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랜만이에요. :)

안녕하세요. 레터지기 수월입니다.😊
가을빛이 깊어진 10월 말에 다시 인사를 드려요. 잘 지내셨나요? 가끔 안부를 여쭙겠다고 하고선 그러지 못했네요…
소울띵을 발행하면서 자꾸 제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빠진 퍼즐이 뭔지 찾아보려고 했어요. 그럴 여유가 조금은 있겠지 했던 제 기대는 12월 초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신세계사 일력(제목은 <1 깨어남 365 현존 일력>입니다) 제작 덕분에 와장창 무너졌답니다. 😭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 기간 동안 회사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소울띵 잘 보고 있어요”라고 인사해주시고, 책 추천사를 부탁드렸던 분이 소울띵에서 발행한 글들이 너무 좋아서 구독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결국 하나였어요. “하던 대로, 꾸준히 하자.” 영적 가르침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열망, 그 가르침을 삶에서 실천하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장을 마련하는 것이 소울띵의 시작이었고, 사실 이게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소울띵에서 할 일은, 아기를 물어다주는 황새처럼 반짝이는 ‘생활밀착형 영성 이야기’를 부지런히 찾고 소개하는 일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하게 되었지만 다음 소울띵부터는 다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게요! 소울띵 피드백으로 “00 님의 마음공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라고 남겨주시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청탁해볼게요. 그렇게 소울띵에서 더욱 친밀하게 만날 수 있음 좋겠습니다. 😁
오늘 편지는 일력을 만들면서 만난 ‘무능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모두의 맘속에 ‘무능이’ 한 명씩은 살고 있잖아요? 자, 제 무능이가 지금부터 출동합니다!
‘그래도 사랑해’가 아니라 ‘그래서, 사랑해’

 
‘영성 이야기가 담긴 일력이 있으면 좋겠다.’
문득 떠오른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지 반년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지금은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재밌을 것 같아’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이 일에서 제 안의 무능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바라나시책골목’ 책방지기이신 혜진 님이 정신세계사에서 펴낸 책 중 78권을 보시면서 열두 달 내면 성장 키워드에 맞게 뽑아주신 문장들을 정리하고, 제주에서 본 그림에 반해 그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 작가분께 일력에 실을 그림을 청탁할 때까지는 정말 행복했고,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력 편집과 제작에 돌입한 순간부터 많은 것들이 삐걱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가장 패닉에 빠뜨렸던 일은 처음에 기획했던 카드형 제본 방식을 스프링 제본 방식으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였어요. 한 번 더 점검했어야 했는데 막연히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던 안일함에서 비롯된 일이었어요.

‘왜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았을까?’ ‘일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후회와 불안이 모래 폭풍처럼 몰려와 머릿속은 회오리가 치고 몸은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어요. 감정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계속 호흡하면서 해야 할 일을 하자. 이 마음 하나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해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하루에 하나씩 실수를 하는 거예요. 실수를 발견해서 바로잡으면 다음 날 다른 곳에서 실수가 생기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마다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어요. 성심껏 고른 글과 좋은 그림이 나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은 점점 몸집이 커져서 몇 날 며칠 제 어깨에 턱 팔을 걸치고 떠날 줄을 몰랐어요.

회사 동료들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그런 거예요. 괜찮아요”라고 얘기해주었지만 저는 도저히 이런 상황을 만든 저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다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은 느낌, 민폐만 끼치는 못 미더운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 처음 겪는 느낌 아니었어요. 정말 자주 느꼈지만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는 무능하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찾아왔던 느낌이었습니다. 이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며 사랑 가득한 엄마처럼 온전히 품어 안고 싶은데, 정말 안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제 안의 무능한 아이의 진심을 모르겠어서 답답했어요. ‘나한테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고 속으로 수없이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었어요.

몸과 마음이 다 타서 잿덩어리로 남아 손가락으로 툭 치면 후두둑 흩어질 것만 같은 기분으로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숨 님과 이 이슈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숨 님이 이런 얘길 했어요. “나도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요, 라고 계속 말해보세요. 그게 무능한 아이의 진심이잖아요.” … 정말 놀랐어요. 괴로운 까닭이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내고 싶지만 맘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업무차 이야기를 나누게 된 나라 단미 님도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사실 타인의 실망을 살까 봐 불안한 게 아니라 ‘실수하고 무능한 나는 수월이가 싫어해…’ 하는 나 자신에 대한 내면아이의 불안이니 꼭꼭 꽉 끌어안아 주세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그동안 얼마나 '무능한 나'를 미워하고 밀어냈는지가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머리로는 무능함과 유능함이 하나의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이 진실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문득, 잠자리에 누워 “무능하다고 속상해하는 수월아, 그래도 사랑해. 그래도 사랑해…” 계속 중얼거렸던 어떤 밤이 떠올랐어요. “그래도 사랑해”를 되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그래서 사랑해, 그래서 사랑해…”라고 말이 바뀌어서 나오는 거예요. 굉장히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거 정말 중요한 말이다’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 안의 조건 없는 사랑이 무능한 아이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던 것 같아요. “잘 해내고 싶었는데 실수를 많이 하는 무능한 아이야,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라고요.

