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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공현의 투덜리즘 - 무엇을 하는지보다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

정확히 언제였는지 누구의 말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저에게 딱 기억에 남아 있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살면서, 활동하면서 보니까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더라. 단적으로 말해서 삼성전자 들어가서는 거기서 노조 만들다가 탄압당하고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대학을 간다, 어디에 취직을 한다 그런 걸로 너무 뭐라고 하지 말자. 어디에서 무얼 하든 더 잘 살도록 곁에서 잡아 주는 사이로 남는 게 중요한 것 같아.” - 아마도 같이 활동하던 이들의 대학 진학 등을 두고서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주제로 한창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 활동을 해 온 활동가가 한 이야기였지요.

인권활동가들은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민하지만 동시에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도 고민합니다. 소소하게는 노동 탄압 또는 생태계 파괴 등으로 불매 운동 대상이 되는 기업의 상품을 살 것인지부터, 크게는 대학에 갈 것인가,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인가, 누구와 어떤 가족이 되어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까지 모두 고민과 선택의 주제입니다. 인권운동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사회와, 세상과, 정치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올바른 삶, 좋은 삶의 기준을 생각하고 토론하고 평가하는 일이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걸 생각하며 사는 건 너무 답답하고 피곤하지 않냐고요? 인권운동이란 게 개인의 자유를 옥죄는 건 아니냐고요? 저는 그건 다분히 오해라고 답변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활동가 개개인의 생활에 대해 ‘이래야만 하고 저래선 안 되고’ 하는 데 집착하는 것은 별로 ‘운동적’이지가 않습니다. 사회운동은 사회를 바꾸려는 조직적 실천이고, 개인의 생활에서의 실천도 그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실 크게 중요치도 않은 수단이지요. 조직적인 정치여야만 하는 운동을 개인적인 도덕 문제로 바꿔치기해 버려선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인권운동은 당신을 인권적이고 착한 사람으로 만들고 인증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운동을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 논하는 것은, 이 세상은 이렇게 구조적으로 차별적이고 불의한데, 그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일지 고민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요컨대 활동가들은 자신의 삶도 운동적인 평가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답과 오답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답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는 운동의 가치관과 목적의식을 내면화한 활동가에겐 자연스러운 노력일 테지요.

또 한 가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운동에 필요한 각종 역량을 갖추고 365일 휴식이 필요없는 만능의 활동가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지요. 삶의 방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향과 적성 문제이든, 환경의 문제이든, 꿈의 문제이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깊이 있는 공부 및 연구를 갈구할 수도 있고, 대학을 가야만 얻을 수 있는 직업을 꿈꿀 수도 있지요. 그런 이유로 대학을 가는 게 자신의 행복에 필수적이라면 어쩔 수 없죠. 제가 갱생불가의 오타쿠라서 성차별적인 일본 소년만화를 낄낄대며 보는 것을 그만둘 수 없는 것도 그런 류의 문제 아닐까요?

다만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뻔뻔해져선 안 될 일입니다. 가령 제가 자기합리화를 위해서 제가 보는 만화가 성차별적 요소가 없다고 강변하거나 개인의 취향일 뿐이니 비판하지 말라고 회피해서는 안 되겠죠. 대학에 가더라도 그로 인해 얻게 될 기득권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지며, 학력·학벌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라는 말에도 이런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돌아보니 제 생각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이 말이 잘못 쓰일 위험성도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무슨 선택을 했든, 어떤 일을 하든 마음속으로는 인권운동/진보의 뜻을 품고 있으면 된다’라는 식으로 쓰일 위험성입니다. 노동법을 무시하는 자본가나 입시비리를 저지르는 상류층이 되어서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낸단 이유만으로 ‘나는 사회주의자, 좌파’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여럿 봐서 더 그런 걱정이 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사람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에 따라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도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지기에, 자기 자신이 설 자리를 결정하는 것 자체도 평가받아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무엇을 하며’ 사는지는 넓은 의미에서 ‘어떻게’ 사는지의 일부이니까 말이죠. 인권운동이 개인의 도덕적 삶을 위한 게 아니란 말이든,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든 사후 정당화나 변명이 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 '공현의 투덜리즘'은 예전에 공현이 함께 만들었던 〈오답 승리의 희망〉의 간판 코너명이었는데요. 오승희를 기리는 마음으로 제목을 지었습니다. 
🔸 사진 설명 : 대학입시거부설명회

[초대합니다!]

