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맘을 줄 때면 반을 남기는 습관이 있어 다 줘버리면 떠날 것 같은 이상한 그 예감이 싫어
"하루가 떠나가는 시간,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는 시간. 오늘이 다시는 올 수 없단 사실은, 가끔씩 너무 슬프게 다가오지 않던가. 저녁하늘이라는 주제는 막 겪은 이별의 아픔보다는, 어렴풋이 남은 이별의 아픔에 비유하면 적절할 것 같았다.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때도 있지만, 문득 시리게 오는 기억과 비슷해보였다. 끊어졌다가, 새로 또 오는 인연과 닮아 있는 듯했다."
- 김이나의 작사법 中
가끔은 어떤 시기의 슬픈 기억이 떠올라 현실의 시간을 앗아가기도 해요. 그런 마음들은 도통 해소되지 않은 채 불쑥불쑥 나를 잊지 말라고 나타나거나 잘못된 습관으로 남아 마음을 계속 어지럽히곤 해요.
김이나 작사가님에게는 저녁 하늘이 그런 존재였다고 합니다. 가족과 이별 할 때마다 마주치는 저녁 하늘을 보며 느꼈던 슬픔에 대한 이야기. 이토록 사적인 감정을 담아냈는데도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는 그녀의 후일담을 들으며 생각해요. 우리의 기억도 어딘가에 끄적여두면 그리고 혹여라도 누군가의 공감을 받게 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해뒀어요. 자꾸만 기억나 괴롭게 하는 과거가 있다면. 그 시간으로 잠시만 돌아가 보세요. 그리고 아래에 첨부한 가사집에 적은 후 어딘가에 공유해 보세요. 나의 감정을 같은 모양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라도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이 아픔을 조금은 더 따스하게 끌어안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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