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의 고민, 대학서열해소 연속 인터뷰” - 6화 반상진 편 (2020. 6. 29.)

반상진 "공유성장형 대학연합체제 구축해 입시 경쟁 완화와 대학 교육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무조건 입학 정원을 줄이려 할 게 아니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리고 대학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지방 국립대학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은 잘못된 낙인효과, 적은 예산으로 수도권 대학들에 뒤지지 않는 학문적 성과 내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맞는 GDP대비 고등교육비를 확보하면 10조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대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공유 성장하는 체제로 가야
-학생들을 성적이 아닌 잠재력을 기준으로 선발하고, 공동입학, 공동학위 제도를 도입하면서 대학의 자원을 공유한다면 입시 경쟁을 줄이면서도 대학 교육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어
■ 제6화 동영상 보기
 
- 1: 학령인구 감소사태, 투자를 해야죠! 

 
- 2: 공유성장형 대학연합체제

 
[1] 학령인구 감소사태, 투자를 해야죠!

△김태훈 : , 오늘 김씨의 고민, 대학서열해소 인터뷰. 오늘은 반상진 선생님을 이렇게 모셨는데요. 반상진 선생님은 사실 2000년대 초부터 줄기차게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서 말씀을 해오셨고, 우리나라의 대학체제나 대학정책, 또 대학재정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손꼽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1분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상진 :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이제 전공이 원래는 교육재정경제입니다. 교육재정경제를 하다 보니까 돈의 흐름이 결국은 정책과 연결되기 때문에 교육정책을 들여다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정책이란 부분을 또 연구하게 됐고요, 이 정책을 연구하다 보니까 어떻게 정책이 설계되고 집행 되는지 보니까 또 거기 교육정치라는 부분이 보여요. 이 정책의 어떤 정치적 속성, 그래서 제 전공은 교육재정경제, 교육경제, 교육정치, 이 세 가지로 외연이 확대되는 그런 상황을 제 스스로 한 40년 동안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은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으로 직무하고 있습니다.
 
