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에디터 레터✉️🩵

안녕하세요 다이버🌊🩵! 에디터 호돌이 🐯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그간 다들 무탈히 잘 지내셨나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추위와 폭설이 물러가고, 어느덧 날씨가 봄의 문턱에 다가섰어요. 조금 있으면 벚꽃🌸과 라일락🪻이 만개해 축제를 벌이겠죠?

누구나 봄을 반기겠지만, 유독 봄을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요. 바로 ‘한파 취약계층’이에요. 한파 취약계층이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 있어요. 바로 ‘연탄’인데요. 
연탄은 산업화 시기에 서민의 따뜻한 겨울❄️을 책임졌던 대표적인 난방 연료였어요. 하지만 국민 삶이 윤택해지며 서서히 사용량이 줄더니 최근에는 설 땅을 잃었죠.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니…🤔하며 놀라실 수 있겠지만, 난방을 연탄에 의지하는 가구들은 여전히 존재해요.
이버🌊는 왜 아직도 연탄이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단비뉴스> 전설, 이지윤 기자가 취재한 연탄 기사 3부작 소개해 드려요.
기름 살 돈 없이 겨울 나는 사람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는 7만 4,167가구에요. 10년 전인 2014년에 비해 55.9% 감소했지만 연탄사용가구가 줄어드는 속도는 되레 느려지고📉 있어요. 심지어 일부 지역에선 연탄 사용 가구가 오히려 늘었는데📈 특히 충청북도에서 연탄 사용 가구가 가장 많이 증가했어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2~3년 간격으로 조사한 연탄 사용 가구 실태를 보면, 지난 10년간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최근 2년간 감소 추세가 둔화됐다. 그래픽 전설 기자

<단비뉴스>는 그 이유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고령 인구👤가 많고,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의 연탄 사용 가구를 취재했어요. 산지와 구릉지가 많아 도시가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수산면 주민들👪은 난방 수단으로 주로 기름보일러를 사용한답니다.

그런데 아직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도 있어요. 수산면에 사는 강순분(80) 할머니👵가 연탄보일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에요. 할머니의 한 달 소득💸은 53만 원인데, 기름보일러를 쓰면 한 달 난방비가 28만 원이나 돼요.
지난 1월 2일 아침 7시, 강순분(80) 씨가 연탄보일러의 연탄을 교체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20년 전 무릎 수술을 받아 무릎이 안 좋은 할머니에게 연탄보일러를 때려고 연탄을 바꾸는 일은 중노동😖이에요. 새 연탄 한 장의 무게가 3.6kg이고, 다 타버린 연탄도 1.6kg나 되는 사실, 다이버🌊는 알고 있었나요? 연탄은 낙상과 화상🥵의 위험까지 있지만 기름보일러는 비싸서 여전히 연탄을 사용하신다고 해요.
기름보일러로 바꿔도 추운🥶 이유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사는 이근자(81) 할머니는 40년 동안 연탄보일러를 쓰다가, 5년 전 기름보일러로 바꿨어요. 그 이유는 어깨💪 때문인데요, 할머니는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어깨가 안 좋아 연탄 한 장도 들지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게 기름보일러♨️였고요.
기름보일러로 할머니가 따뜻하게 겨울을 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해요🥲. 기름값 부담에 창문마다 비닐을 덧대고, 부엌 난방도 끄고, 오후는 경로당에서 보내지만, 난방 비용💸을 감당하긴 어려워요. 나라에서 주는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가 기름값과 각종 공과금을 낸 후에 수중에 남는 돈은 한 달 18만 원이라고 해요.
‘연탄 딜레마’ 주범☝️은 정부?
고농도 탄소를 배출💨하지만, 저소득층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연탄. 이 딜레마⚖️는 왜 생긴 걸까요?
정부가 매년 편성하는 석탄보조금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요. 정부가 석탄업자와 연탄공장에 지원금을 주고 연탄 최고 판매 가격을 동결🤑하면서, 연탄을 마치 저렴한 것처럼 만들어 소비를 유도했다는 거예요.
에너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제도도 문제🤦‍♀️예요. 연탄을 지원하는 '연탄쿠폰'의 혜택이 다른 지원 제도보다 더 크기 때문이에요.
취약계층🫶과 환경🌱,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대안🧐은 무엇일까요? 또, 수산면 어르신들은 언제쯤 걱정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까요?
🎙️ 대담한 단비
<단비다이브>가 연탄을 취재하러 엄동설한❄️에 수산면을 누빈🏃‍♂️ 전설 기자와 이지윤 기자를 인터뷰했어요! 취재 후일담🧐을 들어볼까요?

