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슈룹⟫이 성소수자 가족 구성원 이슈를 한 회차 전체에 걸쳐 다루었다는 점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과거 대중매체가 전시해왔던 방식과는 분명 차이가 있죠. 부모가 성소수자인 자녀와 절연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 어머니가 자녀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입니다. 화령의 모성애는 빛나는 장면이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기에 “다 보이며 살 수 없"다는 화령의 대사가 짐짓 이해할 법 싶으면서 한 회차 마무리는 결국 아직 바뀌지 않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대중매체는 트랜스젠더, 여장남자를 어떻게 소비했을까요? 지금의 ⟪슈룹⟫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죠. ⟪내 것이 더 좋아⟫(1979, 이형표)는 1960년대 유행했던 남장여자 코미디 장르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여자가 더 좋아⟫(1965, 심우섭)에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역할의 배우 서영춘의 이 작품으로 코미디 스타가 되기까지 합니다. 이 성공으로 배우 서영춘은 ⟪내 것이 더 좋아⟫를 찍게 됩니다. ⟪내 것이 더 좋아⟫는 서울로 상경한 청년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한 가정의 아내 역할을 비밀리에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듯 1960년대 대중매체에서는 트랜스젠더, 남장여자를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하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