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삶이 재미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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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뭐 재미있는 거 없냐?’ 

회사를 다닐 때, 동료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요즘 시기에도 통용됩니다. 외출 자체를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외출하더라도 할 수 있는 옵션이 꽤 제한적입니다. 

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제가 재미있어하는 활동들, 그러니까 팟캐스트 제작이라던가 마케터 모임이라던가 여행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이야기했다가 ‘아니, 그런 거 말고' 라는 대답을 종종 들었습니다. 재미있는게 없냐고 묻기에 대답했을 뿐인데, 전혀 예상 못 한 퉁명스런 답변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내 대답이 상대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좀 궁금해졌습니다.
사람들이 자기가 재미있어 할 만한 일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간 사람들에게 이 질문에 대해 ‘많이 경험하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좋아했던, 관심 있는 것을 찾아보고 직접 경험해보는 것만이 ‘재미있는 것을 찾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전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소설가 김연수가 쓴 ‘소설가의 일'을 읽고 있습니다. 아 이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감명 깊게 책의 절반쯤을 읽고 덮어 둔 지 벌써 1주일이 넘었네요. 이 글을 마저 쓰고 책의 나머지 절반을 읽어야겠습니다. 아, 이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소설가의 일'에는 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작가의 자세, 소설을 쓸 때 필요한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절반 중에는 소설을 구성하는 이야기의 기본 틀에 관한 설명도 담겨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남았던 (수많은) 구절 중 하나를 아래에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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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리우드에서는 이런 이야기의 공식이 떠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캐릭터 + 욕망) / 방해물 = 이야기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는 저마다 각자의 욕망이 있고, 이 우주의 법칙에 따라 그 욕망은 갖은 방해물로 인해 쉽게 충족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절로 그들 모두에게는 하나의 이야기가 생긴다. 

김연수 <소설가의 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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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나타나고 그 방해물을 없애고 넘어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아니지만) 반지의 제왕에서는 절대 반지를 차지하고 뺏는 과정을 한 편당 3시간이나 되는 수 편의 영화로 만들어 냈습니다. (갑자기 생각나는 게 왜 이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테이큰 역시 주인공이 납치당한 딸을 찾아오거나 아내를 찾아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다양한 액션과 드라마가 영화에 담겨 있지만 결국 위에 소개한 이야기 공식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단순한 공식에 기반해 만든 영화에 사람들은 2~3시간을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합니다. 좋은 영화, 유명한 영화들 역시 이야기 공식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 시국엔 좀 어렵지만) 불러들이는 재미를 가진 헐리우드 영화의 이야기 구조가 이렇듯 단순합니다. 

이 공식을 삶에 대입해본다면 어떨까요? 

우리의 삶을 재미있게 만드는 2가지 방법이 생깁니다. 먼저, ‘캐릭터’와 캐릭터의 ‘욕망'을 정의 내려야 합니다. 즉, 님 스스로를 '캐릭터'라고 생각해본다면, 님이 가진 욕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두번째로 할 일은 ‘장애물'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욕망이 현실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충족되고 있다면 아무런 재미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걸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있다면? 그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오늘 저녁엔 꼭 치킨에 맥주를 먹고 싶은데 ‘다이어트’라는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니 내 삶이 지루하고 재미 없게 느껴진다면, 내 안의 욕망을 찾아봅시다. 그 욕망이라는 놈이 꼭 (절대반지처럼)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테이큰’의 주인공이 가진 욕망인 ‘사랑하는 가족'처럼 평범하고 소소한 것도 좋습니다. 

욕망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삶이 재미 없다면 너무나 쉽게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일겁니다. 그러니 장애물을 만들어 봅시다. 장애물을 만드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욕망을 새로운 방법으로 충족시켜 보는 겁니다. 그 동안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고 행복하게 지냈다면 이번 명절에는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겁니다.

삶이 늘 즐거울 수는 없을겁니다. 늘 즐거워야 하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스스로 지금보다 더 즐겁게 살길 원한다면, ‘욕망'과 ‘장애물' 이 두가지를 기억해보시면 어떨까요?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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