지난 3월 9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글감옥에서 전설(왼쪽) 기자와 이지윤 기자가 연탄 취재를 위한 필기로 가득한 칠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에디터 돌돌

Q. 어떤 계기💡로 연탄을 취재하게 됐나요?


🐶설 기자: 연탄이 겨울에 어울리는 기사 소재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그런데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제천시 수산면에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몸이 다하는 한까지는 연탄을 쓰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그 이유가 뭔지 더 깊이 취재🔎하고 싶었어요.


🌝지윤 기자: 저는 제천에서 나고 자랐고 <단비뉴스> 지역사회부 소속이에요. 그래서 지역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데 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취재하게 됐어요. 12월 초에 팀을 꾸렸고 방학인 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는데 새해랑 설날을 모두 취재하면서 보냈어요.

Q. 취재 중 고충🥲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었나요?


🌝지윤 기자: 제천의 한겨울 추위🥶가 견디기 힘들었어요. 사실 영하 15도였던 날에도 취재하러 갔거든요. 얼굴이 찢어질 듯한 강추위🧊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취재원👤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취재하러 가기 전에 지우개로 지워지는 신상 볼펜🖊️을 하나 장만했거든요. 수첩에 열심히 필기하고 나중에 펼쳐 보니 글씨가 없는 거예요. 핫팩의 열🔥 때문에 지워졌던 거였어요. 녹음을 해두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설 기자: 수산면으로 가는 길목이 꽤 험하고 꼬불꼬불🌀해요. 제가 초보운전🚗이라 힘들었는데 운전 중에 멧돼지🐖랑 고라니🦌를 마주친 적이 있어서 놀랐어요. 또 제가 강아지🐕를 정말 무서워해요. 그런데 수산면에는 방범용 개들,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이 많더라고요. 무서운 순간이 있을 때마다 ‘나는 안수찬이다’ 마인드컨트롤 하고 용기 있게 취재하고 다녔어요. (웃음)

지난 1월 9일 영하 15의 날씨에 취재를 다녀와 손이 빨개진 전설 기자가 글씨가 지워진 이지윤 기자의 취재 수첩을 들고 있다.

Q. 기사에서 다루지 못해 아쉬운🤔 내용들이 있다면요?


🐶설 기자: 정부의 에너지 취약계층 복지 사업에는 노인👴이 연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하는 구조가 있어요. 많은 전문가도 지적 했고요. 어느 정부 관계자에게 그 문제를 설명했더니 연탄을 사용하는 건 소비하는 사람의 선택이라고만 답해서 무책임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연탄 공장에 가서 노동자 🧑‍🤝‍🧑들을 만나 보고 싶었고 연탄재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취재해 보고 싶었어요.


🌝지윤 기자: 정부 관계자 발언💬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부분을 기사에 싣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사 앵글이 커지게 되고 정부 정책의 흐름을 설명✍️하는 내용도 많이 들어가야 했어요. 분량 문제로 아쉽게도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답니다.

Q. 연탄 기사는 두 분에게 어떤 의미🫶를 주나요?


🌝지윤 기자: 제가 쓴 ‘이장학교’ 기사나 ‘비행장’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전에는 행정📄적인 내용을 주로 취재했어요. 지역 문제를 다루면서도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이번에 지역민과 밀착하는 기사를 써서 조금은 후련했어요. 또 제가 취재한 내용에서 지역성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설 기자: 현장👣 취재의 소중함과 재미를 느꼈어요. 현장에 가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고 현장에서 새로운 앵글이 생기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사실 이전에는 기사 쓰는 게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취재하는 내내 ‘기사를 빨리 털고 싶다’는 생각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인터뷰가 충분히 된 상태인데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계속 구하고 다녔던 기억이 나요.

오늘 레터 어떻게 읽으셨나요?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짧은 한 마디도 큰 힘이 됩니다. 
  단비뉴스 홈페이지와 SNS에서 더 많은 뉴스를 볼 수 있어요  
함께 보면 더 좋은 뉴스🗞️

연탄은 폐에 나쁜 영향을 주고 탄소배출이 많은 연료인데요, ‘탈석탄’과 ‘빈곤층에 대한 배려’ 이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한 대책이 무엇일까요? 또 어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특히 연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을까요? 단비뉴스 환경부에서 제작한 소리뉴스로 빠르게 확인해 보세요.

새벽 출근 노동자를 위한 교통수단이 부족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새벽 출근 노동자를 위해 ‘A160’ 버스 시범 운행을 시작했어요. 새벽 버스 탑승객이 가장 많이 내리는 정류장은 어디일까요? 또 청소 노동자들이 일찍 집을 나서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뉴스레터를 만든 사람들
호돌🐯, 달곰🐻, 돌돌🐣
단비뉴스
danbi@danbinews.com
충청북도 제천시 세명로 65(신월동 579)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043)649-1557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