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만큼 유명한 'A24' 이야기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구운김 입니다.


주말 사이 접한 안타까운 소식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어났으면 안 될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을 추모하며, 희생자 가족, 지인분들께도 깊은 위로와 애도를 전합니다. 다친 분들도 빠르게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달,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초청작과 상영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며 KTX를 탔는데요.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야외극장에서 상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오픈 시네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상영에서는 지난 5년간의 오픈 시네마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이 영화 때문에 부산으로 향하는 길이 더욱 설렜고요.

출처: Unsplash 

오늘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 영화의 제작/배급사 'A24가 남기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오늘의 에디터 : 구운김
슬픔과 염려, 죄책감을 갖고 애도하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1. 힙한 배급사, A24
2. 유잼 힐링이 필요한 당신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3. 다크모드로 보는 오디오북의 선물, ⟪컴온 컴온⟫

😎 힙한 배급사, A24

A24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 배급/제작사입니다. 보통의 관객들에게 배급사를 각인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배급사의 존재는 영화 전 잠깐 재생되는 로고 인트로에서 등장하지만, 영화 관람에 필수적인 요소도 아니고 ‘도입부 건너뛰기’가 생겨난 뒤로는 쉽게 지나치게 되거든요. 하지만 A24 영화를 관람하는 경험은 화면에 ‘A24’ 글자가 적힌 뒤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대감부터 시작됩니다.

출처: A24

A24는 보석 같은 신진 감독을 발굴하기로 유명합니다. 필모그래피에 아직 몇 줄 없는 젊은 감독의 장편영화를 지원하기도, 개성 넘치는 작품세계를 가진 감독과 연이어 협업하기도 합니다. 박스오피스 흥행에 성공한 그레타 거윅의 감독 데뷔작 레이디 버드 와 심리를 섬뜩하게 압박하는 감독 아리 애스터의 유전, 그 뒤를 이은 미드소마가 대표적이죠. 윤여정 배우가 출연한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라라랜드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문라이트까지, 장르적 스펙트럼도 다양해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관객들은 왜 A24의 영화를 기대할까요? A24의 영화에는 ‘감독의 목소리가 영화 전면에 드러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독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자전적인 이야기도 많고, 감독의 개성이 드러난 전작의 매력이 후속 작품에서는 더욱 강렬해집니다. A24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영화 문라이트의 감독 배리 젠킨스는 “사람들이 ‘A24 영화가 어떤 느낌인지 알지만, 서로 비슷한 A24 영화는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A24가 창작물을 제작하고 다루는) 방식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A24의 영화가 색다른 기대감을 주는 것은 대규모 할리우드 스튜디오 영화와 마케팅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독립영화에 주력하는 제작/배급사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만큼의 매체비를 부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환경을 중심으로 작품 하나하나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 영화 본편 영상은 무료 공개하지 않고 다양한 버전의 예고편을 제작해서 매체에 노출하는 대규모의 스튜디오와 다르게, A24는 영화와 관련된 영상을 색다른 방식으로 편집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리 애스터의 유전 예고편처럼 약간의 어그로를 더해 극 전반부에 사라지는 인물을 전면 배치함으로써 관객의 기대를 뒤집기도 하고, VOD 공개 시점에 맞춰 영화 초반 몇 분을 아예 공개해버리거나 밈이 될만하거나 충격을 줄 만한 장면을 클립으로 편집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부터 VOD가 서비스되기 시작한 슬래셔 호러 ⟪펄은 주인공 소녀의 광기가 드러나는 초반 6분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후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악어 먹이로 주기 위해 물가로 향하는 클립, 허수아비와 춤추는 클립까지 공개되었는데… 역시 예고편은 영화의 분위기와 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더라고요.
  • 영화 굿즈나 각본집은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발매됩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A24는 일부 영화의 감독이나 배우가 기획한 특별한 팬 잡지를 꾸준히 발간합니다. 예를 들어, 이민 1세대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스티븐 연 배우는 각자의 ‘가족 사업’을 주제로 작은 팬 잡지를 만들었더라고요. 점차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족 사업 이야기를 통해 ⟪미나리라는 작품세계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한 번 더 연결하게 되죠.
    (팬 잡지를 A24 영화를 만든 사람만 기획하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이제 막 영화계에서 조명을 받기 시작하는 창작자에게 이러한 기회는 자기 작품과 작품세계에 일종의 브랜드를 불어넣는 전략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A24
  • A24 브랜드 홍보 자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후드, 소품 등 ‘A24’를 드러내는 머천다이즈를 발매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구독 상품 ‘A24 All Access(AAA24)’를 출시했어요. 한 달에 5달러를 내면, 스튜디오에서 발매하는 팬 잡지, A24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친한 친구 추가, 한정판 굿즈 구매 우선권 등을 제공합니다. 5달러에 저런 구성이면… 팬들의 니즈를 간파한 것 같네요.
출처: A24

마치 정해진 전략이 있는 양 A24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은 A24의 영화 라인업에서 원칙보다는 자유로움을 느낄 것 같습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꺼낸 이야기와 상상력이 고유한 표현방식으로 눈앞에 펼쳐지면, 그 영화를 보는 2시간 남짓의 시간은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영화 속 세계에서 오롯이 시간을 보내며 짙은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묘한 쾌감과 해방감을 준다고나 할까요? 이런 자유로움이 제가 최근 들어 생각하게 된 A24 영화의 즐거움입니다.