그러니 그토록 밉기만 한 아이가 더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이 아이는 실수도 많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내는 힘을 지닌, 여리지만 강한 존재라는 것도 알았어요. 이 아이 덕분에 일력 제작 마무리를 앞두고 있고, 이런 글도 쓸 수 있으니까요. 더없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을 수도 없이 만나고, 또 헤매겠지만 결국 “그래서 나는 널 사랑해. 그 못난 모습 그대로 널 사랑해”라는 진정한 사랑의 말을 스스로에게 더 많이 들려줄 수 있는 앞으로의 나날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오늘도 자신의 무능이와 함께 살아가는 분들께 이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님은 자신의 무능한 내면아이와 친밀한가요?
그 아이에게 들려주는 님만의 사랑의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인가요?

치유 만트라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 있는 것이다

생각과 감정을 마주하기 전. 자주 떠올리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사랑하라."
《사랑 사용법》(맷 칸, 유영일 역, 정신세계사)에 나오는 말이에요. 오늘 소울띵을 준비하면서 이 책이 계속 떠올랐어요. 책에 실린 치유 만트라 중, 님과 이 만트라를 나누고 싶습니다. 마음속으로, 환경이 허락한다면 소리 내어 만트라를 되뇌어보시고, 그 느낌과 온전히 함께해보세요. 🙏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당신의 가장 높은 덕목을 불러내려면 자신의 성취의 근원, 그 자체가 되어야만 합니다. 당신이 아무리 끈질기게 에고의 자리에서 살고 있더라도 그런 순간들은 당신이 다음을 깨닫도록 일깨워줍니다. 이 진실을 완전히 새로운 존재방식으로 받아들여 체화하려면 다음의 치유 만트라를 반복해서 되뇌어보세요.


'나는 옳다'라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나는 희생자다'라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나는 권리가 있다'라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나는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비난의 손가락이 어디를 향하더라도,
심지어 나 자신을 향하더라도,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와 압박감, 기대, 역할에 대한 의무감,
가족을 위한 책임감, 아니면 직장이나 인간관계의 문제로
내가 아무리 시달리고 있어도,
그것을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더 갖고자 하는 요구와 덜 가진 두려움, 덜 받고 싶은 요구나
심지어 더 올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높고 명징한 지혜를 가릴 때도,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죄책감, 수치심, 절망, 위축감, 지루함, 무관심, 비난, 잔인함,
무감동, 불성실, 악의, 경솔함, 냉담, 비관, 수동적 공격성,
심지어 조소를 띨 때라도,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으므로.
 

Inner World 영상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 치도 님의 자기 사랑 이야기

오랜만에 소개하는 정신세계사 인터뷰 영상입니다. 🤗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바디 포지티브’를 전파하고 있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자 인플루언서 치도 님을 모셨어요. 바디 포지티브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드렸는데, 세상에 끌어당김의 법칙과 자기 수용을 삶에서 온전히 실천하고 있는 분이셨어요. 저희 출판사 애독자시기도 하고요. 😁 외모 강박으로 섭식장애를 겪다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 이야기, 바디 포지티브의 오해와 진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영상입니다. 완전 추천!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존재가 있어

양평에 있는 수종사에 갔다가 만난 동자승과 할아버지 돌탑이에요. 제 눈에는 돌탑이 등을 돌린 채 비질을 하고 있는 동자승 곁에서 묵묵히 동자승을 지켜주는 할아버지 부처님 같았어요. ‘이렇게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존재가 있다.’ 혼자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마다 이 사진을 꺼내보곤 합니다. ☺️
아, 그리고 수종사 정말 추천해요! 운길산 높은 곳에 있는 절인데 두물머리를 높은 곳에서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정말 멋진 공간이에요. (단, 걸어서 가기에는 많이 높으니 차를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명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기억하셨다가 꼭 가보세요!

<나의 소울 일지>는

님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가족, 친구, 연인, 일터에서 겪은 일 등 살아가면서 겪은 다양한 일을 통해 내면을 살피며 알게 된 크고 작은 깨달음 이야기,
마음공부를 하며 겪은 소소한 생활 속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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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울띵은 2023년 11월 9일 목요일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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