 불사조와 같은 액슬 로즈의 초고음이 터져 나올 때, 사막을 메운 수만 명의 환호는 화산처럼 봉곳하게 솟아올랐습니다.


 네 번째 곡 ‘Welcome to the Jungle’에서, 이 사내들은 사막을 그만 질펀한 정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You know where you are? You are in Coachella, Baby!” 로즈의 외침에 객석은 열기를 넘어 광기로 달아올랐지요. 2012년 코첼라에 등장한 저 홀로그램 투팍의 “What the f**k is up, Coachella?”는 직접 못 봤지만, 23년 만의 재결합 라인업에서 저 외침도 그 펀치감이 상당했습니다.


 ‘Estranged’ ‘Live and Let Die’ ‘You Could Be Mine’ ‘Sweet Child o’ Mine’ ‘Civil War’…. 그리고 ‘November Rain’과 ‘Knockin’ on Heaven’s Door’까지. ‘Use Your Illusion’ 앨범 시리즈를 LP 판 뒤집어가며 끝없이 듣던 어두운 학창 시절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적시던 그때, 옆에서 연방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며 사진을 찍던 제임스가 말했습니다.


 “넌 모를 거야. 내가 하와이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건스 엔 로지스가 내 영혼을 어떻게 구원해줬는지 말이야.”


 제임스의 두 눈에서는 사막을 흠뻑 적실 기세로 양 갈래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Guns N' Roses - November Rain

 여러분이 기억하는 최고의 무대는 언제, 어디인가요. 지금 눈을 감아보세요. 눈앞에 누가 떠오르나요. 다른 관객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당신의 심장은 어떻게 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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