 

부산 밤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보고 돌아온 뒤로는 괜히 따뜻한 영화에 이끌렸습니다. 영화의 공기가 피부로 느껴지고, 온기가 스미듯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들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레터의 나머지 부분은 제가 최근 본 A24 작품 중 무척 아끼게 된 따뜻한 영화 2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컴온 컴온⟫을 소개할게요. 

참, 그리고 두 영화 소개 모두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유잼 힐링이 필요한 당신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다정함을 영화 ⟪존 윅⟫처럼 스릴 넘치게 만들 수 있을까?”


물음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의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범상치 않은 질문을 던진 ⟪에에올⟫의 감독 다니엘스(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는 2016년 한 남자가 요상한 능력을 가진 시체와 친구가 되어 무인도를 탈출하는 영화 ⟪스위스 아미 맨⟫ 이후 A24와의 두 번째 프로젝트로 ⟪에에올⟫을 제작했는데요. 전작의 줄거리가 말해주는 다니엘스만의 병맛 B급 매력은 그대로, 인생 영화라는 관객들의 찬사와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에올⟫은 미국 이민 1세대 아시아인 여성 ‘에블린’이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히어로가 되는 SF 어드벤처 영화입니다. 여러 갈등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에블린의 삶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운영 중인 빨래방은 국세청(IRS)으로부터 압류될 위기에 놓여 세무 조사를 받는 중이고, 남편 ‘웨이먼드’에게 이혼 서류를 건네받을 만큼 부부 사이는 삐걱댄 지 오래, 하나뿐인 딸 ‘조이’와도 사사건건 부딪힙니다.


그러던 에블린은 인생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멀티버스 속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멀티버스에 수많은 에블린이 존재하니, 다른 세계에 사는 에블린의 능력을 끌어와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죠.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여러 세계의 능력을 끌어오며 에블린은 빌런 ‘조부 투파키’가 되어버린 조이에게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출처: A24

(여기에서부터 돌이킬 수 없는 스포가 있습니다.)


자존심 강한 두 최강자의 대결은 조부 투파키가 자기가 가진 절망감을 에블린과 공유하면서 잠시 일단락됩니다. 모든 가능성과 세계를 경험한 조부 투파키는 객관적 진리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상실한 채 목적도 욕망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모든 장소에서 살 수 있는 존재에게, 삶은 기대되는 것 하나 없이 공허하게 흘러가는 시간일 뿐입니다. 에블린도 비슷하게 삶의 부질없음을 느끼며, 남편과의 이혼, 국세청 세무조사 같은 현 세계의 삶을 뒤흔들 만한 일들을 눈앞에서 흘려보내려 합니다. 대화로 해결하자는 웨이먼드의 말은 무시한 채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해버리고, IRS가 들이닥친 빨래방을 스스로 부수는 파괴적인 방법으로요.


하지만 에블린은 남편 웨이먼드가 다정함으로 삶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시 먹습니다. 그의 다정함이 수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일지라도, 그 시간은 그저 한 줌이 아니라 에블린을 향한 웨이먼드의 배려, 상대의 슬픈 상황을 헤아려주는 IRS 직원의 공감 같은 보이지 않는 다정함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에블린은 다정함이 삶을 구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그녀는 멀티버스에서 벌어지는 조부 투바키 부하와의 싸움을 폭력을 통한 제압이 아니라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열어 기쁨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세상엔 파괴가 아니라 다정함이 필요하니까요. 멀티버스를 구한 히어로가 아닌 그냥 조이 엄마로서는 “모든 세계를 제쳐 두고 이곳에 있는 건 너와 함께 있기 위함이며, 아무것도 부질없다면 우린 하고 싶은 대로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모녀의 해묵은 오해와 갈등도 다정함으로 녹아내리죠.

출처: A24

이 영화엔 정말 없는 것이 없습니다. 감독조차 “모든 감정,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영화”라고 할 만큼, 가족과의 갈등과 화해, 멀티버스, 무협 액션, B급 코미디와 패러디까지 다양한 요소를 최대치로 담고 있거든요. 하지만 혼돈의 멀티버스 속에서 들리는 감독의 목소리는 또렷하며, 영화의 균형을 단단히 잡아 줍니다.


⟪에에올⟫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인생의 거의 모든 갈림길에서 실패에 가까운 선택을 했던 에블린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삶이 가진 가능성을 과연 선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보았을 때에는 인형 눈알을 붙인 돌멩이가 절벽 끄트머리로 움직이는 장면과 핫도그 손을 흔들며 춤을 추는 에블린만 머릿속에 다시 넣고 나온 것 같아요. 무엇을 느끼고 가져가든 관객의 삶엔 다정함 게이지가 조금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물론, A24답게 공식 굿즈로 발매한 핫도그 손 장갑까지 함께 한다면 가장 ⟪에에올⟫스러운 경험일 테고요.

