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y in Weekly 열 다섯번재 레터
Tony in Weekly W10
일단 한발 딛고 그담에 생각하세요

부제: 리더의 속도에 관하여

Scene 1

회사 전체적으로 실행 속도가 느려서 걱정이 큽니다. 고심 끝에 핵심 팀장들 모아 간단한 프로젝트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조직의 막혀 있는 부분, 둔화된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반창고처럼 빠른 조치(fix) 찾아보자는 취지입니다. 몇가지 가설을 갖고 컨설팅 방법론을 사용하되, 완전 축약버전으로 간결히 가자고했습니다.

 

"알겠죠? 그래서 2월까진 빠르게 방향을 찾고, 3월초엔 결론 내는걸로 하죠."

대충 이런 워딩으로 말했습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팀장들은 이렇게 알아들었습니다.

'2월까지 프로젝트를 어찌 진행할지 생각하고, 3월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Tony inside: 아니, 빨리 결론낸다고 수차례 이야기했잖아요. 계획을 한달 동안 세우겠어요. 3월초부터 조치들어가야지.)

 

Scene 2

'토니, 토니는 성격이 급하신가봐요. 항상 빨리 걷고, 답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고.. 계속 채근하고.. 힘들지 않으세요? 집에서도 그러면 아이들은 힘들어하지 않나요?'

글로 뉘앙스 전달이 어려운데, 돌려까기나 빈정대는게 아니고, 진짜로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이었습니다. 

(Tony inside: 몸은 힘들어도 이게 마음이 힘들어요. 그리고 집에서까지 그러겠어요. 일 하는 방식인거지.)

 

Scene 3

"A팀장님, 지난 주간 회의때 프로젝트 하기로 한거 어떻게 되었죠?"

"네 진행중입니다. 지난주에 관련된 인원들 인터뷰하려고 리스트 작성해 두었고, 질문지도 마련했습니다."

"...네?" 

(Tony inside: 한주가 지났으면, 최소 일정 잡힌 몇명 인터뷰는 마치고 회의 들어 왔어야지요. 이번주 와서야 약속 잡고 다음 주까지 인터뷰하면 진짜 프로젝트 기획은 언제 들어가고 또 언제부터 실행하죠? 인터뷰 완벽히 한다고 돈이 생기나요??)

의외로, 똑똑한 사람일지라도 실행의 속도가 느린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모범생일수록 느리기 쉽습니다. 잘하고 싶어서 그런건 알겠지만 그냥 느려요. 느리면, 아무리 잘해도 잘한게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눈엔, 거의 얼어붙은듯한 속도감입니다. 이맘때면 여기까진 가 있겠지 하는것보다 훨씬 뒤에 있습니다. 아니 사실 지난 헤어진 거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결코 놀았거나 태생이 게으른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특히 VUCA 상황에선 극도로 느려지는 경향이 있어요. VUCA volitile, uncertain, complex, ambiguous인데,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에요. 육군에서 능력있는 지휘관들이 막상 전쟁가면 성과가 떨어지는 조사하다가 나온 개념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우수한 성적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해도, 실전 가면 VUCA 놓이고, 꼼짝없이 얼어붙거나 무모하게 소대 전멸시키는 패착을 둡니다.

 

 

VUCA 자체에 대한 방법론은 포괄적인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만, 기업에서 당장 일하는 수준에서 느려지는걸 방지하는건, 의외로 해결책이 간단합니다. 

느림을 극복하기 위해서, 단지 빨리 움직이기보다는 착수를 빨리 하는 느낌 중요합니다.  평균속도는 나중 일이고, 시작의 타이밍을 단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해요.

 

'일단 임무가 생기면 바로 엉덩이를 떼세요. 그리고 한발 디뎌요. 그 자세로 생각을 해요.

순서 뒤집지 마요. 생각을 마치고 발을 디딛는거 아닙니다. 그럼 한 발도 못떼요.'

 

가만히 기다려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난이도가 저절로 낮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정말 혹가다 그런 일이 있는데, 그건 학습 상 재앙이에요. 기다림에 대한 잘못된 가변보상이니까요. 대개 시간이 지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모호해지면서, 점점 심리적 장애만 높아집니다.


문제나 임무는 바로 샅바 잡고 모래판으로 들어가는게 승리의 비결입니다. 명심하세요.

 

이글이 도움될 분에게 전달해주세요.

제가 '배워서 떄우는 스타트업 CFO'라는 강의를 1년에 한번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번 3월에 하는데, 시점상 페북에 먼저 공개를 했습니다. 원래는 뉴스레터 독자분에게 먼저 기회를 드리려는 취지였는데 말이죠. 아무튼 벌써 신청이 많아 자리가 몇개 안남았는데, 혹시 이 뉴스레터 보고 신청하시는 분은 꼭 설문에서 'Tony in Weekly 뉴스레터'보고 신청했다고 표기해주세요. 최대한 우선 배정해 드리고자 합니다. [강의 소개 및 신청링크]

질문 있으면 tony@sasook.net 또는 페북 페이지 해주세요. 메일 보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뉴스레터의 일방성이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네요.

Tony in Weekly   |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