△김태훈 : 지금 대학 문제 얘기를 할 게 정말 많은데요, 일단 먼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정원 문제, 이게 또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또 닥친 문제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거든요. 대학 입학 정원 조정, 이게 어느 정부의 대책이 맞는 거고, 혹은 뭐가 문제였던 건가, 또 어떻게 되는 게 맞는 건가, 그게 종잡을 수가 없거든요.
이번에 정부의 발표에서 지방대학하고 지자체하고 협력하게 만드는 사업 같은 것들을 신설하겠다, 이런 얘기도 했었는데요. 일각에서는 그런 것이 필요한 정책이긴 하지만 그거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방대학을 전격적으로 좀 육성할 수 있는 뭔가 좀 더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얘기들도 있거든요. 지방대학에 대해서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반상진 : 대학 정원에 대해서 국가가 통제 하는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 혹시 살펴보신 적이 있는지, 어떤 나라도 개별 대학이 갖고 있는 정원 정책을 국가가 딱 딱 정해주는 나라가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서류에 없습니다. 그게 다 자유를 주고 있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수도권 중심의 몰입 현상이 너무나 강한 나라기 때문에, 우리는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조치다 그렇게 봅니다.
지금 수도권에서는 학령인구가 감소된다고 해서 입학 정원 줄어드는 걸 전혀 염려하지 않지 않습니까? 지방이 이제 지방소재 대학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역발상을 한다면 지금 교육 여건이라고 해서 대학 교수 1인당 학생 수라든지 뭐 이런 부분들이 OECD에서 최하위예요. 그럼 역발상을 해보면, 학생 수가 감소된다면 지금의 현재 상황의 교수를 유지하더라도 오히려 여건이 좋아지는 게 아니냐, 이 생각을 해 보는 거거든요.
오히려 이걸 어떤 형태로 투자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거지, 또 비리 대학을 어떻게 우리가 시장에서 제거시키느냐가 더 문제지 인위적으로 축소된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학이 축소된 부분의 여건 개선이 되는데 부족한 재원을 정부가 지원해준다면 지역 소재 대학들은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고 그걸 운영할 수 있는 묘책이 있을 거라고 저는 보는 거거든요. 거기는 지역 여건 때문에 지금 힘든 상황인데 국가가 투자만 해준다면 지방대에 대한 고민은 뭐 지잡대 표현들 하시는데, 그거는 사회에서 낙인효과지 지방은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반상진 : 이번에 지방대학 혁신방안 발표가 났죠. 그 방안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대학가도 대부분 동의를 하시는 거 같아요. 문제는 이제 전략에 대한 문제인데요, 지방과 산업체를 연계시켜서 육성하겠다는 게 참여정부 때 나왔던 RIS 패턴입니다. 그러니까 리저널 이노베이션 시스템(Regional Innovation System)’이라고 해서 산업체와 대학하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어떤 체제를 만들자고 했던 맥락인데, 그 방향은 저도 동의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가 문제에요. 근데 저는 대학과 산업체와의 연계만 갖고는 좀 부족하다, 언론에서도 나오지만 대학에 그만큼 투자를 해야 된다는 기본전제가 지금 빠져 있다, 라는 거지 않습니까? 저도 그 부분은 동의를 하거든요. 재정 투자가 담보 되지 않은 산업체와의 연대는 참여정부 때도 그렇게 효과가 없었듯이 요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그 부분을 염려하고 저 또한 정부한테 그 부분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반상진 : 저는 지방대라는 표현을 안 썼으면 좋겠어요. 그 용어가 고유명사가 돼 버렸거든요, 마치 스카이 해가지고 고유명사가 되듯이. 그냥 지방 소재 대학 정도로... 그게 카이스트라든지 포항공대가 지방에 있는데 지방대라고 얘기하지 않지 않습니까? 지방 소재 대학이라고 해서 우리가 용어를 좀 바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지방의 국립대학이 과거에 연고대 수준이었다는 얘기를 많이 하죠, 실제로 그랬었는데, 지금 계속 양극화가 벌어지지 않습니까? 저는 예산구조하고 그냥 직결된다고 봅니다. 웬만한 뭐 전북대부터 전남대, 경북대 예산이 한 3,000억에서 3,500억 정도 되요. 고려대나 연대가 8천억, 9천억 정도 됩니다. 그러면서 싸우라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니까 3천억 규모 갖고 8천억, 9천억과 싸우라고 얘기해요. 근데 제가 데이터 분석해보면 결국은 대학이 좋다 나쁘다는 교수의 질인데, 교수님들이 쓴 논문의 질을 보면 이런 말씀 드리기 좀 죄송하지만 국립대, 지방대 웬만한 거점 사립대학하고 수도권 대학하고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좋아요.
저는 국립대학 보고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얘기합니다. 외람된 말씀일 수 있지만, 이제 스카이 교수님들이 문제 제기하실 수 있겠지만 그냥 팩트에 의해서 본다면 교수의 연구역량은 거의 지금 평준화되어 있다, 그런데 투입 비용에 대비해서 왜 지방이 자꾸만 떨어진다고 얘기하느냐, 그건 사회적 낙인효과지 실제로 데이터는 아니다 그렇게 보고 있는 거죠.
우리가 좋은 학교 그러면 고등학교도 자사고 문제가 나오지만, 좋은 학교는 좋은 학생이 몰리는 걸로 생각하잖아요? 그 선발 효과 갖고 우리는 얘기합니다. 그러나 정말 좋은 학교라고 한다면 우리가 아카데믹하게 학문적으로 얘기하지만 굿(good) 스쿨이나 엑설런트(excellent) 스쿨은 그냥 일반 학생들이 와서 우수하게 나가는 학교예요. 그렇다면 거기에 중요한 게 우수한 선생님하고 우수한 교수가 있어야 되거든요. 근데 그 얘기는 안 하고 여기에 수능 몇 점짜리 들어왔어, 이거 갖고 우리는 우수하다 우수하지 않다, 라고 하고 있거든요. 그니까 대학입시가 선발 기재로 그냥 서열화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유도하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저는 굉장히 뭔가 바뀌어야 된다, 그런 말씀을 계속적으로 드린 거예요. 그게 이제 얘기하면 대학연합체제가 제가 갖고 있는 하나의 해법이 아닐까 라고 하는 오래전부터의 생각이었습니다.
 
[2] 공유성장형 대학연합체제

△김태훈 : 선생님께서도 공유성장형 대학연합체제얘기를 하셨고, 일찍부터 나왔던 국립대통합네트워크와 일맥상통한 부분이 많은 이야기란 생각이 드는데요. 선생님께서 얘기하시는 그 대학연합체제에 대해서 알기 쉽게 좀 설명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상진 : 기본적으로는 그 생각하게 된 게 우리가 너무 서열화 된 부분을 어떻게 혁파할 것이냐... 지방에 있는 대학을 육성하는 거 그것도 필수적인 조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그러니까 아까 카이스트라든지 포항공대 그런 수준까지 이제 웬만한 대학들을 지원을 해준다면, 국립대학연합을 먼저 하고요, 그 이후에 이제 사립대학을 또 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세계 12위권의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인데, 지금의 규모에서 경제규모에 맞게끔 지원을 해주면 저는 일단은 최소한의 비용은 확보된다고 보는 겁니다. 지금 단적인 예로 10조원이거든요, 올해 고등교육예산이, 정부에서 주는 게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가에서 430개 대학에 지원하는 게 10조원입니다. 근데 하버드 대학은 1년에 75천 억 원 이잖아요. 그니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일단 규모의 경제가 안 되니까, 그럼 이거라도 좀 파이를 올리자, 세계 12위권의 경제 규모의 그 정도 수준으로 울린다면 20조원은 확보되거든요.
세계적인 대학을 만든다? 일단 체급이 안 되지 않습니까? 제가 웃자는 얘기지만 씨름 선수 강호동 선수와 제가 씨름하는 거와도 똑같은 겁니다. 체급이 안 되는데... 그렇다면 체급이 안 되면 어떻게 하면 그런 중량감 있는 대학을 이길 수 있겠느냐? 우리는 서로 연합하고 협력하면서 자원을 공유하지 않으면 그 나라의 대학 규모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두 세 개 대학이 합치면 그럼 한 2조 원 이상 될 거 아니에요? 그럼 그거 가지고 이제 서로 쉐어링하면서 프로그램도 만들고 학생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 고민하고 이런 식으로 공유의 성장체제로 가야된다고 말씀드립니다.
 
