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조 로건...그들이 움직인 배경
2020년 5월 26일구독지난호웹에서 보기

안녕하세요! 매일경제 미라클랩
신현규 특파원입니다
움직이고 있어요. 지금이요. 혹시 잘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아무리 우리에게 '왠만하면 밖에 싸돌아 다니지 말어!' 라고 명령한다고 해도, 움직이고 있어요. 매주 5회 혁신의 현장에서 전해드리는 미라클레터. 단편적 뉴스가 아니라 그를 관통하는 맥락들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단편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 뒤에는 흥미로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려볼까 해요.  
🐌 오늘의 움직임 🐌
  1. 소프트뱅크에서 떠난 잭마
  2. 틱톡으로 간 디즈니의 유망주
  3. 스포티파이로 간 UFC 앵커
  4.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소프트뱅크에서 떠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지난 17일이었죠.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소프트뱅크 이사직을 물러난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마윈은 이미 지난해 알리바바 회장 직에서 물러날 때부터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상실해 가고 있는 인물이긴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마윈이 소프트뱅크에서 물러나는게 무슨 그런 큰 의미가 있는거야? 난 잘 모르겠어"

라고요. 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손정의와 마윈. 두 사람은 인터넷의 바람이 불던 2000년대 초반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서 만났다고 해요.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업한지 2년 되던 해였다고 하네요. 손정의는 마윈이 돈 이야기만 하지 않아서 좋아했다고 해요. 돈이 아니라 '비전'을 보여 줬고, 그래서 2000만 달러(약 246억원)를 투자했다고 하네요. 이후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의 알짜 투자회사가 되었고, 마윈은 2007년 소프트뱅크의 이사 자리도 갖게 됐죠.

손정의-마윈 두 사람이 투자 계약서에 서명할 당시의 모습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은 변했어요.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부터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는 마윈이 소프트뱅크 이사 자리를 떠난 것을 '한 챕터의 마무리'(End of a Chapter)로 받아들여요. 마윈이 소프트뱅크에서 나간 이유에 대해 최근 (줌으로 만난) 한 실리콘밸리 투자자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를 꼽았어요.

  1. 어색함 : 돈이 떨어진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주식을 14b$ 어치나 팔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에 앉아있는 것이 어색했을 것이다.
  2. 껄끄러움 : 중일 관계가 미중 관계만큼이나 힘들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잭마가 일본회사 소프트뱅크 이사로 앉아 있는 것도 껄끄러웠을 것이다.
  3. 부담감 : 미국이 중국에 기술이 이전되는 것을 막는 다양한 조치들을 취하는 상황에서 미국 소재 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잭마를 이사로 두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었을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할 때도 이런 문제를 겪었던 적이 있다고 해요)

결국 마윈의 이동에는 이런 의미가 숨겨져 있는거 같아요. 바로 전 세계가 미국-중국 등 두 개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기술세계(Tech Sphere)로 나눠지는 것을 상징하는 사건 (테크크런치 기) 이라는 거죠.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틱톡으로 간 디즈니의 유망주 

케빈메이어의 모습
손정의와 마윈이 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날(18일). 월트 디즈니에서 CEO로 유망했던 인물인 케빈 메이어 (디즈니 소비자부문 총괄책임자)가 틱톡의 CEO로 영입된 뉴스가 나왔어요. 미국이 화웨이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서 틱톡은 '제 2의 화웨이'로 꼽혀 왔어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중국 상하이에 기반하고 있는 회사이고, 개인정보 유출 검열 등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죠. 미국이 화웨이를 공격한 명분도 화웨이 장비를 이용한 5G 시스템은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바이트댄스 측은 자회사 틱톡의 경영을 '가장 미국냄새가 나는 미국인'에게 맡김으로써 중국 색깔을 지운 현지화 경영을 하겠다는 선언을 한 거 같아요. 시작은 중국에서 했지만 가장 미국적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인거죠. (그러지 않으면 미국에서 살아남기 힘드니까요) 케빈 메이어에 대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어차피 CEO 경쟁에서 밀렸던 상황에서 옳은 결정을 했다" "디즈니 입장에서 큰 손실이다" 등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네요.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스포티파이'라는 링으로 간 UFC 앵커 

UFC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는 그 이름 조 로건 (좌측)
마윈은 물러나고, 틱톡은 새로운 CEO를 얻었네요. 또 어떤 이동들이 있었을까요? 미국에서는 유명인들이 팟캐스트로 옮겨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조 로건이라는 미국 셀럽이 있어요. 코미디언이기도 하고, UFC 해설자이기도 하고,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도 갖고 있는 인물인데요. 이 양반이 '스포티파이' 라고 하는 음악 스트리밍 앱으로 완전 옮겨가서 새 둥지를 틀기로 했다고 지난 20일 발표했어요. 유튜브에 있던 컨텐츠들은 (730만명의 구독자가 있지만) 완전 삭제해 버린다고 해요. 730만 유튜브 구독자를 버리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요, 그 대가로 약 1억 달러 (1230억원)를 받는다고 하네요. '스포티파이'는 고객들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했고 그걸 조 로건이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은거죠.

