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 막걸리를 맨 처음 들었을 때는 잘못 들은 줄 알고 '알밤 막걸리?' 했었는데요. 군밤으로 만든, 군밤 향이 나는 군밤 막걸리가 정말 있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맛있어요. 알밤 막걸리보다, 알밤주보다 제 입맛에는 훨씬요. 알밤 막걸리는 갓 깐 알밤의 달달한 맛이 강하다고 한다면, 군밤 막걸리는 아주 은은하고도 고소한 단맛이 오래도록 입에 머무는 술이거든요.
종종 어떤 술들은 캐릭터가 확실한 친구들이 있어요. 맛이 강하든지 향이 강하든지, 라벨이 인상적이든지 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군밤 막걸리는 그런 종류의 술은 확실히 아니예요. 맛과 향에서 강렬한 어떤 게 있지도 않고, 홍보를 많이 하지도, 유통망이 넓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알음알음 좋아하는 사람들을 늘려가는 그런 술이요.
적당한 탄산감과 고소한 끝맛, 은은하게 퍼지는 군밤 냄새는 모두 적당합니다. 안주 없이 마시기에도 좋고, 어떤 안주와 함께 먹어도 조화롭게 어우러져요. 가장 좋은 건 계속 먹어도 맛이 질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렇게 매력있는 군밤 막걸리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구독자 뱅이에게도 강추합니다!
하나의 문제는 군밤 막걸리가 온도에 굉장히 예민하다는 점인데요, 상온에 많이 노출되면 고유의 맛이 금방 없어져 버리곤 합니다. 원래의 맛은 고소하고 은은한데, 노출이 되면 될수록 신맛과 탄산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저번에 군밤 막걸리를 공수해 올 때도 밖에서 싸돌아다니느라 맛이 변해버렸는데요, 이번에도 집에 와서 마셔보니 맛이 변했더라고요😂 나중에는 아이스박스를 싸가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군밤 막걸리는 공주 특산물 판매장에서 구매하실 수 있고, 인터넷 택배 주문도 가능합니다. 다만 20병 단위가 최소라 맘 맞는 파티원을 구해야 한다는 점만 참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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