출처: A24

다정함으로 세상을 구한 에블린의 이야기는 글로벌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하며, A24 스튜디오에서 역대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스 감독들은 이 작품을 계기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5년간의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하네요.

🎞️ 다크모드로 보는 오디오북의 선물, ⟪컴온 컴온⟫

줄거리 요약이 쉽지 않은 영화들이 간혹 있습니다. 저에겐 ‘로드 무비’가 가장 어려운 편입니다. 로드 무비에서 주인공은 도망이나 추적, 때론 여행을 위해 길을 떠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때론 만나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변화는 로드 무비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과정은 말 그대로 과정이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무엇을 향한 여정, ‘추격 로드 액션’, ‘뜻밖의 동행’ 같은 말로 치환하는 게 아쉬운 영화들이 나타나곤 하더라고요.

(여기에서부터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스포와 감상이 있습니다.)


⟪컴온 컴온⟫은 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가 9살짜리 조카 ‘제시’와 뜻하지 않은 여정을 떠나게 되는 로드 무비입니다. 조니는 여동생 ‘비브’로부터 남편의 양극성 장애가 재발하여 주말 동안만 아이를 돌봐 달라는 전화를 받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동생과 교류가 끊겼지만, 조카인 제시와 주말을 보내기 위해 LA로 향하는 조니. 하지만 비브의 남편 ‘폴’의 병세가 생각보다 심각해지면서, 조니는 자신이 맡고 있는 어린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위해 뉴욕,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여정에서도 제시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미국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들을 인터뷰하는 게 이 여정의 목적이지만, 조니와 제시의 동행은 어긋났던 가족을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인터뷰를 위해 준비해둔 질문을 자신에게 묻는 삼촌에게, 오히려 제시는 그동안 묻고 싶었던 질문을 던집니다. ‘왜 엄마랑 삼촌은 남매처럼 지내지 않는지’, ‘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지’, ‘아빠가 처음 아팠을 때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말했는지’까지, 조니는 묵혀둔 과거를 떠올립니다. 물론 조니는 아련한 추억뿐 아니라 9살짜리 조카를 키우는 육아의 매운맛도 경험합니다. 제시와의 시간은 조니로 하여금 비브와 지난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도록, 지금 비브가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도록 만들게 되죠.

출처: A24

⟪컴온 컴온⟫은 대단한 사건 없이도 조니와 제시의 여정을 따라가게 만드는 특별한 로드 무비입니다. 감독 마이크 밀스는 “아빠가 되어 아이를 돌보고 부모로 사는 삶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뒤바꿨으며, 이게 영화의 시작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순간이 달라졌기 때문일까요? 주인공 조니도 ‘평범한 걸 영원하게 만들 수 있어서 녹음이 근사하고 재밌다’고 말하고 잘 듣기 위해 노력합니다. 애어른과 철부지 미운 9살을 오가는 제시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미래와 세상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도 경청합니다.


인터뷰 사이사이 읽거나 떠오른 글의 인용구를 통해 영화 바깥 타인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입니다. 예를 들어, 아픈 남편과 제시 사이 고군분투하는 비브를 생각하며 “인간이 일생에서 겪는 가장 힘겨운 면들과 반드시 관계하게 되는 어머니들에게, 왜 세상을 밝고 투명하고 안전하게 칠할 책임이 왜 지워진 것인지” 묻는 에세이를 생각합니다. 여정 곳곳에 녹아 있는 ‘인터뷰와 에세이’는 조니가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흑백 영화’라는 특징 또한 둘의 여정과 변화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흑과 백, 명과 암만 있는 세상에서 빛은 더 밝고 그림자는 더 짙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들리는 말소리와 소음에도 집중하게 되죠. LA의 해변에서도, 저 멀리 뉴욕 시내 빌딩이 보이는 브루클린 길거리에서도, 영화의 중심은 조니와 제시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감정, 조금씩 달라지는 소음, 그리고 인터뷰 질문에 힘주어 답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입니다.

출처: A24

영화 속 조니는 묻고, 답하고, 생각하면서, 단절되었던 여동생, 조카와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외면하고 살았던 것들도 떠올립니다. 당연하지만, 길 위에서의 여정이 원대한 목표나 삶의 지침을 마련해 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 일어날 미래가 행복과 슬픔, 공허함을 주었던 순간들을 잊게 만들지 않도록, 세상과 나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조니와 같은 침대에서 자던 날, 제시는 조니에게 ‘삼촌은 나랑 보낸 시간을 기억할 것인지’ 묻습니다. 조니는 대답합니다. “난 기억할 거야. 네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가 잊어버리면 내가 전부 다 떠올리게 해줄게”라고요.


앞으로 조니가 제시에게 할 질문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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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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