Call Her Daddy 라는 팟캐스트 설정샷
뉴요커들의 데이트, 섹스, 문화 등에 대해 주로 다루는 팟캐스트 '아빠에게 전화해'(Call her daddy)라는게 있는데요. 소피아 프랭클린(27)과 알렉산드라 쿠퍼(26)라는 두 사람의 진행자들이 섹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매우 재미있는 팟캐스트에요. (저도 몇 개의 에피소드를 들었는데 매우 재미있더라고요) 2018년 시작하자마자 두달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팟캐스트를 인수한 회사(Barstool Sports)와 두 사람이 서서히 갈라서고 있다고 해요. 점차 팟캐스트가 인기를 얻자 두 사람이 더 큰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게 회사 측 주장이고, 자신들을 제대로 대우 안해준다는게 소피아와 알렉산드라 두 사람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기사)  

많은 서비스들이 팟캐스트에 유명인들을 끌어들이려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유는 아래 공식 하나로 압축될 수 있어요. 구독경제에서 유명하게 등장하는 공식인데요.

LTV = ARPU X Profit Margin / Churn Rate

  • LTV: Life Time Value of Customers (기업 입장에서 고객 1사람이 갖는 가치) 
  • ARPU : Average Revenue per User (고객이 1달 지출하는 평균 금액)
  • Profit Margin : 100원 팔면 얼마 남는지 비율
  • Churn Rate : 전체 구독자 중에서 해당 기간 동안 구독해지를 하는 사람들의 비율 (%)

구독경제를 만드는 회사들의 최고 목표는 LTV를 높이는거에요. 그러려면 방법은 3가지이죠. 

  1. ARPU를 높인다 
  2. Margin을 높인다 
  3. Churn을 줄인다 

유명인이 영입되면 LTV 향상에 큰 도움이 돼요. 일단 유명인이 팟캐스트로 계속 유입되면 구독해지 비율 (Churn Rate)이 줄어들어요.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추가되니까 고객 입장에서 그 서비스를 오래 두고 보려고 하는거죠. 넷플릭스의 사례가 대표적인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넷플릭스를 '하우스오브카드' 보려고 가입했는데, 그걸 다 보고 나니까 해지를 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해지하려고 하니 또 다른 오리지널 컨텐츠 '킹덤'이 넷플릭스에 뜨는 거에요. 그래서 계속 보다 보니 넷플릭스를 해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된거죠. 이처럼 스포티파이 같은 회사들도 앞으로 계속 조 로건 같은 인물들을 영입할 거에요. 하나로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고요, 한국에서도 같은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 회사들은 Churn Rate를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오리지널 컨텐츠들이 계속 필요하니까요.

게다가 유튜브 보다 팟캐스트는 영업이익률(Profit Margin)이 높아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고객들이 지불하는 ARPU는 비슷해요. 유튜브 프리미엄 내는 가격이 월 12달러이고요,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은 월 10달러 정도거든요. 비록 최근 코로나 판데믹 때문에 팟캐스트 시장이 위축되고 있긴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팟캐스트 시장은 매우 짭잘한 사업이 아닐 수 없어요. 그리고 팟캐스트 시장에 더 많은 유명인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더욱 짭짤한 사업거리가 아닐 수 없는거죠. 
MiraKleLab 30초 브리핑
🎿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아리조나로 이동?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원격근무라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 뉴스레터 참고) 그렇게 되면 이제 실리콘밸리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혁신가들도 많이 나올 것 같어. 그런 이동의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고. 크런치베이스라는 실리콘밸리 비상장회사들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해서 판매하는 회사는 미국의 텍사스 주와 애리조나 주를 주목하고 있다고 해.

😀 게임도 만드는 인공지능 : 팩맨 게임 알지?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에서 만든 인공지능이 팩맨 게임을 계속 지켜보더니, 자기가 그냥 뚝딱뚝딱 팩맨 게임을 만들어 버렸대. game-GAN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인공지능이 만든 게임은 원래 팩맨 게임과 약간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해. 궁금하면 24초 짜리 동영상을 한번 보시길. (링크)

🦘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은 호주 :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제일 빠른 곳이 어디일 것 같애? 한국 아니냐고? 정답은 의외로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 있는 섬나라 호주야. 호주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초당 44.2 테라비트를 전송받는데 성공했다고 해. (BBC뉴스 링크)

오늘은 사람들의 움직임 뒤에 있는 역학에 대해 말씀드려 보려고 노력했어요. 중요한 위치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은 엄청난 생각과 정보가 압축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마윈의 이동, 케빈 마이어의 이동, 조 로건의 이동 등은 모두 뒤에 엄청난 의미들이 숨겨져 있어요. 

하지만, '그 무엇도 직선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호주의 작가 앤드류 매튜스)라는 말도 있죠. 어떤 움직임도 모두 성공에 직선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그 움직임이 비록 곡선이라 하더라도 그 끝에는 성공이라는 꼭지점과 맞닿아 있다고 믿으시길 바래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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