2023 제1회 청소년인권포럼 : 오래된 운동, 새로운 언어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에서 제1회 청소년인권포럼을 개최합니다!

청소년인권의 생각과 말을 더 풍부하게, 더 깊게. 청소년인권 관련 활동가들과 연구자들, 시민들이 모여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쟁점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일시 :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장소 :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대강당 (서울 마포구 환일길 13)
🔸참가비 : 10,000원 (청소년 면제)
🔸입금 계좌 : 우리은행1005-802-084005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문의 : hwalgy@hanmail.net

[초대합니다!]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00양, 00군이 아닌 한 명의 시민으로! 우리는 평등한 보도와 취재를 요구한다!

세계인권선언 75주년,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 

지음은 2020년부터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2022년에는 캠페인을 하며 발표한 글들, 활동가들의 칼럼,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은 소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올해는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그 결과를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아 발표합니다.


🔸 일시 : 2023년 12월 9일(토) 오후 1시  

🔸 장소 : 서울 종각역 보신각  

🔸 주최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 [글지음] 지음 활동가들이 쓴 청소년인권에 관한 글 🙌 
[글지음] 2023.11.03.학부모신문 382호 교복을 입은 학생 네 명이 "학생의 사생활과 물건은 더 하찮은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학부모신문]

학생의 사생활과 물건은 더 하찮은가


올해 교육부가 밀어붙인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서 문구상으로 가장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꼽으라면 나는 제12조 제9항의 소지품 검사·압수 조항을 지목하겠다. 학교장과 교원은다음과 같은 경우에 ‘물품을 학생으로부터 분리하여 보관할 수 있다.’ 수업중 휴대전화나 부적합한 물건을 주의를 주어도 사용했을 때, 학생 및 교직원의 안전과 건강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물품, 법령에 따라 학생에게 판매될 수 없는 물품, 그 밖에 학칙으로 금지한 물품. 교사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물건과 ‘그 밖에 학칙으로’ 규정한 물건 등 매우 포괄적인 이유로 물품을 빼앗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사생활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규가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학생인권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중략) 우리 헌법에는 사생활의 자유가 명시돼 있고, 수색·압수는 정당하고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 영장이나 그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서 하게 돼 있다. 학생들만 더 포괄적인 사유로, 자의적 판단에 의해, 절차도 없이 자기 물건을 뒤져지고 압수당한다면, 그건 학생의 인권은 더 하찮고 침해당해도 되는 것이라고 가벼이 여기기 때문일 뿐이다.

✊ 지음에서 함께 발표한 입장들 🙌
우리는 전 세계 곳곳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 중단과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 종식을 위해 투쟁하는 목소리와 함께하고자 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땅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그것의 가장 절박한 실천은 즉각적인 휴전과 학살 중단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존엄과 정의와 평화를 위한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에 함께할 것이다. 평화를 열망하는 세계 민중의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이 휴전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절박한 마음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에서 의결된 노조법 2조·3조 개정안은 헌법과 국제기준의 최소기준을 담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경제 혼란 등 거짓선동을 하며 행정부가 경총 등 재벌 대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시민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안을 막아 온 것은 입법권을 무력화하는 행정부의 남용이다. 그런 남용 속에서 짓밟히고 있는 노동자 권리를 위한 노조법 2조·3조 개정은 더욱 필요하다.
활동후기 

〈1980-1990년대 고등학생운동의 의미와 현재〉토론회에 다녀왔어요!


11월 11일, 동녘 출판사의 후원으로 고등학생운동 활동가들과 청소년운동 활동가들이 만나는 〈1980-1990년대 고등학생운동의 의미와 현재〉 토론회에 지음의 활동가인 공현과 빈둥이 참여했습니다.

토론회는 고등학생운동과 청소년운동이 자주 만날 수 있는 날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고등학생운동 활동가들이 집필하는 책이 발간되고 고등학생운동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억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거꾸로 가는 아동인권, 아동인권의 현안과 쟁점 토론회에 참여했어요.

2023년 11월 21일 국회에서는 <거꾸로 가는 아동인권, 아동인권의 현안과 쟁점>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3세션 구성 중 학교와 아동인권을 주제로 한 세션의 토론자로 지음의 상임활동가인 은선이 참여했습니다. 토론 과정에서는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삶을 변화시켜 온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야기하고, 학생 인권의 격차를 좁히고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학칙 개정을 이루어내는 등 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학생인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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