△김태훈 : 교수님께서 벌써 오래전부터 고등교육교부금법말씀을 하셨는데, 사실은 일반 사람들한테 저항감이나 거부감도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대학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을 국가가 줘야 돼? 그니까 초중고에는 지원하는 거에 대해서 심리적 저항이 크지 않은 거 같은데, 대학에는 왜 이렇게 대학에 그렇게 거대한 돈을 해 줘야 돼? 이런 어떤 그 거부감 이런 것들이 있는 거 같거든요. 그런 저항감 같은 것들은 왜 생기는 걸까요?
 
▲반상진: 그거는 기본적으로 교육에 대한 국가관 때문에 그렇습니다. 국가마다 교육을 보는 관점이 공공재로 보느냐 사적 재화로 보느냐 하는 건데요, 제가 미국, 일본 사례를 드는 게요, 그 나라들이 결국은 교육을 사적 재화로 보는 대표적인 나라들입니다. 우리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사용자 중심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네가 교육을 받았으니까 돈을 내, 이런 방식이거든요. 그게 바로 미국, 일본, 교육을 사적 재화로 보는 국가의 철학이 우리에게 그냥 흡수된 결과입니다. 그건 논쟁이라기보다는 철학의 문제고, 그거는 정말 대한민국의 그 사적 재화로 보는 철학에서 나온 논거고 미국, 일본과 같은 그런 몇 개 나라의 교육관에 근거한 사고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김태훈 :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학연합체제 안의 학교들은 공동입학, 공동학위를 전제로 하는 건가요?
 
▲반상진 : . 제가 2010년도에 한국형 대학연합체제를 얘기했고, 그 전에도 이제 경상대의 정진상 교수님도 국립대통합네트워크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런 취지에 저도 공감하면서 좀 더 발전시킨 시각이 없잖아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제 네트워킹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한국형이라고 할 때 학력, 학벌이라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저는 공동 입학 공동 졸업이라고 하는 그 나라가 쓰지 않는 그 제도를 우리가 도입하자는 겁니다.
 
△김태훈 : 그럼 공동입학을 한다고 했을 때는 입시제도 운영을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될 거라고 보시는지요?
 
▲반상진 : 이 때 쓰는 게 1지망 2지망입니다. 1지망은 이 대학의 무슨 과, 2지망은 무슨 대학에 무슨 과, 이런 식으로 이제 1지망, 2지망, 3지망 해 가지고 그 시스템만 만들어 주면 되거든요. 입학자원에 대해서 공동 입학시스템만 만들어 주면 수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쉬워요.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우리가 받아서 국공립만이 갖고 있는 입학기준, 우리는 학력이 아니라, 정말 잠재력만 본다, 라고 하는 그런 철학 갖고 합의가 된다면 학생들을 뽑아서 국공립대학이 열심히 애들을 키우면 되는 거거든요. 그 체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태훈 : 저희 이번 행사의 제목인 대학서열해소 불가능한 꿈인가, 이 고민에 대한 일분 정도의 짧은 선생님의 대답을 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상진 : 세상 변화는 이제 젊은 세대입니다. 그들의 얘기를 진짜 들으면서 정책 설계하는 그런 지혜가 우리 어른들한테 필요한 거지, 어른들이 갖고 있는 지혜는 하나의 참고자료로 이제 좀 놓자, 워낙 급변하는 세상이기 때문에요. 그 지혜를 젊은 사람들한테 넘기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는 진짜 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미래의 주인이기 때문에요. 정책도 저는 그렇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대학 서열 문제는 사실은 정책이라기보다는 문화와 연동되기 때문에, 또 시스템적으로 노동시장이 갖고 있는 학벌 구조의 어떤 고질적인 문제기 때문에, 대학 서열 혁파에 대한 원인이 노동시장에 있음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대학서열을 어떻게 혁파할 것인지에 대한 핵심은 결국은 저는 쉐어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그런 문제의식과 공감대가 확산된다면 또 젊은 층들이 이해해 준다면, 시민단체들이 동력이 돼서 의사결정 하는 사람들에게 큰 목소리로 전달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믿기 때문에, 우리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같이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0. 6. 29.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정책위원회부위원장 김태훈(02-797-4044/내선번호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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